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 퍼포먼스가 이렇게 재미있고 가슴 벅찬 감동까지 전율처럼 느끼게 해 줘도 되는 거야?" 하는 생각을 갖게 했던 ‘마리오네트’ 공연이었다.
63빌딩 지하 2층 아트홀에서 매일 저녁 8시면 비보이팀 익스프레션이 펼치는 마법 같은 공연이 ‘마리오네트’다.

대한생명 63빌딩 아트홀에서 비보이 퍼포먼스 마리오네트가 공연 중이다.
공연의 제목이 말해주 듯 마리오네트란 줄로 묶여있는 인형을 조종해서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표현하는 인형극을 말하는데 익스프레션은 이런 인형을 묘사해서 극과 춤 그리고 쇼와 음악이 있는 형태를 보여주는 종합 예술 퍼포먼스이다.
무대의 조명이 꺼지면서 잠시 암전. 그리고 무대 한켠을 동그랗게 비추는 조명 하나와 함께 들려오기 시작하는 음향. “끼리릭. 끼리릭. 끼리릭. 끼리릭.” 태엽 감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인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 비보이 한 명의 움직임이 시작된다. 마치 로봇춤(팝핀)을 연상시키는 움직임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한 끊김이 있어 시작부터 환호와 갈채가 터져 나온다. 그리고 전개되는 이야기에 맞춰 비보잉 댄스가 선보인다. 멋진 동작들이 춤이 되는 것이다.

시작부터 화려하고 율동적인 비보잉 댄스가 선보인다.

구성도 탄탄해 잘 만들어진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감동을 준다.

신기하고 재미있으며 감동적이기까지 한 조명극 장면.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배경음악이 대단히 클래식 하다는 것이다. 클래식한 음악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비보잉 댄스의 조합이 생각과는 달리 정말 무척이나 잘 어우러지면서 가슴 깊이까지 전해지는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는 1막은 어느 시골마을의 인형극장에서 인형사와 인형들이 매일 행복한 공연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해가 뜨지 않는 도시’의 마법사가 나타나 인형들의 줄을 끊어 놓고 영혼까지 심어 주면서 인형극을 망쳐 버리기 시작은 한다. 1막부터 전개가 대단히 스피드해서 긴장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2막은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진행된다. 인형극을 사랑하는 소녀. 그 소녀를 사랑하게 되는 인형. 늘 빨간 모자를 쓰고 객석을 지키던 소녀가 어느 날인가부터 보이지 않게 되자 인형은 그 소녀를 그리워하게 되고 결국 소녀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2막은 그렇게 소녀와 인형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데 보고 있자면 아주 상큼하면서도 감성이 가득 담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듯한 또는 한 권의 동화책을 읽고 있는 듯 한 감동들이 전해진다.
스크린으로 비춰지는 일러스트와 자막 그리고 샌드아트와 잔잔한 피아노 선율. 그에 걸맞는 비보잉 댄스와 연기. 묘하게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조화로 그 감동은 증폭이 되어 가슴에 끝없는 울림이 되어준다.

본 공연이 끝나고 커트콜로 공연되는 비보잉 댄스.

관람을 마친 학생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줄지어져 서 있다.
다시 암전. 이제부터 펼쳐지는 3막의 공연은 상상을 초월하는 종합예술이 펼쳐진다. 인형극이 망한 시골마을은 마법사의 공연에 열광하게 되는데 3막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황홀하리만치 혼을 빼놓는 각종 퍼포먼스 무대가 예술이다. 화려한 댄스와 빛과 어둠을 이용한 조명극엔 적재적소에 웃음 폭탄까지 배치해서 끊임없이 환호하게 되고 대단한 폭소를 자아내게도 한다. 또한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나오는 옵티머스프라임이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장면과 환상적이고 예술적인 레이저쇼는 압권 중에 압권이다.
1막과 2막이 극의 형태를 빌렸다면 3막은 완벽한 종합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소리 지르고 박수 치고 크게 웃으며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은 어느 새 어울림의 마당이 되어 있는 것이다.
“쎄이~ 요~오~” “요~오~” “쎄이~ 호호호~” “호호호~~”
입으로 실연하는 비트박스 공연은 커튼콜이다. 20여 분간 펼쳐지는 뒷풀이. 화려한 브래이크 댄스와 요즘 유행하는 셔플댄스가 마지막까지 흥을 돋는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함께 환호하고 또 모두 함께 열광하고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퍼포먼스 ‘마리오네트’. 여름방학을 맞이한 자녀들과 함께 하는 이런 마리오네트 같은 공연이라면 부모와 자녀의 거리는 한 뼘 만큼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익스프레션크루 프로필
2002년 아시아팀 최초 세계대회 우승.
2006년 한국 비보이 최초 뉴욕 진출.
2009년 SBS방송에서 최고의 퍼포먼슬로 선정.
*관람 및 예약문의 : (02) 789-5666.
(매주 월요일, 첫째 셋째 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