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의 아름다운 풍광(風光) 보지 못할 땐 온갖 한이 남더니만…
廬山煙雨浙江潮(여산연우절강조)
未到千般恨不消(미도천반한불소)
到得還來無別事(도득환래무별사)
廬山煙雨浙江潮(여산연우절강조)
(蘇東坡 廬山煙雨)
여산의 안개비, 절강의 용출하는 조수(潮水)
천하의 절경을 보지 못할 땐 온갖 한이 남더니만
실제로 와서 보고 나니 별 것 아닐세 그려
여산의 안개비, 절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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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의 진면목을 바로 보지 못함은 내가 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네
橫看成嶺側成峰(횡간성령측성봉)
遠近高低各不同(원근고저각부동)
不識廬山眞面目(불식여산진면목)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당송시순 하, 권37 미산소식시 6, 제서림벽)
가로로 보면 첩첩이 산등성이고, 옆으로 보면 뾰쪽한 봉우리인데
멀거나 가깝게, 높거나 낮게 보아도 제각기 다른 모습이네.
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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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소리는 바로 부처님 설법이요 아름다운 산은 부처의 청정 법신일세
溪聲便是廣長舌(계시변시광장설)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他日如何擧示人(타일여하거사인)
(蘇詩補注 권23, 贈東林總長老)
시냇물소리는 부처의 설법이요
산의 아름다운 모습은 청정한 부처의 법신(法身)일세.
고요한 밤에 들려오는 팔만사천법문 게송
다음날 무슨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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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보살의 길은 인욕하는 삶과 곧은 마음이네
瞋是心中火(진시심중화)
能燒功德林(능소공덕림)
欲行菩薩道(욕행보살도)
忍辱誰直心(인욕수직심)
분노는 마음속의 불
공덕의 숲을 살라버린다네.
보살의 길을 가려고 하거든
인욕하는 생활과 곧은 마음을 지녀야 하네.
瞋(진): 성내다, 눈을 부릅뜨다, 분노. 嗔(진)과 같은 글자. 是(시):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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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 독사와 여섯 도둑이 내(부처) 보배구슬을 겁탈하는구나
可笑五陰窟(가소오음굴)
四蛇共同居(사사공동거)
黑暗無明燭(흑암무명촉)
三毒遞相驅(삼독체상구)
伴黨六箇賊(반당육개적)
劫掠法財珠(겁약법재주)
斬卻魔軍輩(참각마군배)
安泰湛如蘇(안태담여소)
우습구나, 오음의 동굴에서
네 마리 뱀과 함께 중생들이여.
캄캄한 방에 밝은 촛불 하나 없는데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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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수행자는 모래로 밥을 짓고 목이 말라서야 우물을 파기 시작하네
모래를 삶아 밥을 지으려 하고
목이 말라서야 우물을 파기 시작하네.
애써 벽돌을 갈아 본들
어찌 거울을 만들 수 있겠는가?
부처님 말씀에는 “원래 평등하여
모두 진여의 참 성품이 있다”고 하네.
다만 스스로 헤아려 생각하면 찾을 수 있는데
부질없이 밖으로 찾아 다툴 필요 없네.
蒸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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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보물을 캐내어 보니 값을 매길 수 없는 수정(水精)구슬이네
석일극빈고(昔日極貧苦)
야야수타보(夜夜數他寶)
금일심사량(今日審思量)
자가수영조(自家須營造)
굴득일보장(掘得一寶藏)
순시수정주(純是水精珠)
대유벽안호(大有碧眼胡)
밀의매장거(密擬買將去)
여즉보거언(余卽報渠言)
차주무가수(此珠無價數)
지난날 매우 어렵게 고생하며
밤마다 다른 사람의 보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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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먼지가 없으니 마음에 어찌 또 근심이 있으리오
今日巖前坐(금일암전좌) 오늘은 바위에 앉아
坐久煙雲收(좌구연운수) 오래도록 좌선하니 안개와 구름이 다 걷히네.
一道淸溪冷(일도청계냉) 한 줄기 깨끗하고 찬 시냇물
千尋碧嶂頭(천심벽장두) 천 길 푸른 산꼭대기에서 내리네.
白雲朝影靜(백운조영정) 아침에는 흰 구름 그림자 고요하고
明月夜光浮(명월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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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깨끗한 흰 돌과 같아서 누런 황금은 싫어한다네
寒山深(한산심)
稱我心(칭아심)
純白石(순백석)
勿黃金(물황금)
泉聲響(천성향)
撫伯琴(무백금)
有子期(유자기)
辨此音(변차음)
(한산시집)
한산은 깊어
내 마음이네.
내 마음은 순수한 흰 돌과 같아
누런 황금은 아니어라.
맑은 샘물소리가
백아(伯牙)의 거문고에 실리면
종자기(鍾子期)가 있어
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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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을 다 마친 사람은 한가로운 데 계수나무 꽃 떨어지고 밤은 고요하고
人閑桂花落(인한계화락)
夜靜春山空(야정춘산공)
月出驚山鳥(월출경산조)
時鳴春澗中(시명춘간중)
할 일을 다 마친 사람 한가로운 데, 계수나무 꽃 떨어지고
밤은 고요하고 봄 산은 텅 비었네.
밝은 달이 중천(中天)에 떠오르자 산새는 놀라서
봄 물가에서 우짖고 있네.
〈한자풀이〉
인(人): 사람, 3인칭을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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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은 끝내 다시 검게 변하기 어렵고 붉은 모래로는 황금을 만들 수가 없네
獨坐悲雙鬢(독좌비쌍빈)
空堂欲二更(공당욕이경)
雨中山果落(우중산과락)
燈下草蟲鳴(등하초충명)
白髮終難變(백발종난변)
黃金不可成(황금불가성)
欲知除老病(욕지제로병)
惟有學無生(유유학무생)
홀로 앉아 희끗희끗한 양 귀밑털을 슬퍼하노라니
텅 빈 마루에 어느덧 야밤 이경이 되어 오네.
산중엔 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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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산, 사람은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두런두런 소리만…
空山不見人(공산불견인)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復照靑苔上(부조청태상)
(전당시 1책 권126, 왕우승집)
텅 빈 산,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도란도란 사람소리
석양빛이 숲속 깊숙이 들어와
다시금 푸른 이끼 위에 비치네.
공산(空山)은 깨달음의 세계
푸른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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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사가 어디쯤인지 몰라 구름 속을 얼마나 헤맸던가
不知香積寺(부지향적사)
數里入雲峰(수리입운봉)
古木無人徑(고목무인경)
深化何處鍾(심화하처종)
泉聲咽危石(천성인위석)
日色冷靑松 (일색냉청송)
薄暮空潭曲(박모공담곡)
安禪制毒龍(안선제독룡)
(전당시 1책 권126)
향적사 어디쯤인지 몰라
얼마나 산등성이 지나 구름 속을 헤매였나.
고목만 즐비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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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안의 미소년이 순식간에 백발이 되었구나
宿昔朱顔成暮齒(숙석주안성모치)
須臾白髮變垂髫(수유백발변수초)
一生幾許傷心事(일생기허상심사)
不向空門何處銷(불향공문하처소)
(왕우승집전주, 전당시 1책 권128)
홍안의 미소년이 늙은이 되어
어릴 적 다박머리가 순식간에 백발이 되었구나.
일생 동안 가슴 아팠던 일 그 얼마였던가
부처님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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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밭에 법비가 내리니 바로 깨달음의 꽃이 피네
心地含情種(심지함정종)
法雨卽花生(법우즉화생)
自悟花情種(자오화정종)
菩提果自成(보리과자성)
(돈황본 육조법보단경, 혜능대사의 전법게)
마음의 땅(心地)이 유정(有情)과 불성의 씨앗을 머금으니
부처님의 가르침(法雨)을 만나 곧바로 깨달음의 꽃이 피네.
스스로 꽃과 유정(有情)과 종자의 관계를 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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