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 월요일 : 보다나트 사원, 굿바이 네팔
마지막 날은 호텔에서 조식 후 포카라 공항으로 가서 국내선 경비행기를 기다렸다. 경비행기가 오래 지연되어서 기다렸다가 탔는데, 카트만두 공항에 활주로가 1개 여서 국내선과 국제선이 신호를 기다리는 바람에 하늘 위를 뱅글뱅글 돌며 설산과 더불어 맞은편에 같이 돌고 있는 비행기를 보니 이 상황이 뭔가 재밌었다. 하지만 15분을 넘어가니 갑자기 멀미를 해서 빨리 착륙하기만을 기다렸다. 카트만두에서 방문해야 할 곳이 3곳이 있었는데, 경비행기 연착으로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여 1곳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은 위기였지만 보다나트 사원은 꼭 들려야 했기 때문에 정신없이 달려갔다.
보다나트 사원(Bouddahnat Stupa)
보다나트 사원(Bouddahnat Stupa)은 티베트 불교 불탑 사원인데,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이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Stupa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돌, 벽돌, 나무 등으로 여러 층을 쌓아 올린 구조물을 말한다. 보다나트 스투파는 5층 탑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13개의 계단은 깨달음의 완성을, 두 눈은 지혜의 혜안을, 입이 없는 것은 묵언을 상징하며 건물의 형태와 돔 모두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하얀 바탕에 뿌린 노란 가루는 연꽃을 뒤집어 놓은 모양이다. 스투파는 시계방향으로 홀수 번을 돌아야 한다고 하는데 아름답고 장엄한 모습에 빠져 몇 바퀴 돌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티벳 불교가 네팔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1959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면서 난민들이 히말라야를 넘어 대거 몰려오면서 부터이다. 힌두교 국가인 네팔에서 불교가 성대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일단 힌두교는 신이 많고, 불교도 그 하나의 신으로 보고 받아들이는 견해가 있기 때문이고, 기독교와 달리 불교는 타 종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다나트 사원 주변 마을 풍경
보다나트 사원을 돌면서 느낀 또 다른 것은 네팔 자체도 그렇지만 특히나 이 사원 앞에서는 개들이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는데, 아무도 개들을 괴롭히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잘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요즘 자기보다 약한 동물을 학대하고 또 잔인하게 죽이는 사람들도 있어 종종 티비에 나오곤 하는데, 고귀한 생명에 귀하고 천한 것이 어디 있고 또 강하고 약한 것이 어디 있을까 싶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 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우리 모두는 연결된 존재임을 하루 빨리 깨우쳤으면 좋겠다.
이혜린/동국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불교학생회 2018대학원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