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영
<제3장> 1회
사탄
교회사택 밖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기도 온 사람들의 발소리이겠거니 했지만 웅성거림은 끊이지 않았다. 이불을 깐 방바닥은 따뜻했지만 방 안의 공기는 차가웠다. 콧물과 재채기가 나오려고 했다. 어제 첫눈이 내렸고 초겨울이 들어섰기 때문이었다. 선융은 교인들과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워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잠시 후에는 교인들 간에 큰소리가 나기도 했다. 장인인 목사와 교인들이 다투는 것도 같았다. 선융은 참선을 포기하고 주혜를 깨웠다.
“주혜 씨, 일어나 봐요.”
“더 잘 거예요.”
“목사님 목소리가 들려서 그래요.”
“새벽기도 하시는 중일 거예요.”
“그게 아니라니까.”
그제야 주혜가 부스스한 채 일어났다. 밖에서는 여전히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혜가 말했다.
“이상한데요.”
“언쟁하는 것도 같아요.”
“나가 볼게요.”
크고 두터운 스웨터를 걸쳐 입은 주혜가 나가자, 선융은 환기를 하려고 잠시 창을 열었다. 새벽공기가 눈가루를 흩뿌리듯 방 안으로 파고들었다. 검푸른 산자락 너머로 뜬 보름달이 창백했다. 백지장처럼 하얘서 처량하게 보일 정도였다. 검은 새 몇 마리가 산자락에서 솟아오르더니 텅 빈 들판으로 날아갔다. 들판에는 밤새 비치던 달빛이 살얼음같이 차갑게 얼어붙어버린 듯했다. 달빛에 드러난 나뭇가지들은 누군가의 영혼이 달라붙은 것처럼 푸르스름했다. 선융은 진저리를 치며 창을 닫았다. 생각보다 빨리 주혜가 들어왔다.
“무슨 일?”
“최 장로님이 목사님께 항의했어요. 새벽기도 나온 교인들은 두 분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었고요.”
“김 집사님을 쫓아낸 최 장로님이 또 위세를 부린 건가요?”
“놀랍지도 않아요.”
“목사님 마음이 편치 않으시겠네요.”
“목사님도 최 장로님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요.”
선융은 문득 김 집사가 이사 가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최 장로가 교회 사택에 사탄이 살고 있다며 교인들을 선동하는 것 같으니 주의하라고 알려주고 떠났던 것이다. 교인들이 가장 꺼려하는 말은 사탄이었다.
“나 때문이죠?”
“어이가 없어요.”
“최 장로가 나를 사택에서 내쫓으려고 사탄이라고 했겠죠.”
“위세를 부리는 것 같아 큰일이에요.”
“목사님이 당황하셨겠네요.”
“다행히 교인들이 새벽기도를 취소하고 물러갔지만 아빠가 안됐어요.”
선융은 점퍼를 걸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낙심하고 있을 신 목사를 만나봐야 할 것 같아서였다. 형광등이 켜진 예배당은 텅 비어 있었다. 신 목사는 길쭉한 나무의자 한가운데서 혼자 기도하고 있었다. 형광등 불빛을 받은 신 목사의 어깨가 유난히 작아 보였다. 교인들은 새벽기도를 나왔다가 신목사와 최 장로 간에 언쟁을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다가 돌아가 버린 듯했다. 선융으로서는 처음으로 들어와 보는 천국교회 예배당이었다. 선융은 신 목사 옆으로 가 앉은 채 신 목사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신 목사가 선융을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일로 여길 들어왔는가?”
신 목사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소리가 공명이 되어 크게 들렸다.
“저 때문에 낙심하고 계신 것 같아서요.”
“낙심하지 않을 것이네. 항상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니까.”
신 목사가 엷게 미소 지었다. 그러나 곧 근심이 가득 찬 얼굴로 바뀌었다. 그때 주혜가 들어와 신 목사 옆에 앉았다. 신 목사가 주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곧 괜찮아질 거다. 최 장로님의 오해가 풀리면 해결될 것이다.”
“좀 전에 들어보니까 최 장로님이 아빠를 협박하던데요.”
“협박이라니. 그분 주장이 강해서 그렇게 들렸을 거다.”
주혜는 평소 성격대로 돌리지 않고 말했다.
“선융 씨가 나가지 않으면 자기가 교회를 떠나겠다고 아빠께 말하던데요. 목사님, 그게 협박이 아니고 뭐예요.”
신 목사는 대답을 못하고 헛기침을 했다. 주혜의 말은 사실이었다. 신 목사로서는 선융과 최 장로 사이에서 진퇴양난이었다. 사위를 내칠 수도 없고 최 장로의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최 장로가 천국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천국교회의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최 장로님 성격이 고지식해서 그런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오해가 풀리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해란 풀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아빠 말씀대로 선융 씨는 환속한 사람이니 아무 문제없어요. 사택에 교인만 살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오 권사님이 중재한다고 하니 기다려 보자구나.”
“중재안이 뭔데요?”
“너도 들었잖니.”
선융은 씁쓸했다. 오 권사가 제시한 중재안이 우스웠다. 선융이 주일예배도 보고 새벽기도에도 나오는 교인이 된다면 사택에 사는 것을 묵인하자는 중재안이었다. 오 권사의 중재안에 최 장로도 한 발 물러선 모양이었다. 그러나 주혜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아빠, 교인이 아니면 사탄이고 교인이 되면 사탄이 아닌 거예요?”
“오 권사의 주장일 뿐이지.”
“아빠, 오 권사의 주장은 궤변이에요. 최 장로의 입장과 하나도 다를 게 없어요.”
“주혜야, 이럴 때는 침묵하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다. 하느님이 말씀을 주실 때까지 말이다.”
“아빠는 교회 운영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거예요. 선융 씨가 안됐잖아요. 선융 씨가 환속한 것은 나 때문이에요. 그런 선융 씨를 이제 교회에서 내쫓는다고요? 그건 폭력이에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 나는 교회 문을 닫았으면 닫았지 사위를 내보내지는 않을 거다.”
신 목사가 단호하게 말했지만 주혜는 흐느끼면서 예배당 문을 나가 버렸다. 선융이 신 목사를 위로했다.
“아버님, 교인들 때문에 힘드시겠어요.”
“하느님께서 함께 하고 계시니까 견딜 만하다네.”
“저로 인한 문제이니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제가 고민해 보겠습니다.”
“고민할 것 없네. 최 장로님이 스스로 떠나면 해결될 일이니까.”
“교회운영이 어려워진다면서요.”
“별 수 있겠나. 버티다가 안 되면 주혜 엄마가 운영하는 마산 기도원으로 가면 그만이지.”
“아버님은 여기가 천국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교회 이름도 천국교회가 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저 때문에 이곳을 버리세요. 제가 고민해 보겠으니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미안하네. 주혜 말이 맞아. 주혜 때문에 환속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또 주혜 때문에 교회에서 쫓겨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최 장로님을 만나 간곡하게 설득해 보겠네. 환속했는데 왜 사탄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네. 우리 교단에는 환속해서 목사가 된 사람도 더러 있다네.”
예배당 창에 붉은 기운이 돌았다. 먼동이 밝아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해 뜨기 전의 동녘하늘에 붉은 놀이 번지면 검푸른 빛깔이 지워지면서 미루나무 숲이나 낮은 집의 지붕들은 적포도주를 쏟아놓은 듯 잠시 붉은 빛깔이 스며들었다. 신 목사와 선융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침묵했다. 신 목사나 선융이 서로를 설득하거나 동의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으므로 정적이라고 해야 옳았다. 그러나 선융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아버님, 무엇을 사탄이라 합니까?”
“기독교인들만 쓰는 말이네.”
“아버님도 저를 사탄이라고 보십니까?”
“사탄이라고 여겼으면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겠나.”
“그런데 최 장로님은 왜 저를 사탄이라고 비방하는 것입니까?”
“색안경을 끼고 보니까 그럴 거네.”
신 목사가 선융에게 말했다.
“자, 밖으로 나가 볼까?”
“예.”
신 목사가 예배당 문을 열자마자 동녘하늘이 보였다. 하늘에는 아직 붉은 놀과 푸른 기운, 그리고 허연 날빛이 한데 섞여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저 별을 보게나.”
“금성 아닙니까?”
“원래 사탄은 저 샛별처럼 천사들 중에서 가장 빛나는 신의 창조물이었다네. 신이 창조한 존재들 가운데 으뜸이었지. 그런데 사탄은 자신의 존재를 과신하고 교만에 빠졌어. 신에게 도전한 거네. 신과 동등한 권능을 가지려고 했어. 신은 사탄을 심판했지. 하늘에서 사탄을 따르는 천사들은 악한 영이 되게 하고, 땅에서 사탄을 따르는 생명들은 귀신이 되게 했어. 신과 맞서려다 땅으로 쫓겨난 천사가 사탄이지. 사탄을 다른 말로는 악마라고 해.”
선융은 신 목사의 얘기를 묵묵히 듣기만 했다. 신 목사는 선융에게 설교를 하고 있었다.
“지상으로 쫓겨난 사탄은 또 악행을 저질렀어. 뱀의 형상으로 변한 사탄이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를 유혹했어. 아담과 이브는 신의 명령을 어기고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따먹게 됐지. 신은 에덴동산의 모든 과일을 따먹어도 좋지만 선악을 알게 하고 죽을 수도 있는 선악과만은 따먹지 못하게 명령했지만 말이네. 사탄이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으면 죽지도 않고 신이 될 수 있다고 유혹했던 거지. 사탄이 없었다면 아담과 이브는 천국인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지 않았을 거네. 신은 아담과 이브를 추방하면서 아담에게는 스스로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저주를, 이브에게는 아이를 낳고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는 저주를, 사탄인 뱀에게는 배로 기어 다니다가 인간에게 밟혀죽는 저주를 주었어. 사탄이 없었다면 인간 세상은 지금도 에덴동산 같은 천국이겠지.”
선융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신 목사가 하던 말을 멈추었다. 동녘하늘에 대못처럼 단단하게 박혀 반짝이던 금성은 어느 새 사라지고 없었다. 신 목사의 설교를 듣고만 있던 선융이 질문을 던졌다.
“아버님, 신은 왜 악마를 창조했을까요?”
“우두머리 천사가 신의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에 악마가 된 거지.”
“신이 선하게 창조한 천사는 오직 천사로 남아 거룩해야 할 텐데 어째서 사탄이라는 악마로 둔갑했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신이 한 일이니 의심하지 말게. 우리 목사들은 말하지. 의심하는 것이 바로 사탄에게 지배를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방금 아버님께서 신이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를 창조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신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신을 왜 창조주라고 하겠는가? 세상을 창조했으니까 창조주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신을 누가 만들었느냐는 물음은 성립할 수 없는 것이라네. 창조주가 있으니 인간이 있고 세상이 있는 것이네. 여기 천국교회는 누가 세웠겠는가? 물론 나지. 내가 없었다면 천국교회도 없을 것이네. 예배당 화단에 핀 국화꽃도 저절로 핀 것이 아니네. 내가 씨앗을 뿌리고 키웠으니 꽃이 핀 것이네. 이제 이해가 되는가?”
“솔직히 혼란스럽습니다. 신이 왜 악마까지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신이 악마를 만들지 않았다면 인간 세상은 얼마나 평화롭겠습니까?”
신 목사는 선융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선융에게 구약성경에 나오는 창세기의 내용을 설명해서 이해시킬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선융은 신 목사에게 질문했던 것을 후회했다. 장인인 신 목사의 설교를 들어준 것이 아니라 불경스럽게도 따지고 대드는 결과가 돼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선융은 겸연쩍었으므로 신 목사를 따라 바로 사택으로 들지 않고 예배당 화단으로 갔다. 신 목사가 가꾼 화단이었다. 된서리가 내린 늦가을까지 피고 지던 국화꽃도 이제는 갈색으로 시들어 있었다.
주혜가 선융을 뒤에서 껴안으며 사과했다.
“선융 씨, 미안해요.”
“아니에요. 여기 살고 있는 내가 목사님께 짐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분란을 일으키는 분은 최 장로님이에요.”
“그분과 다투고 싶지는 않아요. 그분을 미워하면 내 가슴도 황폐해지니까요, 그분이 다른 교인들보다 천국교회를 더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사탄으로 보였는지도 모르죠.”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목사님 말씀이에요. 교회 문을 닫을지라도 선융 씨를 내보지 않을 거라고 말씀했으니까요.”
“그런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되겠죠. 모두가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겠지요. 무엇보다 천국교회를 세운 목사님의 행복은 우리가 지켜드려야죠.”
“오 권사님 중재안을 따르겠다는 말이에요?”
“그건 나를 속이는 일이에요. 나는 절이나 교회 안으로 결코 들어가지 않을 거니까요. 안과 밖이 하나라는 것을 이미 화두를 통해서 체험했으니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죠.”
선융은 벌써 머릿속으로는 판단을 한 상태였다. 시비를 가리기보다는 자신이 교회사택을 떠난다면 모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다. 다만, 주혜가 자신의 판단을 받아주고 따라줄지는 의문이었다. 주혜는 천국교회의 살림을 떠맡고 있기 때문에 선융을 따라 당장 도회지로 나갈 형편이 못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선융은 신 목사를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천국교회를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교회 사택의 안방과 거실은 신 목사가 살았고, 뒷방은 선융 부부가 거처했다. 방들은 방음이 엉성한 흙벽이었으므로 큰소리가 나면 어렴풋이 들렸다. 선융은 늘 방 안의 소리가 안방까지 새나가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했다. 그때 이른 아침부터 빈 들판에서 논밭의 작물이삭을 파헤치는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선융은 면소재지의 푸른 꽃다발 카페로 나가 주혜를 불렀다. 카페로 불려나온 주혜는 선융의 결심을 눈치 챘는지 커피를 마시기보다는 선융의 표정을 살폈다. 선융이 말했다.
“주혜 씨, 교회 사택을 나와야겠어.”
“어디로 가게요?”
“부산이나 울산으로 나가 직장을 찾아봐야겠어요.”
“붙잡지는 않겠어요. 선융 씨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멀리 가는 것은 반대예요.”
“왜죠?”
“자주 만나야 하니까요. 선융 씨가 가까운 곳에 있게 된다면 교회 살림과 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곳이 있어야죠.”
“언젠가 말했잖아요. 서래사 아래에 빈 집이 있다고.”
“절 옆인데 주혜 씨가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그곳밖에 없으니까요.”
“그래도 최 장로님은 트집을 잡겠지요. 같은 면이니 반드시 소문이 날 테고.”
“우리가 무슨 죄를 진 것은 아니잖아요. 두려워할 것은 없어요.”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목사님을 위해서죠. 목사님께 무슨 이유를 대고 항의할지 모르니까요.”
“교인들이 모두 최 장로님 말만 듣지는 않아요. 목사님을 따르는 분도 많거든요.”
선융은 주혜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일단 서래사 아래 빈 집으로 가서 살다가 더 좋은 곳을 찾아보자고 주혜가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다. 주혜가 물었다.
“최 장로님은 왜 선융 씨를 지목해서 비방할까요?”
“하느님을 믿지 않으니까 그러겠죠.”
“믿지 않는 사람들은 다 사탄이겠네요.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사탄의 지배를 받다가 사탄의 무리가 됐다고 보는 것이겠죠.”
선융은 주혜에게 ‘천사도 없고 사탄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입을 다물었다. 어쩌면 천사나 사탄은 인간이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싶었지만 역시 침묵했다. 오래 전에 천사와 사탄이 함께 죽었으니 최 장로가 아무리 사탄이라고 부른들 자신은 사탄이 될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시비는 시비를 낳을 뿐이기 때문이었다. 카페의 젊은 여주인은 무슨 심란한 일이 있는지 기타를 두 팔로 감싸 안고만 있을 뿐 꿈쩍을 안했다. 선융은 그녀가 애지중지 안고 있는 기타를 갓난아기 같다고 느꼈다. 왠지 그녀가 주혜처럼 아기를 갖지 못하는 불임여성일 것만 같아서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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