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영
<제2장> 4회
좌선대
서래사 선방은 법당에서 오십 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진원스님은 선방 앞마당 왼편에 자리한 서당(西堂)에 기거하고 있었다. 빗물에 젖은 나뭇잎들이 햇살을 받아 번들거렸다. 선방으로 가는 비탈길은 축축했지만 걷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반듯반듯한 디딤돌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깔려 있었다. 선융이 살 때는 없었는데 새로 공사한 것이 분명했다. 서래사 살림은 늘 선방의 선승 위주였다. 진공스님은 선승들의 편의나 복지를 위해 어떤 일보다 먼저 배려했다. 서래사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서래사는 창건된 지 1천년이 넘었다. 신라시대 때는 대중이 수백 명도 넘었는데, 중국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고승이 젊은 승려들에게 참선을 지도하는 절이었다고 전해졌다. 그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절은 선찰(禪刹) 서래사라고 불려왔다.
선융은 바로 서당으로 걸어갔다. 흰 고무신 한 켤레가 서당 댓돌에 놓여 있기 때문이었다. 흰 고무신 코에는 진원이라고 검은 매직 글씨가 쓰여 있었다. 선융은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진원스님을 불렀다.
“스님, 계십니까?”
“천묵스님인가요?”
“아닙니다. 선융입니다.”
진원스님은 선융의 목소리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깐 기다려요.”
선융은 ‘스님 몸이 불편하신가?’ 하고 중얼거렸다. 힘이 빠진 목소리가 진원스님답지 않았다. 더구나 마루 한편에는 한약을 달이는 전기약탕기가 놓여 있었다. 잠시 후 진원스님이 풀을 먹여서 빳빳해진 장삼을 걸치고 나왔다. 그러나 헐렁한 장삼 속에 드러난 진원스님의 얼굴은 마른 과일처럼 쪼글쪼글했다.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병색이 완연했다. 마른 얼굴에 검붉은 빛이 돌았다.
“스님, 어디 편찮으십니까?”
“출가한 지 10년 만에 되게 앓았던 적이 한 번 있었는데 곧 낫겠지요.”
“그럼 다행입니다.”
지난번 대중목욕탕에서 만났을 때보다 어깨와 허리가 처져 있었다. 기운이 빠져 있다는 증거였다.
“선융당도 알지요? 선객들이 앓는 상기병, 기운이 머리로 몰려 하체가 부실해지는 병 말이오.”
“저는 화두병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상기병이나 화두병이나 같은 거요.”
“약은 잘 맞습니까?”
“진공스님이 종무소 여직원 편에 약탕기째 하루 한 번씩 보내주고 있어요, 차츰 나아지겠지요. 산철이라 천만다행이오. 안거 때라면 약 냄새를 풍기는 것도 정진하는 대중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니까.”
“스님 건강이 먼저이니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방안에 한약냄새가 밸까봐 약탕기를 밖으로 내놨어요. 자, 차나 한 잔 하지요.”
“지금 쉬고 싶으시면 다음에 오겠습니다.”
“나를 중병에 걸린 사람으로 보지 말아요. 선방에 오래 앉아 있지는 못하나 생활하는 데는 아무렇지 않아요.”
진원스님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심신이 약해져서 그런지 예전처럼 말투가 단호하지 못했다. 대중목욕탕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언행이 군인처럼 절도가 있고 분명했던 것이다.
“방에 약냄새가 밸까봐 약탕기를 밖에 두었더니 대중들은 내가 중환자가 된 것처럼 걱정을 해요.”
“스님께서 편찮으시면 큰일이죠. 서래사 선방을 오랫동안 지키셨던 분이니까요. 그래서 대중들의 걱정이 더 클 겁니다.”
“선방을 나 혼자 지켰다는 것은 틀린 말이오. 우리 사형님이 아니었으면 선방이 진즉 폐쇄됐을 거요.”
진원스님의 사형은 진공스님이었다. 진공스님이 물심양면으로 선방을 지원하기 때문에 선방이 유지됐다는 진원스님의 말은 사실이었다. 대부분 절에서는 주지스님들이 선방을 개설하기를 꺼렸다. 선방 운영이 경제적으로 힘들고, 더구나 선승들이 절 살림하는 주지스님을 하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주지스님이란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과 흡사했다. 반면에 선승은 부처의 가르침을 깨닫고 전승하는 사문(沙門)이므로 주지스님의 소임과는 격이 달랐다. 주지스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었다. 선승들이 정진할 수 있도록 온갖 뒷바라지를 다해주는데도 공은 그들이 가져가버렸다. 물론 진공스님처럼 선승이 주지 소임을 맡은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서너 해 참선 시늉만 한 뒤 출가한 햇수가 오래 돼서 주지가 된 승려들이 대부분이었다.
“진공스님이 나를 만나보라고 하던가요?”
“예.”
“나한테도 선융당을 만나보라고 한 적이 있어요.”
“진공스님께서 왜 그러셨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나는 알고 있어요. 이십여 년을 한 절에서 살아 왔는데 왜 그걸 모르겠어요.”
선융은 어렴풋이 짐작했으나 말하지는 못했다. 참선 공부에 대한 방법이라면 그것은 두 스님의 수행관이므로 절을 떠나버린 선융으로서는 감히 끼어 들 수 없었다.
“지난 번 카페에서 선융당을 만났을 때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어요.”
“그때 스님께서는 제가 환속한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하셨고, 출가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걱정하셨습니다.”
“그랬지요. 선승으로서 그릇이 될 만한 선융당 같은 사람들이 왜 환속을 하는지 알고 싶었고, 젊은 출가 지원자들이 드물어지는 불교현실을 걱정했어요. 그러나 더 묻고 싶었지만 선원장스님이 계셔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어요.”
진원스님이 더 묻고 싶은 것이 있다는 말에 선융은 긴장했다. 선융은 차를 마시면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진원스님도 자신을 찾아온 선융에게 경솔하게 처신했다고 자책하는 듯했다. 차를 마시고 난 뒤 다탁에 놓인 염주를 들더니 만지작거렸다. 알사탕처럼 큰 염주 낱알들이 반들반들 닳아서 빛이 났다. 그때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님, 한약 달여 왔습니다.”
“잘 아는 분이 왔으니 들어와 차 한 잔 하고 가세요.”
여성은 ‘보리밭’ 노래를 즐겨 부르던 종무소 여직원 김양이었다. 김양이 선융을 보더니 반가워했다.
“어머, 오셨어요?”
“그대로네요.”
“종무소를 맡아줄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몇 년이 흘러가버린 것 같아요.”
“그랬군요.”
“산중에 살려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다들 도시에서 직장생활하려고 하죠.”
“산중에서는 외로우니까 그럴 테지요.”
“외롭기도 하지만 종무소 일이 은근히 많아요. 스님들 잔심부름에다 법당 부처님께 마지 올리는 일까지 도맡아서 해야 되니까요.”
진원스님이 종무소 김양의 하소연을 들어주듯 한 마디 보탰다.
“김양, 힘들 거야. 날마다 내 한약을 달이는 일까지 해야 되니까. 정말 수고가 많아요.”
“아니에요. 주지스님이 신신당부를 하셨어요. 다른 일은 하지 않더라도 좋으니 스님 한약을 꼭 달여 올려야 한다고요.”
“자, 오늘은 내가 우린 차 한 잔 마셔요.”
“전기약탕기라 힘들지 않아요. 한약 넣고 스위치만 누르면 저절로 달여지거든요.”
선융도 한 마디 했다.
“정성이 대단하군요.”
“스님, 한 잔만 마시고 갈게요.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서요.”
종무소 김양이 진원스님이 따라준 차를 맹물처럼 단숨에 들이키고는 일어섰다. 종무소로 걸려오는 전화나 우체국 직원이 배달하는 공문서나 편지들을 접수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무보수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절을 좋아하거나 봉사한다는 생각이 없다면 견디기 어려운 직업일 것 같았다. 선융은 마루까지 나와 김양이 종무소 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스님, 날씨가 좋습니다. 장대비가 내린 날씨 같지 않습니다.”
“찻자리를 마루로 옮겨야겠군.”
“아닙니다. 차는 이제 그만 마시겠습니다.”
진원스님과 선융은 마루로 나와 앉았다. 늦여름 햇살이 쏟아지는 산자락의 푸른빛은 더 없이 해맑았다. 빗물이 스며든 선방 마당에서는 촉촉한 바람이 일렁였다. 바람이 마루 쪽으로 산들산들 밀려와 얼굴을 간질였다. 산중에 살아본 사람만이 기억하는 비 갠 뒤에 생기는 미풍이었다. 그때 바람결을 타고 꽃향기가 풍겨왔다. 아마도 선방 뒤쪽 화단에 핀 옥잠화의 향기일 것이었다. 선융은 선방 뒤 화단에서 피고지는 옥잠화를 잊지 못했다. 포행을 갔다가 저수지에서 주혜를 만난 뒤였다. 선융이 무심코 옥잠화 향기를 맡고 있자, 진공스님이 낫을 들고 와서 인정사정없이 베어버렸던 것이다. 화두를 들고 있어야 할 수행자가 꽃향기에 붙들려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제는 다 지나간 추억일 뿐이었다. 선융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 선융을 보고 있던 진원스님이 말했다.
“선융당, 오랜 만에 산행하고 싶구먼.”
“편찮으신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날 환자 취급 말아요. 바쁘면 나 혼자 올라가고.”
“좋습니다. 저도 산을 타본 지 오래됐습니다.”
진원스님이 등산화 두 켤레를 가져와 단화 모양은 선융에게 건넸다. 챙이 달린 모자는 진원스님만 썼다. 지팡이도 진원스님만 들었다. 진원스님이 산행할 때 갖추는 복장이었다. 선융이 말했다.
“혹시 좌선대가 있는 옥녀봉으로 가시려고 합니까?”
“그래요.”
“포행 때마다 혼자 올라가시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안 가지. 가고 싶지 않아요.”
“제가 와서 가려고 하는 것입니까?”
“선융당은 눈치가 빨라요.”
“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따로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궁금해집니다.”
“때가 되면 묻지 못할 것도 없어요.”
“그러시다면 저도 굳이 알고 싶지는 않습니다.”
좌선대는 선방 뒷산에 있었다. 선승들이 더러 올라가기도 했지만 <입산금지>라는 팻말을 붙여 놓아 일반인들은 못 가는 곳이었다. 산길이 너무 가파르고 군데군데 낭떠러지가 있어 미끄러지면 바로 추락해 사망하는 곳이었다. 더구나 반반한 바위덩어리인 좌선대는 절벽 꼭대기에 있어서 아주 위험했다. 강풍이라도 불면 절벽 아래로 날려가 버릴 것만 같은 아찔한 곳이었다. 마치 생과 사를 한 지점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그런 바윗덩어리였다. 선융이 <입산금지>라는 팻말이 꽂힌 지점을 지나서 말했다.
“스님, 생각납니다.”
“무엇이?”
“제가 화두를 타파하고 난 뒤였을 겁니다. 스님께서 좌선대로 가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지요.”
“스님께서 저에게 초견성 한 것을 가지고 너무 들뜨지 말라고 주의를 주셨던 것으로 생각납니다.”
“내가 그랬던가?”
“스님께서는 잊어버리셨을지 모르지만 저는 조금 섭섭했거든요.”
“그럴 수도 있었겠구먼. 대중 모두가 선융당을 부러워했으니까.”
선융은 그때를 정확하게 기억했다. 화두 타파, 즉 화두가 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진원스님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위험하니 눈앞에 길을 잘 보고 걸어요.”
“집중해서 걷고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고 걷다가는 죽을 수도 있어요. 발밑이 절벽이니까.”
두 사람은 절벽 위로 난 오솔길을 걷는 동안은 침묵을 했다. 오솔길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공간밖에 없었다. 오솔길의 검은 배설물들은 산짐승들이 오간 흔적이었다. 멀리 저수지가 보였다. 절벽 위에서 보니 호수처럼 큰 저수지가 손바닥만 했다. 더 멀리 면소재지도 보였다. 사람 사는 시끌벅적한 세상이라기보다는 굴 껍데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갯바위 같았다. 보일 듯 말 듯 한 천국교회는 더 없이 초라했다. 절벽 길을 지나자 진원스님이 먼저 침묵을 깼다.
“선융당, 화두를 타파한 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군. 지금도 변화를 느끼는지 알고 싶고.”
“특별한 변화란 없습니다. 내가 없다는 답을 얻은 것 말고는요.”
“내가 없다? ‘참나’가 없다는 말인가?”
“내 몸과 마음이 공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나라고 주장할 만한 실상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어. 더 이상 닦지 않아도 되는 ‘참나’가 없다면 무엇 때문에 고행을 한단 말인가.”
“모르겠습니다. 애당초 저는 화두를 들 때 ‘참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의심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나라고 생각하는 내가 허상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그 답은 의문이 끊어진 자리에서 동영상을 보듯 그려졌습니다.”
“선융당의 깨달음이 단순히 그것뿐이었다는 말인가?”
“죄송합니다만 내가 없다고 깨달은 것만도 저에게는 정말로 큰일이었습니다.”
“왜?”
“그전에는 모든 것이 세상 탓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모두 허상을 실상으로 착각한 내 탓이라고 바뀌었으니까요.”
“그것뿐이라면 내 인생은 허망해지겠지. 나는 지금도 ‘참나’를 찾으면 세상의 찰나적인 행복을 뛰어넘은 영원한 행복이 있다고 믿거든.”
선융은 잠깐 진원스님의 생각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번 깨닫고 난 뒤에는 더 정진할 필요 없는 완벽한 인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에서였다. 그러나 그런 완벽한 인간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부처란 역사적인 완벽한 인간으로서 최후의 인간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선융당, 며칠 만에 화두를 타파했던가?”
“하안거 기간 내내 화두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선방에서 참선하는 동안 화두를 들고 있는 시늉만 했거든요.”
“누구나 그래요. 겉으로 보기에는 무념무상한 모습 같지만 대부분 오만 가지 망상이 들끓는 상태니까.”
“선방 뒤뜰에 핀 옥잠화를 보고 있을 때 진공스님께서 낫을 들고 와 옥잠화를 다 베어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충격을 받고 선방에 든 뒤부터 의문덩어리로 변한 화두가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온 뒤 몸 전체로 퍼졌던 것 같습니다.”
“몸뚱이 전체가 화두가 돼버렸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화두란 머리로 사유 분별하는 것이 아니니까 맞군 그래.”
“그날 밤이던가, 그 다음날 밤이었습니다.”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님이 보이던가?”
“그런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가슴에 검은 구름이 꽉 차더니 폭발하듯 머리로 올라가 천둥번개 치는 소리와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도 덩달아서 사라져버렸습니다. 제 몸이 허공 자체가 돼버린 것 같았습니다. 세상과 한 몸이 돼버린 경험을 했습니다.”
“진공스님께서 그런 상태를 화두가 타파된 것이라고 점검해 주었다는 말이군.”
“이 얘기는 진공스님 말고는 진원스님께만 처음으로 드리는 고백입니다.”
“그래도 나는 그 정도를 넘어선 불생불멸의 길이 있다고 믿어. 그렇지 않다면 왜 이 길에 내 인생을 다 걸었겠어.”
진원스님은 좌선대가 보이자 입을 다물어버렸다. 선융도 좌선대의 위용에 압도되어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원스님과 선융은 좌선대에 앉아 두 눈을 반개한 채 가부좌를 틀었다. 두 손을 단전에 모으고 참선을 시작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진원스님이 갑자기 어흑어흑 큰 소리로 울음을 토해냈다. 선융은 당황해서 반개했던 두 눈을 뜨고 말했다.
“스님, 왜 그러십니까?”
“나를 놔두게. 통곡하고 싶어.”
선융은 고소공포증이 밀려와 두려웠다. 자신도 모르게 실수하여 절벽 아래로 추락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이었다. 그렇다고 진원스님을 남겨두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선융은 좌선대에서 진원스님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면서 옴짝달싹도 못했다. 진원스님은 예전과 다르게 몹시 심약해 보였다. 상기병 탓만은 아닌 것 같았다. 무엇엔가 쫓기는 데다 마음이 위축돼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처량하기조차 했다. 문득, 선융은 진원스님에게 묻고 싶은 것 하나가 강렬하게 솟구침을 느꼈다. 스님, 방금 흘렸던 눈물은 스님이 흘린 것입니까, 아니면 스님 속에 있다는 ‘참나’가 흘린 것입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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