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여의봉] 2 - 송구영신2

참회 없이 용서하지 마세요.

저성장기이라고 경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주변에 팽배해진 불신, 실망, 분노, 슬픔, 혐오가 두렵기까지 합니다. 범죄적인 행위가 이뤄지고 피해자가 오히려 2차 피해를 우려해서 도망을 하는 시대가 되어갑니다. 좋은 게 좋은 것? 하지만 그건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거나 겁이 나서 그러기도 합니다. 아울러 '법'에 대한 불신이기도 하며, 괜히 더 힘들어진다는 편견이나 선입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법은 '필요악'으로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법으로 흥한 자, 법으로 망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건 '법꾸라지'나 협박범이나 사기꾼들처럼 '법'을 악용해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자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에게 '법'은 그 '선량'함을 유지하게 해주는 도반과 같습니다. 여러분이 법을 두려워하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악인'이나 '범죄'는 더더욱 양산될 따름입니다.

부처님 법은 '파사현정'입니다. 범죄자들을 놔두고 더 이상 도피하지 마시고 당당히 맞서고 '법'에 따라 '징계'를 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상대는 잘못하고도 가만히 있는데 먼저 '용서'할 필요도 없습니다. 잘못을 한 사람이 진심으로 사과하면 너무 큰 범죄가 아니라면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짓말로 안 했다고 발뺌하거나, 거꾸로 자기가 피해자라고 한다면 그걸 용서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분은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고 마음을 닦는 사람은 법으로 그러면 안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범죄'를 양산시키고 우리 사회를 더욱 어둡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따름입니다. 지금의 일부 부패한 승가의 모습도 그런 결과입니다.

주위를 보면 피해를 입고도 쉬쉬하면서 숨는 이들을 봅니다. 하지만 '파사현정'으로 다른 곳에서 더 나쁜 짓을 못하게 교훈을 줘야 한다며 설득합니다. 더 이상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오히려 숨어야 하는 사회는 안 된다고 전합니다. 처음으로 고소를 하면서 피해자가 느끼는 아픔과 고통은 정말 큽니다. 하지만 이겨내고 당당해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바랍니다. 무소의 뿔처럼 가야 하라는 부처님들의 말씀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범죄에 맞서 담대해지면서 우리는 희망, 보람, 긍지, 기쁨,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일이며 맑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도 더 이상 피해자에게 참으라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용서'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정치인 빼고는 해고 금지!
나와 너가 모여 우리가 됩니다. 그 우리에 학연, 지연, 혈연 등이 합쳐서 그 외연은 끝없이 확장됩니다. 국민을 넘어 지구인, 그리고 우주인도 그런 의미에서 '우리'입니다. 그런 우리는 혼자서 살지 않습니다. 비록 독신이라도 어떤 조직이나 모임의 일원으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나를 비롯해 우리 모두는 다 소중한 생명들입니다. 그리고 모두들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뭘까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나입니다. 모두 다 나이기에 생명과 같은 일을 뺏으면 안 됩니다. 그것은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이나 주변의 사람들을 차츰 아프게 하고 심지어 죽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해고나 파면 등으로 한 가족이 박살나고 그 영향을 계속 커져만 갑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종신 고용으로 가야 합니다. 손가락을 잘 보면 그 쓰임이 각각 다릅니다. 그런데 잘 안 쓴다고 해서 세 번째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를 건가요? 직장을 비롯하여 사회는 인간의 몸과 같아 아무 쓸모가 없는 부분은 없습니다. 조금 불편하거나 고통스럽다고 해서 사람을 맹장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맹장도 다 필요한 장기 기관입니다. 누구나 우리의 소중한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힘들고 험악해도 같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할 듯합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제 그런 걱정을 우리 정치인들이 해줬으면 합니다. 다른 건 안 되지만 국회의원만은 100명 이하로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일도 잘 안 하고 이름도 잘 생소한 무슨 위원회 위원장 등 낙하산 정치인들이 하는 자리는 모두 없앴으면 합니다.

고해성사와 면죄부
친했던 사람들 가운데 독실한 타종교 신도들이 있었습니다. 매주, 아니 한 주에도 몇 번씩 교회나 성당에 찾아가 기도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자신이 잘못을 하면 자신의 반성이나 잘못을 이야기하지 않고 거꾸로 상대를 '사탄'으로 몰아붙이곤 했습니다. 남 탓을 하며, 상대의 잘못을 끄집어내는 경향이 보이기도 합니다. 왜 그런지 자세히 봤더니, 자주 고해성사나 기도를 통해서 정말 자비로운 '용서'를 받았기 때문인 점도 있나봅니다.

용서는 신부님이나 성모님이나 하나님이나 예수님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하게 반성하고 참회한 후에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가톨릭이나 타종교를 비난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가톨릭뿐만 아니라 우리 불교도 해당되는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우리 불교를 포함해서 어느 종교의 사람이든 용서는 절대자가 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듯합니다.

사람의 사회이지 여기가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곳은 아닙니다. 이런 이유도 덧붙여져 요즘 사회가 더 혼탁해진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죄지은 자들이 그들만의 신으로부터 죄 사함이라는 면죄부를 받아, 정작 법이나 피해자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지 심히 걱정스럽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사회가 아픕니다. 사람들이 많이 아픕니다. 그런데 일부 정치가들과 성직자들은 안 아프고 오히려 괴롭히는 쪽에 있나 봅니다. '법꾸라지'나 권승을 비롯한 정교유착한 성직자들이 그렇다고들 합니다. 신들이 정말 있다면 당신의 자녀들에게만 주는 특혜를 그만 베푸시고, 고통 받은 이들을 더욱 염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제 더 이상 이기적이고 편협한 신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