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2주기를 맞아 대한문 앞에서는 분향소가 차려지고 서울광장에서는 추모문화제 ‘파워 투 더 피플 2011 서울’이 준비되고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 앞의 풍경. 돌담길을 따라 노란 풍선과 노란 리본이 매달리고 있다.

분향소에 진설이 끝나고 영정이 모셔지고 난 후 참배객들의 분향 참배가 시작이 된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수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참배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오후 2시. 대한문 앞에 설치된 분향소 안이 분주하다. 제물을 준비하고 진설하는 관계자들의 손길이 바쁘다. 또 분향 참배를 위해 나선 시민들의 긴 행렬이 늘어서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짧은 글로 적은 노란 리본이 덕수궁 담장을 따라 매달려지기 시작을 한다.

오후 3시가 가까워 지자 검은 상복 차림의 일행이 분향소로 들어서기 시작을 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들어서는 순간이다.

영정이 들어서자 벌써부터 오열하는 시민들이 보이기 시작을 한다. 영정이 모셔지고 분향 참배가 시작이 된다. 그의 죽음이 가엾고 안타까웠음일 까. 흐릿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비취기 시작을 한다.

가늘었다 굵었다 하는 빗방울이 오라가락. 국화꽃이 손 마다 들려진 참배객들의 표정은 경건함을 넘어 비장함까지 엿보이기도 한다.

덕수궁 담장을 따라 걸려진 노란 리본과 노란 풍선이 바람에 흐느끼고 있다.

오후 3시 반쯤. 시청 앞 서울광장에도 수 많은 시민들이 들어서기 시작을 한다. 광장 좌측에 노란 포스트잇이 가득 붙여진 벽면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타고 웃으며 달리고 있다.

서울광장 좌측에 설치된 노란 포스트잇 벽보에 엄마의 손을 잡은 딸이 무언가 열심히 적고 있는 모습이다. 자전거를 탄 고인이 웃으며 내려보고 있는 듯 하다.

부러진 팔에 깁스를 한 학생이 허리를 깊히 접고 조심스레 마음을 전하고 있다. 숙연해지게 하는 모습이다.

다름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마음을 전하는 행사의 일부분으로 딸아이와 함께 나온 엄마가 뭔가를 간절한 모습으로 적어가고 있다.

‘미치도록 보고 싶습니다. ㅠ.ㅠ 오늘은 쫌 울겠습니다’라고 적힌 글을 보면서 가슴이 짠해지는 순간이다.

어느 학생은 부러진 손을 깁스 한 채로 벽면 아래쪽에 조심스럽게 마음을 적고 있는 모습도 숙연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광장 우측에 마련된 ‘노무현 사진전’을 비롯해 노무현재단과 봉화마을 특산품이 소개되는 부스에도 시민들이 넘쳐 난다. 오후 4시가 넘어서자 광장은 노란 우비를 입은 시민들이 들어차기 시작을 한다.

김두관, 안희정, 최문순 도지사와 이정희 민노당 대표가 함께하는 4색토크쇼.

무대 위로 사회자가 올라서고 이어 김두관, 안희정, 최문순 도지사와 이정희 민노당 대표가 입장을 한다. “바람이 불면 그분이 오십니다. 지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금 그분이 오신 것 입니다.”

사회자의 여는 말과 함께 네명의 정치인이 TV 토크쇼 ‘놀러와’의 형식을 빌은 4색토크가 시작이 된다. 늘 묵직해 보이는 김두관 지사에게 남을 웃긴 적 있냐는 질문에 자신은 늘 웃기 다고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하면 좌중들이 썰렁해 한다는 대답에 “역시. 드라이 아이스.”라는 사회자의 말에 대중들의 폭소로 토크쇼가 달아 오르기 시작을 한다.

시청 앞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노란 물결. 비로 인해 입은 노란 우비가 노란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들. 지극히 가정적인 이야기들이 주제가 되어 토크쇼가 이어진다.

최문순 지사에게 이번 보궐선거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했는데 가장 큰 선거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엄기영씨라고 대답해 웃음바다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엄기영씨의 강릉 콜센타 덕분에 여성들 표를 많이 얻게 되었습니다.”

또 차기 대권에 대전해 볼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는 MBC 출신 한나라당 인사를 전담마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찌될지 모르겠다는 재치 있는 대답으로 다시 한 번 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두 시간 가량의 토크쇼는 대중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하고 끝났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많은 인연을 맺고 있다는 속초 삼원사 주지 진명 스님.

무대에서 내려 온 도지사와 당대표는 군중에게 둘러 싸여 기념촬영이 바쁘다. 이때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사진을 찍고 있는 스님 한 분이 눈에 띤다. 속초 삼원사의 주지로 있는 진명 스님이시다.

“제가 최 지사님과 인연이 많습니다. 이렇게 서울광장에서 보니 반가움이 더해요. 원래 수행자가 이렇게 정치인들 선 곳에 얼굴 내밀고 다니면 안 되는데 노무현 대통령님의 추모제를 위해 먼 길을 온 겁니다.”

진명 스님은 노 전 대통령의 장례 때도 많은 만장을 준비해서 참석했고 작년 1주기 때도 참석했는데 광장이 닫혀있어 많이 애석했다는 말씀도 이으신다.

“지금 속초로 내려갔다가 내일 다시 올라오고 모레도 또 올라 올 예정입니다. 그분 가엾게 돌아가신 거 생각하면 산문 안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예불은 꼭 해야 하기에 추모제가 끝나는 날까지 올라 올 작정입니다.”

자못 결연한 모습까지 보이시던 스님은 작은 미소를 남기고 인파 속으로 총총히 사라진다.

민주당 대표 손학규 의원과 민노당 대표 이정희 의원을 비롯해 여러 의원과 인사들이 앞줄에 앉아 추모제를 함께 즐기고 있다.

한 시간 가량의 리허설이 진행되고 7시가 되자 본격적인 추모문화제가 시작이 된다. 앞자리에는 민주당 대표 손학규 의원과 정동영 의원, 민노당 대표 이정희 의원을 비롯해 여러 의원과 인사들이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을 한다.

이윽고 막이 열리고 가수들의 공연이 시작이 된다. 2주기를 맞으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제는 슬픈 추모제가 아닌 함께 울고 웃는 즐기는, 기필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의 추모제로 거듭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