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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도 한 생각 바꾸면 법당”
정찬주 장편 ‘금강산 붉은 승려’-7
〈금강산 붉은 승려7〉
서대문형무소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지 한 달 만이었다. 태허와 함께 붙들려온 지월(이순재)이 갑자기 “독립만세!” 하고 소리를 치자 간수들이 달려왔다. 정의감이 강한 지월은 봉선사가 소유하고 있는 산과 토지를 관리 감독하는 농감(農監)이었는데, 소작농들 편에서 일을 보아온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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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글, 사진 솜씨 부족하지만
뙤약볕 견딘 신심으로 감동 전할 것”
들어가는 글경상북도의 어느 암자에 갔을 때 일이다.
마침 그 암자는 불상을 새로 조성하는 중이었다. 어수선하고 정리가 덜된 법당에 들어서서 모시는 부처님에 대해 질문을 하자, 허름한 복장의 작업자는 잠시 일손을 놓고 친절히 설명을 해주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불상에 대해 안내하는 그는 뒷걸음으로 법당 한 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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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부족하니 법회 오지 마”
설법보다 간식걱정 더 큰 딱한 현실
중부전선의 한 포병부대에는 예전에 교회로 쓰던 30평 남짓한 건물을 개축하여 법당으로 꾸민 비룡호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포병대대 불자뿐만 아니라 인근의 보병연대 장병들도 함께 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전방 군법당의 수계법회를 도맡아 하시다시피 하시는 인근 사찰의 주지스님이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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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천주와 불성은 같은 뜻입니까”
정찬주 장편 ‘금강산 붉은 승려’-6
금강산 붉은 승려
사람이 하늘이다
봉선사에 처음 온 행자나 사미승들은 월초와 손병희를 구분하지 못했다. 얼굴이 서로 너무 닮았으므로 헷갈렸다. 사미승 태허도 처음에는 혼동했으나 곧 두 사람의 특징을 가려냈다. 콧수염을 단 얼굴이 비슷하긴 하지만 손병희와 월초가 다른 점은 있었다. 월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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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비로자나불의 온화한 미소
상흔 어린 땅에 피안을 일구고 있네”
철원의 도피안사를 찾아가는 길은 경원선 통근열차의 기착지인 동두천역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이제는 몇 구간에만 남아 지선에서 운행 중인 통근열차에 올라탄다. 달랑 객차 3량짜리 열차지만 기차를 타는 여행의 즐거움만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출발을 하고서도 열차는 내내 속도를 내는 법이 없다. 느리게, 느리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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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 없어 법회 못하는 軍법당 즐비
종단·군종교구·군승은 뭐하고 있나
경기도 덕양구의 국군 고양병원에는 군승은 없지만 자견사(自見寺)라는 참으로 잘 꾸민 법당이 있습니다. 올해부터 넷째 주 법회를 떠맡게 된 이곳에는 법당 설립 당시부터 20여 년이 넘게 입원환자와 병원근무 장병들이 참가하는 법회를 돌보시는 금강심 보살님이 계십니다.
그동안 이 분이 오시는 법회에는 경기도 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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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허라 부르겠다. 태허란 허공이다
너는 허공처럼 대장부로 살아야 한다”
금강산 붉은 승려
지피지기 (知彼知己)
동안거 해제를 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활엽수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움이 트는 오리나무에 푸른 기운이 돌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매화나무와 서로 다투며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는 벌써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청년 사미승은 생강나무 꽃향기를 맡으며 풍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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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의 빗자루는
마당만 쓸라고 있는 게 아니다”
금강산 붉은 승려
용문사 빗자루
1916년 11월 말.
금강산 유점사에서 온 19세의 청년은 땔나무를 하고 요사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는 일을 했다. 지난 봄날 승려가 되겠다고 용문사로 왔지만 한 해가 다 지나가는데도 주지스님은 여전히 잡일만 시켰다. 게다가 가을이 깊어지면서 북풍이 불기 시작하자 하나의 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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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교 지원 위한 위원회는커녕
종단이 허세나 부리고 있으니 한심"
작년 가을, 제5포병여단 비룡대대 법당을 지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수덕사의 여승’으로 잘 알려진 원로가수이자, 군과 재소자 포교를 열심히 하시는 백련장학회 송춘희 회장의 심부름으로 이 부대에 들렸지요. 그런데 대대장(이주복 중령)이 불자장병들과 함께 예전에 교회로 쓰던 건물을 법당으로 활용하겠다고 포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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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름없는 산자락에 묻히나
그를 귀하게 여길 때가 올 것이네
금강산 붉은 승려
화장하지 말라
신문과 방송이 운암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을 전하자, 독립운동가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여론이 일었다. 특히 D일보가 관심을 갖고 운암 사후 3번의 톱기사를 연속적으로 내보냈다. 그제야 정부 총무처에서 운암 장례식을 사회장(社會葬)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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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안거 경력만 따질 건가?
수행이력만큼 교화경력도 중요하다
지난해 연초에 수도권 직할사찰의 한 주지스님으로부터 한 달에 한번 군 법회를 하시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몇 차례 스님께 정기법회를 맡아 주시기를 청했지만 늘 거절하셨던 터라 참으로 반가웠지요. 그런데 나중에 안 얘기지만 조계종단의 직할사찰 주지 인사고과제도 시행에 따라 경력 쌓기가 필요하셨던 것을 알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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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대한민국 줄여 사명 ‘동국’으로
일제강점기의 아픔 간직한 일본식 절
군산 근대문화역사의 거리에는 요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찰이 하나 있다. 바로 동국사다. 군산 여행에서 필수 코스 중에 하나가 된 군산시 금광동의 동국사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의 일본식 사찰이다.
1913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승려 내전불관에 의해 ‘금강선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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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 김성숙 선생이 가셨다…
이름 글자 그대로 맑은 별 하나”
금강산 붉은 승려 비를 피하는 집왕십리 구익균 선생의 집 옆의 피우정 마당에는 조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노산이 피우정 마당으로 들어서자 서너 사람이 노산에게 다가와 인사했지만 한두 명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친일파를 감싼 이승만에 대한 분노를 노산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노산은 자신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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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름이 간다
나도 그 구름같이 간다”
는 승려출신으로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내며 조국해방을 위해 헌신했던 운암 김성숙 선생(태허스님)의 일생을 그린 정찬주 작가의 장편소설 를 3월부터 6월까지 매주 2회(화, 금요일) 연재합니다. 오직 조국해방을 위해 살았을 뿐,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았던, ‘민족의 거목’ 운암 김성숙 선생의 경이(驚異)로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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