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기자 인도성지순례기] 6- 불교 교화의 중심지 ‘사왓띠’(2)
천민‧장자‧가족‧시집‧이교도 등 다양한 계층 대한 전법의 진수 보여
 
2. 전법

사왓띠에서 부처님은 설법을 통해 오직 전법에 전념했다. 사왓띠에서 보인 전법에 대한 부처님의 간절함은 눈물겨울 정도로 감동적이다. ‘오는 인연 막지 않고 가는 인연 잡지 않는다’는 식의, ‘이웃종교와 불교는 다르지 않다. 목적지는 같으나 가는 길이 다를 뿐이다’라는 따위의 궤변으로 포교의지를 꺾고 있는 한국불교 지도부의 나약한 전법의지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발로 참회해야 할 업보인지를 철저히 깨닫는 것, 이것이 사왓띠 순례에서 얻어야할 가장 큰 가르침이어야 한다.

사왓띠에서는 무수한 전법의 사례가 경전을 통해 전해 내려온다. 그 모두를 소개할 수는 없으나, 부처님의 전법 정신이 어떤 것이었는가를 엿볼 수 있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사왓띠에 니이다이(尼提, 니다이)라는 똥을 퍼 나르는 똥꾼이 살고 있었다. 이 똥꾼이 어느 날 거리를 걷던 부처님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부처님을 편히 가시도록 길을 비키려다가 그만 나뒹굴고 말았다. 그 바람에 똥물이 튀어 부처님의 몸에 묻었다. 부처님의 몸에서 악취가 진동하자, 놀란 니이다이가 땅에 엎드려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부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저의 잘못을 용서해주십시오.”
부처님은 눈물로 용서를 비는 니이다이에게 다가갔다.
“내 손을 잡으시오. 니이다이여. 나와 함께 갑시다. 내가 그대를 청정하게 할 것입니다.”
“부처님, 제가 어떻게 감히 부처님의 손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불가촉천민입니다. 누구의 손도 잡을 수 없습니다.” 니이다이가 물러서며 사양했다.
“니이다이여. 나야말로 거리에서 밥을 비는 걸식자입니다. 천민 중의 천민입니다. 그러니 내 손을 잡으세요.”
이렇게 부처님은 니이다이의 손을 붙잡고 기원정사로 가서 깨끗하게 목욕을 시켰다. 그리고는 니이다이를 출가시켜 제자로 삼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코살라 국의 프라세나짓 왕이 깜짝 놀라 부처님을 찾아 기원정사로 달려왔다. 불가촉 천민의 출가는 부당한 것이니, 출가를 철회할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왕이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던 부처님은 니이다이로 하여금 기원정사 부처님의 처소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왕을 안내하라고 시켰다. 과연 니이다이는 한 눈에 보아도 훌륭한 인품이 돋보이는 자세와 표정으로 왕을 정중하게 부처님께 인도했다.
“부처님이시여. 천민 똥꾼이 출가하여 승가에 포함되는 것은 불가합니다. 부디 이를 철회하여 주십시오.” 프라세나짓 왕이 완강한 목청으로 요청했다.
“왕이시여. 조금 전 왕을 안내하여 이곳까지 인도한 비구를 기억하십니까.”
“네, 부처님. 그는 아주 훌륭한 인품을 지닌 비구로 보였습니다.”
“왕이시여. 그가 바로 니이다이입니다.”
프라세나짓 왕은 그제 서야 부처님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감복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했다.
“여래는 반드시 귀한 사람이나 어진 왕들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하천한 이발사 우바리(優婆離)도 제도하며, 큰 부자인 수닷따(須達多) 장자 같은 이에만 제한되지 않고 저 빈궁한 수뢰다(須賴多) 등을 제도하기도 하며, 큰 지혜가 있는 사리풋다(舍利弗) 같은 이만 제자로 삼는 것이 아니고 근기가 둔한 주리반특가(周利槃特) 같은 이들도 조금의 차별 없이 제도합니다."

부처님이 똥꾼 니이다이를 제자로 삼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대장엄론경>에 나오는 이야기로 부처님의 전법에 대한 태도(입장)을 알 게 하는 좋은 예에 해당된다. 부처님께서는 전법의 대상을 가리는 법이 없었다. 지체 높은 국왕이든, 돈 많은 장자이든, 천한 계급의 똥꾼이든 차별을 두지 않고 가르침을 전했던 것이다. 과연 오늘의 한국 승가는 가난한 사람, 신분이 낮은 사람과 신분이 높고 부자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차별 없이 대하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자문해볼 일이다.

부처님께 목숨 걸어 귀의한 수닷따 장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네 아들은 모두 삼보에 귀의하지 않았다. 장자는 아들들에게 불법에 귀의할 것을 간곡히 권했으나 이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장자는 나중에는 아들들에게 각각 순금 1천 냥씩을 줄 테니 삼보에 귀의하라고 권했다. 그래도 아들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다시 2천 냥, 3천 냥, 4천 냥을 제안했지만 아들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무엇인가 결심을 한 듯 수닷따 장자가 아들들에게 말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말하겠다. 삼보에 귀의하고 불법을 믿으면 순금 5천 냥씩을 주겠다. 불법을 믿으면 너희들은 긴 밤 동안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그래도 믿지 않겠다면 그때는 나도 할 수 없다. 너희들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
아들들은 그제야 장자의 제안을 수락하고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아버지에게 물었다.
“우선 나를 따라 부처님에게로 가자. 가서 설법을 듣자. 너희들이 그 설법을 잘 기억하면 긴 밤 동안 고통에서 벗어나 큰 복을 받게 될 것이다.”
“부처님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여기서 얼마나 멉니까?”
“부처님은 지금 내가 지어드린 기원정사에 계신다. 그리로 가자.”
수닷따 장자는 기뻐하면서 그들을 데리고 기원정사로 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었다.
“부처님, 제 아들들은 아직 삼보에 귀의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5천 냥의 순금을 준다고 하자 마지못해 삼보에 귀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이 아이들을 위해 설법하여 주소서.”
부처님이 그들을 위해 설법했다. 설법을 다 들은 그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진심으로 삼보에 귀의할 것을 다짐했다.
“부처님, 저희들은 지금부터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나이다. 또한 살생과 도둑질과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술 마시는 것을 삼가겠나이다.”
네 아들이 삼보에 귀의하자 장자도 매우 기뻤다. 부처님은 그런 장자를 이렇게 찬탄했다.
“어떤 사람이 방편으로 물질을 내놓고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과 그 가르침과 성중에 귀의하고 불법을 믿게 하면 그 공덕은 한량이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그 공덕으로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고, 방편을 써서 그들이 삼보에 귀의하도록 힘쓰도록 하십시오.”
 
수닷따 장자의 아들이 삼보에 귀의하는 이 전법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도 전법의 제일 대상은 가장 가까운 가족, 즉 자식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사실 적지 않은 불자들이 자녀에 대한 포교에 소홀한 것이 우리나라 불교계의 실정이다. 자녀에게 부처님 법을 전해주려는 수닷따 장자의 굳은 의지와 노력, 그 원력을 찬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불자가정 만들기에 별다른 개념을 갖고 있지 않은 대다수 우리나라 불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불교를 진흥해야 할 가장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불교계 한 기관의 대표자의 아들이 “나는 불자는 아니지만, 불교에 관심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당당하게 내뱉는 것을 직접 목격했던 적도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불교를 진흥해야 할 막중한 자리에 있는 그는 자신의 아들조차 불법에 귀의시키지 못한 사람인 것이다. 불교를 발전시키고 부흥시켜야 할 가장 큰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는 자가 이런 지경에 있는 실정에서 보통의 불자들에게 당신의 가족에게 제일 먼저 전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 참으로 난감한 지경이다.  

부처님께서 어느 날 기원정사에서 제자들에게 ‘국왕의 열 가지 덕목’을 비유하여 수행자들의 자세를 가르쳤다.
“만일 국왕으로서 열 가지 덕목을 성취하면 나라를 오랫동안 보존하게 되리라. 열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작은 일로 화를 내거나 사람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신하를 비롯한 아랫사람들의 충고를 받아들이며 그 말을 따라주는 것이다. 셋째, 항상 베풀기를 좋아하며 백성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다. 넷째, 권력으로 남의 여자를 빼앗지 않으며 자기 아내를 잘 보호하는 것이다. 다섯째, 사람들을 억울하게 가두어서 원망하지 않도록 법 집행을 공정하게 하는 것이다. 여섯째, 술을 적게 마셔 마음이 거칠거나 어지럽게 하지 않는 것이다. 일곱째, 향락을 멀리하고 정사에 힘써 외적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덟째, 법에 따라 다스리고 교화하되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아홉째,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믿으며 그들과 늘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다. 열째, 병 없이 건강하며 기력이 강성하도록 자기관리를 잘 하는 것이다.
수행자들도 열 가지 덕을 성취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열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 계율을 온전하게 잘 지켜 바른 법을 범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여래를 잘 받들어 섬기며 그 말씀을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셋째, 부처님이 가르친 법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여 물러섬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 항상 자기 뜻을 낮추고 여러 청정한 대중을 잘 받들어 섬기는 것이다. 다섯째,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며 이양(利養)에 탐착하지 않는 것이다. 여섯째,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계법에 의지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일곱째, 착한 벗과 사귀기를 좋아하며 나쁜 벗을 멀리하는 것이다. 여덟째, 놀이나 일에 집착하지 않고 항상 좌선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아홉째, 사람들과 쓸데없이 어울리지 않고 한적한 곳에 머물기를 즐겨하는 것이다. 열째, 범행을 닦아 나쁜 습관에서 떠나며 바른 이치를 배워 그 차례를 지키는 것이다.

오늘날 촛불 시민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낸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에게 부처님의 이 가르침은 실로 금과옥조가 아닐 수 없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위정자는 열 가지 가르침을 거의 거꾸로 행했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은 정치지도자의 10가지 덕목에 견주어 수행자들에게도 지켜야 할 덕목을 제시하신다. 왜 300만 명이나 되는 불제자들이 부처님 품을 떠나갔을까. 왜 오늘의 승단이 존경 받지 못하고 귀의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하고 있을까. 부처님의 이 가르침(증일아함 42권 ‘결금품’ 제6경)에 그 해답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께서 사왓띠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앙가국(鸯伽國) 장자의 딸 비사카(훗날 녹자모鹿子母)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가 성장해서 사위성의 장자인 녹자(鹿子)의 아내가 되었다. 남편 녹자가 어머니와 같다고 칭찬하였다하여 세상에서 별명을 지어 녹자모라 불렀다. 비사카는 석가모니의 교화를 도와 협찬하였고, 특히 사위성에 동원정사(東園精舍)를 지어 바친 것으로 유명하다. 비사카는 석가와 제자들에게 공양을 많이 하여 ‘시여(施與) 제일’이라고 불린 우바이이다.
비사카는 앙가국(鴦伽國)의 수도 밧디야[婆提]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나 일찍이 불교에 귀의하였다. 석가모니가 그 나라에 가서 교화하던 때, 아버지의 명령으로 5백 시녀(侍女)와 함께 영접하여 설법을 듣고 초과(初果)를 얻었던 것이다. 그녀는 뒤에 사위성 장자 녹자(鹿子)와 결혼하고, 한 가족이 모두 석가모니의 교법에 귀의, 가운(家運)이 점점 창성하고 자손이 수십 인이 되었다. 뒤에 비사카는 1백8십만 금(金)을 들여 목련(目連)을 감독자로 하고, 기원정사의 동쪽에 2층의 대강당(大講堂)을 지어 석가모니에게 바쳤는데, 뒤에 이를 동사(東寺)‧동원정사(東園精舎)ㆍ녹자모강당(鹿子母講堂)이라 부르고 있다. 집이 큰 부자이므로 석가모니와 제자들에게 공양하기를 힘썼다. 어떤 때는 일생 동안 비구에게 우욕의(雨浴依)를, 비구니에게 수욕의(水浴依)를, 병난 이에게 수병식(隨病食)을, 병 간호하는 이에게 밥을, 손님 비구나 멀리서 온 비구니들에게 쌀죽을 공양하기로 발원하여 석가모니가 수희(隨喜)하는 게(偈)를 주었다고 한다.
비사카와 관련해 주목할 내용은 자이나교를 신봉하던 시집을 불교로 개종시키는 전법 원력행이다. 비사카는 사왓띠의 교외에 사는 미가라 장자의 집에 며느리로 들어갔다. 시아버지 미가라 장자는 아들 푼나왓다나와 비사카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5백 명의 수행자를 집으로 불러 공양하였는데, 비사카는 초대받은 수행자들이 불교 신자가 아니라 알몸으로 생활하는 나형외도(裸形外道, 자이나교) 수행자들임을 알고 이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부처님에게 귀의해 정법을 실천할 것을 주창했다.
미가라 장자는 사실 불교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으나, 며느리의 청을 들어 다시 석가와 그의 제자들을 초대하여 공양을 올린 뒤 외도 수행자들의 방해를 무릅쓰고 석가의 가르침을 들었다. 석가의 가르침에 감복한 장자는 자신을 진리의 길로 인도한 며느리 비사카를 가리켜 ‘미가라의 어머니[鹿子母]’라 하였다.
뒤에 비사카는 많은 돈을 내놓아 기원정사 인근에 지은 강당 이름을 녹자모 강당이라 한 것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녹자모 강당은 기원정사와 함께 코살라국에 불교를 전파하는 중요 근거지가 되었다.

한국사회에서 불교는 결혼에 관한한 가장 관대한 종교로 되어 있다. 개신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결혼을 고집하고 있고, 불자가 개신교인과 결혼을 할 때는 개신교로 개종을 하는 것이 조건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경우 양보를 하는 쪽은 거의 불자들이다. 이러다 보니 부모는 불자이지만 자식은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기원정사를 10번을 순례해도 이곳에서 전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지는 원력을 발하지 않는 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없다. 물론 이 원력은 자식에 대한, 아니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 대한 자비심에 바탕한 것임도 잊지 말아야 한다. 비사카의 적극적인 신행관, 부처님과 불교에 대한 금강석 같은 믿음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원정사는 전법의 성지이다. 단순히 부처님께서 가장 오래 머무신 곳으로, 우리나라 장자교단인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이 설해진 곳이라는 것에만 의미를 한정해서는 안 된다.

부처님 당시 사왓띠는 코살라 국의 수도였다. 사왓띠에는 바라문교, 자이나교, 아지비카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자기종교의 극대화를 위하여 포교와 전도에 몰입하고 있었다. 특히 불교와 아지비카(Ajivika)교와 전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 되었다. 아지비카 교는 부처님 재세 시에 불교, 자이나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유력했던 나형탁발(裸形托鉢) 교단이었다. 육사외도(六師外道)의 한 사람인 마칼리 고살라를 주도자로 하는데, 아지비카라는 명칭은 타 교단으로부터 가난뱅이라고 불릴 때는 ‘생활의 양식을 얻기 위해서 수행하는 자’라는 뜻이다. 한역 불전에서는 ‘사명외도(邪命外道)’라고 번역되고 있다. 전적(典籍)은 현존하지 않고 불전이나 자이나교전 안에 인용된 단편에서 설교나 활동의 일부가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인간의 의지에 의한 행위를 부정한 고살라의 철저한 ‘숙명론’은 부처님에 의해 엄격하게 비판되었다. 엄격한 수행을 행하는 점에서 아지비카 교도는 자이나 교도와 공통점이 있지만, 때로는 방종한 행위를 취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우리아 왕조시대까지는 상당히 세력을 유지하였으나, 그 후 점차로 자이나교 안에 흡수되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물며 전법을 본격화하자 외도들은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중 아지비카교는 불교를 폄하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천차라는 여인이 부처님 아기를 가졌다고 배속에 바가지를 넣어 다녔고, 순다리라는 여인을 살해하여 부처님 계시는 기원정사에 시신을 묻어 부처님 제자들이 여인을 죽인 것처럼 꾸몄으며, 마간디야라는 여성은 부처님께 결혼을 하자고 청하는 무례한 짓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음모들이 아지비카 교도들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불교는 프라세나짓 국왕의 신임을 받으면서 더욱 교세가 확대 되었다. 

사왓띠에서의 부처님이 보여주신 다양한 전법 사례는 포교가 극도로 부진한, 사실상 비불자(무종교인 또는 이웃종교인)에 대한 전법의지가 실종된, 오늘날 한국불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곳 사왓띠 기원정사를 돌아보며 전법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했다면 기원정사를 제대로 순례한 것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