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5회
짧은 주례
선융은 안적사에 와서도 아침공양이 끝난 뒤 한두 시간씩 참선을 했다. 선융의 화두는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였다. 서래사 구참 스님인 진원스님이 드는 화두처럼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었다. 선융은 마음속 어딘가에 고정불변한 ‘참나’가 있지 않다고 믿기 때문에 진공스님이 권유한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를 화두로 들었다. 물론 진공스님의 주장을 따르지 않는 진원스님은 불생불멸한 ‘참나’가 있다고 믿었으므로 그의 화두는 그냥 ‘나는 누구인가?’였다. 진원스님은 그 ‘참나’를 찾는 것이 수행이고 ‘참나’가 깨달음의 실체라고 확신했다. ‘참나’만 찾으면 현실의 무엇에도 걸림 없는 영원한 자유를 누리는 도인(道人)이 된다고 믿었다. 온순한 성격의 선원장 스님이 드는 화두는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의 나는 무엇이었는가?’였는데, 영원한 존재인 ‘참나’가 있다고 믿었으므로 고지식한 진원스님과 뜻을 같이 했다.
눈은 더 내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하늘은 깊은 호수처럼 푸르렀다. 눈구름이 한 자락도 떠 있지 않았다. 그래도 겨울날씨는 예측을 못했다. 어느 순간 눈구름이 몰려올지 모를 만큼 변화무쌍했다. 선융이 별채 방에서 참선하는 동안 주혜는 객사 방을 나왔다. 묘유스님에게 <마등가경>을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어젯밤에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은 새벽에 일어나 다 보았던 것이다. <마등가경>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육신의 결합보다는 출가하여 진리의 자매, 즉 법매(法妹)가 되라고 비구 아난과 천민 여인 프라크리티를 통해서 알려주는 경전이었다.
묘유스님은 다탁 앞에 앉은 채 주혜를 맞이했다. 묘유스님의 눈은 어제보다는 덜 맑았다. 잠을 잘 자지 못했던지 약간 충혈이 되어 보였다.
“어와 와요. 불편하지 않았어요?”
“따뜻한 온돌방이 너무 좋았어요.”
“내가 준 경(經)은 다 읽었겠지요.”
“네.”
“무엇이 마음에 들던가요?”
“찬달라 여인이 인상적이었어요. 종교는 다르지만 고집 센 제 성격하고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주혜 씨도 적극적인 성격인가 봐요.”
“제 자신이 감당이 안 될 때도 있어요.”
“첫 인상도 그랬어요. 에너지가 넘쳐 보였어요.”
“그래서 실수가 많았어요. 상처도 그만큼 더 받고요.”
주혜는 눈치를 챘다. 묘유스님이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까닭은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묘유스님은 주혜의 마음을 살펴보고 있었다.
“찬달라 여인 프라크리티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출가를 결심하지요. 아난의 준수한 용모에 집착하는 것이 허망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스님, 저도 부처님의 설법에 공감했어요.”
“그래요. 생로병사 하는 육신이란 허망한 것이에요.”
주혜는 경전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솔직하게 말했다. 기독교 신자지만 부처의 설법이 옳다고 믿었다. 부처가 프라크리티에게 해준 설법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그래서 부처의 설법이 진리가 되는가 싶었다.
부처의 화법은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고 프라크리티가 스스로 판단하게 했다. 부처는 프라크리티가 비록 천민이었지만 그런 신분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애롭게 말했다. 부처의 설법을 들으려고 모여든 비구 제자와 브라만(귀족계급)들이 모두 놀라서 술렁였다. 부처의 태도는 천민 프라크리티를 전혀 차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프라크리티여, 아난의 어디를 사랑하느냐?” “저는 그분의 눈, 코, 귀, 입, 소리, 몸매, 걸음걸이를 사랑합니다.” 부처님이 말했다. “아난의 눈에는 눈물이 있고, 코에는 콧물, 입에는 침, 귀에는 귀지, 몸뚱이에는 오줌, 똥, 고름 따위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다. 또 부부가 되어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은 언젠가는 죽고 말 것이다. 이런 육신에 사랑할 것이 무엇이 있느냐?”
부처가 프라크리티에게 육체는 더러운 데다 영원하지 못한 허망한 것이라고 설법하는 장면이었다. 프라크리티는 부처의 설법을 듣고 난 뒤 육체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아난을 진정 사랑한다면 지금 바로 출가하여 아난과 진리의 자매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프라크리티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었다.
“주혜 씨, 그래도 결혼하겠어요?”
“스님, 저는 프라크리티와 생각이 달라요.”
주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아름다운 용모와 말투, 걸음걸이 등은 물론 그의 더럽고 추한 것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이 더럽고 그의 육신이 죽음에 이르러 사라진다 하더라도 옆에서 함께 있어 주어야 한다고 믿었다. 어머니가 자식을 감싸듯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육신의 추하고 허망함까지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이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스님, 저는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러다 죽는 평범한 여자일 뿐이에요.”
“주혜 씨, 나도 한 여자이지요. 그러나 부처님을 만나 날마다 행복하게 살고 있지요. 이같은 기쁨을 주혜 씨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거지요.”
“스님, 저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무얼 말이에요?”
“종교는 제 옷이 아닌 것 같아요. 잘 맞지 않아요.”
“자신에게 맞는 종교를 찾지 못해서 그럴 거예요.”
“스님 죄송합니다만 저는 교회가 불편한 사람이에요. 아마도 절도 그럴 거예요. 울타리가 있는 곳은 싫어요. 사춘기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하느님께 기도하는 교회 안보다 사람들이 개미같이 움직이는 교회 밖으로만 나가고 싶었어요.”
“사람들은 자기 종교를 외면하다가도 죽을 때 찾는다고 해요. 그러나 그때는 너무 늦지요. 겨울에 씨앗을 뿌릴 수는 없는 법이죠.”
그러나 주혜는 아직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교회 밖이야말로 더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는 호기심으로 충만했다. 태어난 이후 줄곧 교회 사택에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주혜가 원하는 것은 그뿐이었다. 무언가를 특별하게 원하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 같은 것도 없었다.
“나는 절 밖은 상상할 수 없어요. 절 안이 행복하니까요.”
“스님은 깨달으셨으니까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깨달음? 아직 멀었어요. 나는 완벽한 수행자가 아니지요. 깨달음을 향해 가고 있는 과정이 즐거울 뿐이죠.”
“부처님을 참으로 사랑하시기 때문일 거예요. 저는 이해해요.”
“그보다는 세속이 맞지 않아서 절에 사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때, 그림자 하나가 방문에 어른거렸다. 아침 참선을 한 선융이었다. 선융의 목소리는 묵직하고 활기찬 중저음이었다.
“스님, 계십니까?”
“들어오세요. 주혜 씨도 여기 있어요.”
선융의 얼굴은 해맑았다. 마치 안적사에서 오랫동안 수행한 스님 같았다. 코끝이 빨갛게 얼어 우스꽝스러웠다. 묘유스님이 말했다.
“참선이 체질인가 봐요. 마치 고기가 물 만난 것 같이 활발해 보여요.”
“단전호흡을 하며 참선했더니 어른거리던 망상이 다 사라진 느낌입니다.”
“흙탕물이 담긴 그릇을 가만히 놔두면 흙이 가라앉아 맑은 물로 바뀌는 이치겠지요.”
“진공스님은 참선을 하면 흙탕물이 물과 흙으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흙이 밖으로 빠져나가 맑은 물로 바뀌어버린다고 그럽니다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 부분이 스님들 간에 논쟁거리에요. 그러나 둘 다 좋은 거 아니예요?”
“그렇습니다.”
선융은 묘유스님의 태도에 동감했다. 무엇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것에 갇혀버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었다. 참선을 해서 무엇에나 걸림이 없어지는 경지도 좋고, 마음의 평화를 잠시 누리는 것도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선융이 차를 한 잔 마시고 나자 묘유스님이 말했다.
“방금 주혜 씨와 이런 저런 얘기를 했지요.”
“저희들 결혼 이야기군요.”
“주혜 씨는 확고해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선융 씨 옆에 있을 거라고 말했어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령 제가 다시 출가하더라도 주혜 씨와 함께 할 겁니다.”
“그런데 진공스님께서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스님께서는 모든 판단을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자유를 주신 거죠.”
“진공스님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분이지요.”
선융은 진공스님이 자신에게 한 말을 하나도 가감 없이 묘유스님에게 말했다.
“진공스님께서 저에게 ‘절을 잠시 떠나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여기는 네가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고향 집 같은 곳이니 그리 알거라. 네가 뜨거운 번뇌에 사로잡혀 있구나. 절을 떠나야만 열뇌(熱惱)를 식힐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뿐이었어요?”
“아닙니다. ‘깨달음이란 나와 남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든 뭣이든 말이다.’라고 저를 위로해주셨습니다.”
“아, 그랬군요. 진공스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니 주례를 설 용기가 나는군요. 내일 아침공양 후에 법당으로 오세요.”
“스님 감사해요.”
주혜가 묘유스님에게 처음으로 합장했다. 선융 역시 합장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묘유스님은 마치 숙제를 하나 푼 듯이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어젯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주례를 서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거죠. 결론은 두 분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진공스님께서 선융 거사님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다니 이제는 주례를 거절할 명분이 없네요.”
초승달이 진 초저녁부터 북서풍이 불었다. 나뭇가지들이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대나무 숲을 할퀴는 바람은 거칠었다. 10시쯤에는 바람에 눈발이 섞이어 눈보라로 바뀌었다. 선융이 자는 별채 툇마루까지 바람에 불려온 눈가루가 쌓였다. 눈 쌓인 안적사 법당 지붕은 하얀 홑이불을 덮고 있는 듯했다. 선융은 산짐승처럼 툇마루를 내려와 정랑으로 갔다. 요의를 해결하고 돌아서자 숲에서 날아온 낙엽이 얼굴을 때렸다. 눈보라가 히죽히죽 웃으며 어둔 숲 너머로 도망쳤다. 눈보라가 갑자기 소용돌이칠 뿐 달이 없는 밤은 적막했다. 선융은 별채로 올라가려다가 객사로 내려갔다. 쌓인 눈에 신발이 폭폭 빠졌다. 선융은 주혜가 자는 객사 방 앞에서 인기척을 냈다. 그런 뒤 잠자코 기다렸다. 주혜가 놀랄 것 같아서였다. 잠시 후 방에 불이 켜졌다. 그제야 선융이 말했다.
“주혜 씨, 나에요.”
“웬일이세요?”
“잠이 오지 않아서 들렀어요.”
불빛이 눈 쌓인 툇마루까지 새어나왔다. 툇마루에 쌓인 눈이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선융이 허연 김을 내뿜으며 주혜가 머물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묘유스님이 두 사람의 사이를 알기 때문에 이상할 것은 없었다.
“저도 선융 씨 방으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어요.”
“주혜 씨도 잠을 못 자고 있군요.”
“사실은 상의할 게 하나 있어요. 묘유스님께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요. 주례를 강요하다시피 허락을 받았잖아요. 부담스러워요. 묘유스님은 처음부터 주례 서는 것을 주저하고 어색해 했어요.”
“이미 주례를 서겠다고 약속했어요.”
“저는 묘유스님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방법이 있는가요?”
“우리가 새벽에 절을 떠나버리면 돼요. 정식 부부는 아니지만 우리는 이미 동거를 해왔어요. 주례를 서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절을 떠난다고요? 역까지 걸어간다고요?”
“네.”
“눈보라가 다시 몰아치고 있어요. 죽을 수도 있어요.”
모래를 흩뿌리듯 눈보라가 방문을 때렸다. 적막한 경내를 눈보라가 홀연히 나타났다가 달아나고 있었다.
“저것 보세요. 이런 날씨에 떠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날씨가 발목을 잡는군요.”
주혜가 고집부리지 않고 선융을 따랐다. 그러면서도 묘유스님에게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미안해했다.
“선융 씨 약속할 수 있어요?”
“무얼요.”
“스님께 반드시 은혜를 갚아야 해요. 그렇다면 마음을 바꾸겠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기회가 되면 몇 배로 갚을 테니까. 도망치듯 이곳으로 왔는데 우리를 받아준 것만도 고마운 일이죠.”
“도망친 것은 아니죠. 교회 사택에 우리들의 방이 있으니까요.”
“그럼, 잘 자요.”
“주혜 씨도.”
선융은 객사 방을 나와 별채로 다시 올라갔다. 그 사이에 눈보라는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더 놀라운 사실은 캄캄한 밤하늘에 크고 작은, 희미하고 밝은 별들이 또록또록 빛나고 있었다. 캄캄한 밤하늘은 부드럽고 따뜻한 우단(羽緞) 자락 같았다. 선융이 한밤중에 밤하늘을 오랫동안 혼자서 쳐다보기는 처음이었다. 선융의 머릿속으로 상념 하나가 스쳤다.
‘캄캄한 밤하늘이 아름다운 까닭은 별들이 제자리를 지키며 빛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날 아침이었다. 선융과 주혜는 일찌감치 법당으로 들어가 묘유스님을 기다렸다. 불단에는 사과와 배 등의 과일과 찻잔이 하나 놓여 있었다. 이윽고 묘유스님이 다관을 들고 법당으로 들어왔다. 묘유스님의 걸음걸이는 무거웠다. 긴장하고 있는 듯 말할 때 양미간을 찌푸렸다.
“자신 없는데 무슨 말을 하지요?”
“고맙습니다.”
“순서고 뭐고 간에 그냥 할게요. 내려다보고 계시는 부처님이 이해하실 거예요. 부족한 부분은 부처님께서 채워주실 거예요.”
선융과 주혜는 묘유스님이 서 있는 불단 앞으로 나갔다. 묘유스님은 차 한 잔을 부처에게 올린 뒤 뒤돌아섰다.
“부처님께 차 한 잔 올렸으니 여기 계신 부처님은 물론이고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이 두 분의 결혼을 보고 계신 거예요.”
선융과 주혜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자 묘유스님이 눈치를 채고 단주(短珠) 두 개를 호주머니에서 꺼내며 말했다.
“이 단주 속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다 담겨 있어요. 단주를 서로의 손목에 끼워주세요. 두 분은 비로소 부부가 되는 거예요.”
단주에는 한자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 새겨져 있었다. 굳이 해석한다면 나무아미타불은 미래의 부처인 아미타불에게 귀의한다는 것이고, 관세음보살은 두 사람이 소망하는 현재의 소원을 성취시켜준다는 보살이었다. 단주에는 현재부터 미래까지의 삶을 부처와 보살이 지켜준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 셈이었다.
주례는 순서나 형식을 무시한 채 10분 만에 끝나버렸다. 그래도 선융과 주혜는 몹시 감격스러웠다. 안적사를 찾아온 이유를 해결했기 때문이었다. 선융과 주혜는 불단 위의 아미타불 앞에서 삼배를 했다. 아미타불 좌우에는 관세음보살과 보현보살이 서서 미소 짓고 있었다. 묘유스님은 두 사람이 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얀 앞니가 보일 만큼 소리 없이 웃고는 법당을 나갔다.
두 사람은 법당을 나와서야 손을 잡았다. 주혜의 손바닥에는 진땀이 배어 있었다. 짧은 결혼식 동안 몹시 긴장했음이 분명했다. 순백의 눈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거렸다. 푸른 대나무 가지들이 눈을 털고 일어났다. 하늘에서 영혼을 울리는 축가가 들려올 것만 같았다. 묘유스님은 굳이 눈을 치우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저 눈도 뜻이 있어 경내에 쌓여 있을 거예요. 오늘은 그대로 바라볼 거예요.”
그러고 보니 세상의 모든 것은 사람들의 의식을 깨어 있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다만 묘유스님이 눈을 바라보듯 받아들이고자 하는 자만이 세상이 어제와 달리 보일 듯싶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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