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 잔 하시게
2000년 봄이었습니다. 백양사 운문암에서 동안거 해제를 하고 미황사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자고 난 아침이었지요. 아랫마을 사는 노보살님이 밥을 해주러 올라와서는
“오메 시님 오셨소! 그나저나 스님 축하 하요.”
합니다.
“축하는 무슨 축하요?”
궁금해서 물으니 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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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행복에 취해 삽니다
늦봄이 절정입니다.
나는 봄을 좋아하는 터라
초여름이란 말보단 늦봄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달마산 나무들이
따스한 햇살과 봄비와 싱그러운 바람을 잘 섞어
만들어 놓은 연초록빛 세상은
조금씩 푸름의 농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진달래도 거의 다 사라졌고
매화와 산수유, 벚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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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부도전을 걸으며
여명을 만끽합니다.
어스름한 새벽 부도전 가늘 길에서
오랜 친구처럼 찾아오는 여명을 맞이합니다.
고요하게 아주 천천히 걷습니다.
귀에 들려오는 휘파람새, 박새, 곤즐박이들의 상쾌한 노래 소리.
눈에 들어오는 땅에 수북이 쌓인 동백꽃들과 진달래 꽃잎들,
그리고 나무에 돋아난 연초록의 새움들.
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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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동백꽃 보고 싶다면 서둘러 오셔요
밤새 봄비가 내립니다.
여명이 새벽을 깨우는 시각까지도
새벽예불 가는 돌계단에 봄비와 안개가 섞여
새롭고 희안합니다.
봄비...
농부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긴 겨울을 동백꽃과 함께 지낸 나에겐
이별입니다.
사랑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만들지 말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담담하게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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