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맑고 밝은 이야기]80 - 혹시 네가 내 욕을 했니?

혹시 네가 내 욕을?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가 언쟁을 합니다. 결국 보면 오해가 대부분입니다.
"내 친구(또는 가족)가 네가 그랬다던데……. 아니었어? 미안. 아니면 말고."
"왜 나를 더 안 믿는 거야? 안 그랬다니까. 그게 아니라고! 됐어, 너랑 더 이상 안 만나."

오해를 왜 할까요? 대부분 사실의 전달 과정에서의 왜곡이 전부입니다.
우리는 더 친한 친구나 가족의 말을 쉽게 믿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러는 안 친해도 자기가 싫어하는 낱말이나 모략이 나오면 귀가 솔깃해지기도 합니다. 믿기 어렵지만 친한 사람 관계에서도 오해하고 싶은 때가 더러 있기도 합니다.

"걔가 너 욕을 하더라"를 비롯해 사실 왜곡된 부정적인 정보를 들었어도, "너 정말 그랬니?"라고 상대방에게 묻기가 뭐한 경우가 많습니다. '초딩' 취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묻고 싶어도 못 묻습니다. 그걸 이용한 사람들이 참으로 많아졌습니다.

그런 이야기의 대부분은 사실이 아닌 경우이거나 사실에 더하고 덜한 내용이 있는 경우입니다. 물론 약간의 모자이크된 불명확한 이미지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속아 넘어가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가 감히 나를 욕하다니"라고 쉽게 믿어 버리는 경향도 있습니다.

조금 수정된 것인데 사실에 근거했으니 큰 잘못도 아니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덜하고 더해도 사람들의 신뢰는 사라집니다. 그래서 주변의 친구나 지인들이 전하는 부정적인 말을 들을 때도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일지암  (사진 = 하도겸)

혹시 사람들의 관계에서 아직도 제3자의 정보에 의존하고 계신가요? 정말 아닌 듯하다면 상대방에서 물으세요.

"물어서 미안한데……. 네가 나를 초등학생 수준으로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혹시라도 오해하고 싶지 않아서 묻고 싶은데……. "네가 내 욕을 했다"는 말도 있던데 정말인지 사실인지 궁금하다……. 만약 그랬다면 그랬을 이유가 있을 텐데 어떤 오해가 있니?"

유치원생 같은 질문일 수 있지만 오해로 인해 관계를 단절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다만 더 가까운 사람들의 추한 모습을 보게 될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잘못된 만남을 예방하기 위한 시기, 질투 등이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들통이 나자 왜곡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나를 위해서 그를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계속 당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친구나 가족들의 그 추한 모습도 사랑하기 위해서라도 사실을 알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게 사랑이고 보리심이기도 합니다. 모든 용서는 반드시 100% 이상의 반성과 참회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오늘 주말입니다. 오랫동안 친구들에게 못 물어봤던 그래서 헤어지거나 만나지 않았던 사람과 만나 오해를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혹시라도 저에 대한 이야기나 오해를 들었다면 그냥 가지고 가세요. 다 제 잘못이기 때문에 오해가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스스로 참회하며 개행하면서 살겠습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생명은 소중한 선물!

사람들은 언젠가 모두 죽습니다.
까닭에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잠시 빌려 쓰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기에 잘 쓰고 잘 돌려놔야 합니다.

자연생태환경이 그렇고 미래유산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빌려 쓴다고 해도 돌려주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빌려 쓴다기보다는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과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선물입니다.
정말 잘 써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정말 잘 쓰는 걸까요?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또 행복하게 보내야 합니다.
오직 이것 하나일 따름입니다.

유병엽의 만추(국립민속박물관 로비 전시 중)

늦가을 지게를 멘 사람의 고무신이 그립습니다.
소를 끌고 가는 것인지 소에 끌려가는 것인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아장아장 걸으며 두리번거리는 소의 기분은 한껏 허공으로 치솟은 꼬리가 말해줍니다.

다가오는 집의 모습을 바라보며 곧 먹을 여물 생각으로 행복하기만 합니다.
길이 하나여서 그길로 걷지만 밭이 없다면 질러갔을 것입니다.

지게에 가득한 짐과 논 대신 잘 익은 벼의 황금색을 한 가을산이 대조적입니다.
풍성한 가을에 다 큰 소도 아기 송아지로 만듭니다.

다만 한 길을 걷는 사람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엇갈려 걷는 걸음걸이가 그리 무거워 보이지는 않지만 가벼워 보이지도 않습니다.
바빠 보이지도 않지만 들고 있는 짐만큼의 무게는 감당하고 있습니다.
수확의 계절이지만 왜 송아지보다는 덜 행복해 보일까요?

바로 여기서 지금을 만끽하는 듯한 소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구름도 반갑게 다가옵니다.
오늘 하루도 무척 바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 자리에서 즐길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저절로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행복한 소가 되겠습니까?
무거운 짐을 든 지게꾼이 되겠습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선택은 결국 모두 우리의 몫입니다.
부디 행복한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