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전선의 한 포병부대에는 예전에 교회로 쓰던 30평 남짓한 건물을 개축하여 법당으로 꾸민 비룡호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포병대대 불자뿐만 아니라 인근의 보병연대 장병들도 함께 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전방 군법당의 수계법회를 도맡아 하시다시피 하시는 인근 사찰의 주지스님이 하시고, 나머지 세 번은 조계종 포교사이기도 한 포병대대 간부가 법회를 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포병대대에서 매주 자기 병력의 배가 넘는 1백여 명의 보병연대 불자들까지 돌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안타깝게도 연대장병들은 한 달에 한 번 스님이 하시는 법회에만 참석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초코파이 없으니까 법회 오지 말라는 것이지요.
필자 역시 그동안 군 법회를 지원하면서 ‘오늘 설법은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보다는 ‘간식은 어떻게 준비하지’ 하는 고민입니다. 간식이라고 해봤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 아니면 1인당 1천 원 안팎에 불과한 과자나 빵, 그리고 음료수가 전부지만, 법회 참석 장병이 많거나 또 자주 준비하는 것이라서 신심만 가지고서는 감당하기가 정말 어려운 일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육군 제1 전차대대 법회에서 줄지어 서서 피자를 기다리는 장병들. 사진=대불련총동문회 강원지부 제공
군 법회 지원을 대부분의 불자들이 지속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시간의 문제보다는 경제적인 부담 때문입니다. 그런데다 주위에서 칭찬하고 격려하기는커녕 마음 상하는 소리를 듣게 되면 금세 신심과 원력을 잃고 마는 것이지요. 누차 언급했듯이 군승이 없는 군 사찰이 3백여 곳이나 되니 어찌 보면 현재의 군 불교는 군승이 아니라 포교사에게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종단이나 교구가 이들을 전혀 챙기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필자가 4년간 돌보던 육군 제1공병여단 법왕사는 처음에 2,30명이던 불자장병이 1백여 명으로 늘고, 마침 불심 깊은 여단장(권태환 준장)이 부임하면서 신도회도 조직하고 비새는 법당을 수리하는 등, 안정적으로 법회를 운영할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부대 설립이후 최초로 군승까지 배치되어 기쁜 마음으로 민간성직자 소임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한 달쯤 뒤에 법당에 다시 들리니 마루와 창고에 누런 초코파이 박스가 가득하더군요. 얘기를 들어보니 군종교구에서 50박스를 할당받았다고 합니다. 순간 참으로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포교사들이 어렵게 법당을 지키고 있을 때는 어떤 지원도 없었는데, 군승이 부임하니 초코파이를 트럭으로 실어다 주다니요. 어디는 초코파이 없어 법회를 못하고 있는데, 포교사들이 간식을 마련하느라 녹초가 돼 있는데, 참으로 비참하고 한심했습니다.
누구나 공감하시겠지만 스님들이 군 법당에 가실 때는 많은 신도들이 대동하여 먹거리도 푸짐합니다. 그래서 장병들이 스님이 오시는 법회를 더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님은 신도들에게 ‘이번 주엔 OO회가 군 법당에 봉사하라’고 하시면 되지만 포교사들은 그렇게 청할 불자도, 도와주는 불자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불련 군포교지원단은 법회 못하는 법당에 법사를 보내면서 적지만 장병 한 사람에 당 1천 원의 간식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불련총동문회가 이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간식비를 늘리거나 지원 법당을 더 이상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군 불교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포교사들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