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 기자 인도성지순례기] 4- ‘인도 불교미술의 꽃’ 아잔타 석굴사원
“성스러운 수행공동체 흔적 역력한데 수행대중이시여, 어디에 계십니까?”
 
'아잔타' 석굴이 발견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인도가 영국의 지배하에 있던 1819년 영국군 장교 존 스미스(Jhon Smith) 등 영국 관리들이 데칸고원 일대에서 사냥을 하던 중에 호랑이를 발견해 쫓다가 밀림 속에 묻혀 있던 암벽 사이의 동굴을 발견한 것이다.
 

쫓기던 호랑이가 돌연 사라졌다. 어디로 도망쳤을까. 이상하다. 금방 보이던 호랑이가 순식간에 사라지다니. 순간 이동을 한 것도 아닐 테고. 존 스미스는 호랑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것은 분명 근처에 은신처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호랑이가 사라진 부근을 샅샅이 뒤져라.’ 그는 부하들에게 철저한 수색을 명령했다. 호랑이가 사라진 곳으로 다가가 샅샅이 수색을 하던 스미스의 부하들은 오랜 세월 방치되어 빽빽하게 넝쿨로 뒤덮인 거대한 굴을 발견했다. 천년의 세월을 밀림 속에 묻혀 있던 아잔타 석굴 사원이 세상에 그 웅자를 드러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동굴 안에는 휘황찬란한 채색벽화, 각종 조상(彫像)들이 있었고, 그 일대가 온통 그와 같은 석굴의 집합소라는 것을 발견한 후 존 스미스 일행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당시에는 아잔타 동굴사원 거의 대부분이 매몰되거나 야생의 넝쿨 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하였지만, 다행히 몇 군데는 비교적 원형을 잘 보존되어 있었다. 이후 영국 정부에 의해 한 차례, 이어 인도 독립 후 두 차례에 걸친 발굴과 복원이 진행됐다. 그 결과 아잔타 석굴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불교 유적지의 하나로서 알려지게 되었다.

 

아잔타 석굴의 역사는 기원전 2세기 경에 남북을 오가던 불교 승려들이 우기에 비를 피해 수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석굴 승원(비하라)과 탑원(차이타야)을 판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을 수행지로 정한 것은 남북을 연결하는 교역로가 가까이에 있어 식료품과 물자 구입이 용이했고, 또한 교역로에서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수행에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아잔타 석굴은 8세기에 접어들어 불교가 쇠퇴하면서 머물던 수행자들이 모두 떠나버렸고, 이후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밀림에 묻혀 있었다. 수없이 많은 낮과 밤을 돌을 깎으면서 부처님 은혜(佛恩)을 생각하였을 이곳의 수도승들이 불교의 교세가 악화되어 아잔타를 떠나는, 그러니까 영원할 것 같았던 이상적인 수행공동체가 허물어지는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면 절로 통한의 눈물이 흐른다.

 

부처님을 향한 한없는 고마움, 간절한 그리움으로 충만했을 그들에게 수행의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저 하루하루 정과 망치를 들고 바위를 쪼아가며 굴을 파 들어가고, 동굴의 벽과 기둥에 불상을 새기고,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충분히 도과를 이루었을 것이리라. 또한 정성껏 비하라를 만들고, 그곳에서 가부좌를 튼 채 정진에 드는 그 과정이 더욱 의미가 깊었을 것이리라. 어쩌면 이런 마음과 과정은 오늘날 부처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들은 이렇게 엄청난 문화유산을 남겼고, 오래 전에 모두 떠났으며, 지금 이 자리에 없다. 아잔타는 현재의 모습으로 무상의 이치를 설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이곳 아잔타에 서 있는 것도 무수한 인연의 쌓임의 결과일 것이다. 지금 서 있는 이 인연으로 이곳이 다시 여법한 사부대중 수행공동체로서의 옛 영화를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아잔타 석굴사원을 돌아보며 발원을 해본다.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조각, 그림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조각 하나하나, 찬란한 그림과 채색 한 장면 한 장면들은 감동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의 이 모습은 천년의 세월 이전의 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 옛 수행자들이 호흡과 체온이 느껴지는 듯하다.

 

아잔타는 마하라슈트라 주 와고라(Waghora) 강 계곡에 있다. 아잔타는 북쪽으로는 잘가온(Jalgaon)과 통하고 남쪽으로는 아우랑가바드로 이어지는 ‘데칸의 문’ 역할을 하고 있다. 데칸 고원은 한때 무갈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아랑제브(Aurangzeb)로 인해 아우랑가바드라는 지명을 얻었다. 아잔타는 인도 서해안 항구도시들로부터 동쪽 강가(Ganges) 강 유역으로 가는 고대 교통로, 즉 대상(隊商)들의 길에 인접한 인디야드리 구릉의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아잔타 석굴은 와인디야드리 언덕 사이 말굽모양의 와고라 강 뒤 성벽 같은 벽면에 총 29개의 굴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하고 화려한 석굴이다. 기원전 2세기경으로부터 기원후 7세기경까지 약 8백 년 간에 걸쳐 점차적으로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엘로라와 마찬 가지로 차이티아와 비하라로 대별된다. 차이티아는 불상이나 스투파(불탑)를 봉안한 예불당으로 제8, 10, 13, 19, 26, 29굴이 여기에 속한다. 이 중 26번 석굴은 높은 스투파와 거대한 부처님 열반상으로 특히 유명한 곳이다.

 

나머지 24개의 굴은 비하라(승원)에 속하는 데, 이 가운데 제1, 2, 16, 17굴 등이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어 있다. 부처님의 생애와 자타카에 나오는 전생담들, 수많은 간다르바(건달바), 천녀, 악사, 야차 상 등이 화려한 색채로 동굴의 벽과 천장에 새겨지고 그려져 있다. 미륵과 밀적금강 보살 등 대승불교의 영향도 짙게 나타난다.

 

아잔타 석굴은 상인과 대상들, 관리들의 시주로 조성되었다고 전해진다. 이것은 이 석굴이 중요한 교역로에 위치해 있어 사부대중의 만남의 광장 역할도 했을 것이고, 이들이 오가며 휴식과 예배, 기도, 수행을 했을 장소로 활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듯이 각 동굴에 그려진 각종 그림과 조각상들에는 예불, 염불, 기도, 보살행, 참선, 밀교 등을 표현하는 다양한 수행법이 온존되어 있다. 이런 화려한 채색의 그림과 조각 등으로 인해 아잔타 석굴은 ‘인도 불교미술의 꽃’, 나아가 ‘인도 고대미술의 백미’로 평가된다.

 

A.D.640년 경 아잔타 석굴사원을 찾았던 현장(玄獎) 스님은 당시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나라 동쪽 경계에 큰 산이 있다. 몇 겹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높은 산은 어느 것이나 깊고 험하다. 이곳의 깊은 골짜기에 그 기초가 있는 가람이 있다. 높은 당과 깊숙한 건물은 벼랑을 파서 봉우리에 의지하고 있으며, 중각과 층대는 등으로 계곡을 향하고 있다.”

 

실제로 아잔타 석굴사원은 주위를 흐르는 와고라 강의 흐름으로 인해 형성된 높이 76미터에 이르는 반원형(말굽모양)의 침식단애(浸蝕斷崖) 사이에 조성돼 있다. 서쪽 입구를 기준으로 제1굴에서 제29굴까지의 일련번호를 붙여 각각의 유적을 구분해놓고 있다.

 

각각의 석굴에는 B.C. 2세기에서 A.D. 7세기 경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라 조성된 수많은 불교회화와 더불어 조각들이 남아 있어 불교미술 및 불교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B.C. 2세기 경에 6번 굴과 7번 굴이, B.C. 1세기부터 A.D. 2세기 경에 9번 및 10번 굴이, A.D. 5세기 경 굽타 왕조 시대에 14번에서 20번 굴이, A.D. 7세기 경에 1~5번, 8번, 11~13번굴과 20번에서 29번에 이르는 굴이 차례로 만들어졌다. 이 시기 이후에 조성되기 시작한 굴들은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A.D. 642년에 이르러 아잔타에서 석굴사원 조성이 중단된 이유는 당시 챨루키안 왕조의 나라쉼하바르만 1세가 자신의 왕궁 건축을 위해 석공들을 궁으로 데려갔기 때문이라는 설과, 당시 이곳 데칸 고원을 중심으로 힌두교 세력들이 급속히 전파되면서 이곳의 숙련공들을 엘로라 등 타지역 석굴사원 조성을 위해 데려갔기 때문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이후 데칸 고원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불교는 점차 쇠퇴하여 많은 승려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아잔타의 승려들 역시 A.D. 9세기 경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곳을 떠났다. 이후 석굴사원들은 삼림 속에 묻혔고, 이 지역을 통과하던 고대의 교통로까지 폐쇄되면서 아잔타 석굴사원군 일대가 광대한 밀림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잔타 석굴사원은 1819년 영국인 장교 존 스미스가 호랑이 사냥을 하다가 발견했고, 20년 뒤인 1839년 퍼어슨(Person)의 상세한 조사에 의해 모든 석굴사원들이 발굴‧정리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엘로라 석굴과 아잔타 석굴을 비교해 본다면, 아잔타가 아기자기한 여성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면 엘로라는 우람한 남성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아잔타를 대표하는 유적이 화려한 채색의 벽화라면 엘로라는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대조적인 멋을 지닌 아우랑가바드의 두 석굴사원은 종교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순례자들에게 실감시킨다.

 

아잔타에서 800년을 수행하신 대중이시여.
당신들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벽 속에 계십니까? 천장 속에 계십니까?

화려한 조각과 그림은 천년을 이어오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불자들은 이렇게 몰려들고 있는데,
어찌 이곳에서 정진했던 대중은 보이지 않습니까?

아잔타 사원을 장엄했을 사부대중 수행공동체.
그 성스러운 공동체의 흔적이 이렇게 역력한데
아잔타의 수행대중들이시여, 어디에 계십니까?

이제 침묵의 삼매에서 깨어나십시오.
어둠 컴컴한 동굴을 지혜의 등불로 밝히며
선정에서 나와 길을 밝히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의 사부대중이 다시 한 번 이곳에서
위대한 수행공동체 이뤄낼 수 있도록 어서 나투십시오.

아잔타의 수행대중이시여, 어디에 계십니까? 

 

나는 마음속으로 이곳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을 아잔타의 출가대중들에게 호소한다. 이 위대한 수행처에 정진의 열기는 사라지고 관광지로 전락한 모습에 가슴이 아파왔기 때문이다.

함께 온 순례단들도 다 같은 심경이었는지, 각자의 표정에는 장엄한 석굴사원의 전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넘쳐흐르고 있다. 감동의 눈물 속에 아잔타 제10굴에서, 또 26굴에서 간절한 기도가 진행됐다.

 

제1굴에서는 아잔타 불교미술을 상징하는 대표적 불화로 잘 알려진 연화수 보살상을 만나볼 수 있다. 한 송이 연꽃을 들고 있는 연화수 보살도가 그 주인공이다. 어둠침침한 굴 안이라 화려한 채색을 만끽할 수는 없지만, 안내원의 손전등에 비친 모습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손전등의 광선으로 인해 탈색이 가속화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뇌리를 스친다. 수없이 많은 벽화로 장식된 제1굴에서 만나는 불화는 부처님의 전생담 <자타카>를 소재로 한 그림들과, 밀적금강보살과 보살에게 꽃을 올리는 왕의 모습, 연화수 보살과 그의 부인으로 묘사된 여인상, 건달바와 부인 압사라(천녀) 등 하늘세계의 모습, 사문유관과 마라의 유혹 등, 초전법륜 이야기 등 부처님 일대기와 경전 이야기 등을 묘사한 그림들로 가득하다. 

 

손전등으로 비친 부분에 마치 보물찾기처럼 화려한 채색화가 나타날 때면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이 터진다. 저 천장에, 저 벽에 매달려 밑그림을 그리고 아름다운 색깔의 안료를 안간힘을 쓰며 정성껏 그렸을 옛 선조들의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이곳에 와서 자신의 신심을, 간절함을 감히 내세우지 말 일이다. 다만 지금까지 올렸던 알량한 기도가 얼마나 보잘 것 없었는가를 부끄럽게 여길 뿐….

 

제2굴은 내부 감실 오른쪽 입구에 그려진 과거천불상이다. 둔황의 천불동 동굴에서나 찾아볼 수 있음직한 천불상이 이곳에 그려져 있는 것이다. 이 동굴사원의 양식은 인도 데칸고원의 불화 양식이 중앙아시아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둔황, 운강, 용문석굴을 거쳐 우리나라 석굴암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물론 석굴암은 바위를 파고 들어간 석굴이 아니라 돌을 깎아 조성한 건축물이라는 엄연한 차이가 있지만.

 

제9굴은 입구 좌우에 새겨진 두 불상을 제외하고는 초기 불교도들에 조성된 차이티아에 해당한다. 입구 윗부분이 말굽 모양의 창문으로 되어 있고, 그 아래 입구를 통해 긴 회랑이 안으로 연결된 구조다. 전체 내부 건축은 23새의 돌기둥으로 받쳐진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중앙 끝부분에 원통형의 받침 위에 반구형의 기단부가 세워져 있으며, 그 위로 역 피라미드 형태를 한 작은 집이, 또 그 위에는 나무로 만든 산개가 덮여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제16굴은 남아 있는 명문에 의하면, A.D.470~480년 경 하리쉐냐 왕의 통치기간 중 바라하데바라는 지방장관에 의해 건립됐다. 아잔타의 모든 승원 중 우아함과 화려한 건축기법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내부는 20개의 돌기둥으로 받쳐져 있고, 그 안의 감실에는 설법인을 한 대형 석가모니 불상이 모셔져 있다. 이 굴에는 벽과 기둥 등에 수없이 아름다운 색으로 칠해진 불화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른쪽 벽에는 난타의 출가와 관련된 그림, 부처님과 난타의 천상으로의 여행, 쉬라바스티에서 부처님이 행한 이적행, 수자타의 공양 모습, 라즈기르에서 탁발하는 부처님 모습, 빔비사라 왕의 방문 장면 등 부처님 생애와 관련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왼쪽 벽에서는 <자타카>에 기록된 배고픈 여행자에게 자신의 몸을 보시하는 자비로운 코끼리의 모습 등 부처님의 전생담과 관련된 작품들이 남아 있다. 특히 이 굴에는 불교논리학인 인명학(因明學)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저명한 논사 ‘디그나가(Dinnaga, 陳那)가 머물렀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체 순례는 늘 시간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대형불상이 모셔진 제16굴에서 30분 가까이 단체 기도 및 정진을 마치고 나니 발길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제17굴을 들러 많은 조각과 회화 작품을 살펴본 후 부처님의 거대한 열반상이 조각되어 있는 제26굴로 향했다. 아찰라 아라한이 세운 동굴사원으로 밝혀진 이 굴은 현장의 기록이 남아 있어 더 의미가 깊다.

 

“아찰라 아라한이 세운 석굴사원이다. 아라한은 서인도 사람이다. … 높이 100여 척 되는 가람의 대정사 안에 높이 70여 척 되는 석상이 있다. 그 위에 일곱 겹 되는 돌 우산이 있는데, 허공을 향해 끝이 없다. 우산의 거리는 각기 3척 남짓이다.… 정사의 네 둘레에는 석벽을 조각했는데, 여래가 그 옛날 보살행을 행한 것, 과거 그때그때의 불도수행의 정도와 깨달음을 얻은 길상, 적멸에 든 신령의 감응 등을 그리고 굵게 혹은 세밀하게 조탁을 해 놓았다.”

 

그러나 이 기록에 나와 있는 대로 이 굴에는 상당한 높이의 스투파와 거대한 부처님 열반상,  보리수아래서의 깨달음, 마라의 유혹, 설법 등의 모습 등이 조각 또는 새겨져 있으나 일곱 겹의 돌 우산은 찾아볼 수 없다.

 

다음날 산치대탑을 참배하기 위해 우리 일행은 서둘러 아잔타를 출발해 보팔로 향한다. 아잔타에서 보팔까지는 버스로 8시간 거리에 있다. 인도에서도 8시간 이동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엘로라에 이어 아잔타까지 순례를 하는 강행군으로 인해 삭신이 노곤하다. 아무래도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버스 안에서의 ‘휴식’을 통해 피곤함을 덜어내야 할 것 같다.

 

부처님을 향한 옛 선대불제자들의 놀라운 신심과 용맹정진의 흔적이 켜켜이 어린 아잔타를 떠난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금생에 이곳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이곳에서 느낀 신심, 감동, 부처님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 간절함은 결코 잊지 않으리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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