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광우병소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4년이 지난 지금 다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을 점화했다.

5월 2일 청계광장에 모인 촛불을 든 시민은 주최 측 추산 1만 명(경찰측 추산 1천 5백 명)이 모여, 정부는 검역주권과 함께 국민주권을 지키고 광우병 위험 소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빠의 손을 잡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어린이가 신기한 듯 촛불을 바라보고 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촛불을 점화하고 있다.


올해 대학 1학년이라고 자신을 밝힌 새내기 대학생이 촛불집회에 시민들이 함께 할 것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촛불집회는 저녁 7시부터 문화제 형태로 시작되었으며 출연 가수의 공연이 끝나고 시민자유발언으로 이어져 갔다. 한 시민은 “4년 전에 정부가 만약 광우병소고기가 발견되면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더니 지금 광우병 소가 발견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검역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국민을 철저하게 속이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엄단해야 한다”며 “신문 지면에 광고까지 하던 정부가 이제는 뼈 속까지 친미 친일정부가 되었다”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대학 1학년 새내기라며 말문을 연 한 여대생은 “대학에 가기 위해 오로지 공부만 하다가 세상에 관심을 두지 못해 죄송하다. 이제는 잘 못된 것을 알았으니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같이 함께 우리 주권을 지키자고 목청을 높였다.

촛불집회가 시작되고 한 시간이 지난 8시에도 집회에 참석하기 위한 시민들은 계속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청계광장으로 들어서는 세종로와 무교동사거리까지 경찰은 차벽으로 꽁꽁 둘러싸 놓은 상황이었지만 시민들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집회에 참여해서 검역중단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중단과 국민주권을 지켜달라는 피켓을 흔들고 있는 촛불집회 참석자들.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를 파괴하지 말라는 티셔츠를 입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외국인들.


4년 전에는 촛불소녀였던 여학생들이 이제는 촛불숙녀가 되어 나타났다.


이날 집회현장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포스터가 곳곳에 나붙었다.

시민 발언은 계속되면서 현 정부의 각종 비리까지 거론하며 다양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평범한 시민으로 살다가 4년 전 우연히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되고 세상이 잘 못 되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1,000일 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시지푸스라는 닉네임으로 언소주 회원 활동을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비리는 다른 비리로 덮고, 사건은 또 다른 사건으로 덮는 이명박 정부는 탄핵돼야한다”며 “민간인 불법 사찰이 밝혀졌는데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같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벌써 하야를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 각종 다른 비리와 사건들로 민간인 불법 사찰 건이 잠잠해져 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는 집회에 동참한 야당 국회의원들한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길 주문해, 참석 국회의원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촛불집회는 10시가 되어 끝이 나고 자진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경찰은 별 다른 마찰을 빚지는 않았다. 5월 3일(오늘)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다시 촛불집회가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