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법사 수행기 Ⅲ] 3- 수행기① 마하시 선원의 변화
“2016년 말부터 외국인 수행자 위한 국제선원 공사 한창 ”
목 차
一. 머릿글
二. 미얀마의 변화
1. 정치/ 2. 경제/ 3. 문화/ 4. 교통/ 5. 통신/ 6. 기타
三. 수행기
1. 미하시 선원의 변화/ 2. 수행시간표/ 3. 수행/ 4. 와선/ 5. 삼파자나/ 6. 4여의족/ 7. 붓다의 무릎에 앉아/ 8. 수행소고 (가. 마하시의 분원/ 나. 탁발 기행/ 다. 선지식 친견 / 라. 큰스님의 열반)
四. 맺는 글
三. 수행기(修行記)
① 마하시 선원의 변화
이곳 미얀마 마하시 선원의 방문 목적이 앞글에 장황하리만치 적어놓은 이 나라 풍물에 대한 기행도 아니요, 한국에서의 추운 겨울 한철을 이곳에서 나고자 함도 아닙니다. 더욱이 수행을 빌미하여 편안한 무전취식을 얻고자 함이 아닙니다. 오로지 수행의 일념뿐이었습니다.
수행을 배워 익혀 온 과정에서 다년간을 인터뷰와 점검 없이 나름으로 체험된 증과에 만족하며 수행을 지도해 왔던 도그마(dogma)의 우려에 대한 점검과 수행의 재충전이 절대로 필요함을 깊이 자각하고 오른 세 번째의 장도(?)입니다.
물론 두 번째는 테라와다 공부에 심취해 수행도반 17명과 같이 허명이 아닌 수행의 나라 불국정토를 몸소 눈으로 확인하시라는 견학성의 방문이었고 수행의 목적은 2009년 이후 6년만입니다. 매년 오고 싶은 소망은 컸지만 두세 군데의 위빠사나 강의를 중단할 수 없었던 처지라서 이와 같이 지연됐던 것입니다. 더욱이 ‘약수연’이라는 선원을 운영하면서 착실한 선원지킴이를 하다 보니 더욱 여의치를 않았습니다. 약수연 운영시 세 군데의 수행모임을 통합하여 주 1회 금요반이라는 명칭으로 모이다가 위의 수행처를 테라와다 비쿠에게 인계 후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자리하고 있는 장충동 우리함께 빌딩의 ‘우리는 선우 법당’에서 3개월 더 지속하다가 솔직히 내 수행력의 체험의 한계를 느꼈고, 기라성 같으신 신예들의 출현과 저의 노쇠한 체력에 노욕(老慾)(?)의 부끄러움을 느껴 수행지도의 모임을 멈추고서 드디어 이곳의 명상수행의 바다에 몸과 마음을 담았습니다.
미얀마 마하시 선원에 수행을 위해 찾아온 한국의 불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동안 제 강의와 지도는 생계의 수단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세속적인 먹고 자고 입는 문제의 생계는 물론 아닙니다. 어느 단체들이나 모임의 요청에 본인은 항상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거든요. 그 첫 번째는 과한 임대료가 아닌 장소요(그래서 약수연 운영시에는 그곳으로 유도했지만) 다음은 최소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의 시간의 배정이요-강의 1시간, 명상수행 1시간, 경행 및 인터뷰 1시간-세 번째는 강의료를 일체 사양한다(운영시 실제 비용은 테라와다 특징의 철저한 자율보시에 의할 것)등이었습니다.
상당한 열의(?)를 가진 오직 테라와다 불교 사사나(Teravada Buddha Sasanna)를 전하기 위한 소망이었는데 참여하셨던 모든 분들이 듣기는 좋아하는데 쭈그려 앉혀 놓으면 2~3차 만에 나오지 않으셨고, 6년여를 끝까지 주파하신 분의 숫자는 불과 참여하신 분들의 15%이내였습니다.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다는 수행의 길에 참여하신 분은 이와 같이 소수였습니다. “믿어라! 믿어라!”, “이거해라 저거해라”하면 많이 모이는데 이와 같이 “놓아라! 버려라!”하면 중생들은 두려움과 아쉬움에 떨게 됩니다.
이제부터 비쿠 수행 때와는 달리 yogi(수행자)로서의 수행기를 적어 나가겠습니다.
1. 마하시 선원의 변화
법의 변화가 아닌 선원 모습의 변화입니다. 수행함에 외형의 변화가 무슨 소용인가라는 의구심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행의 풍토는 수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수행처의 조건은 수행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은 먹는 것, 자는 것이 지도와 가르침에 선행하는 조건이라 그 점 역시 수행이라서 환경의 변화를 살피는 것입니다.
맛찌마니까야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선원의 환경이 좋아 먹고 자는 문제가 좋으며 가르침이 좋은 곳은 나가라 해도 버티고 수행할 것이며, 가르침이 좋고 먹고 자는 환경이 나쁘면 떠날 때 인사를 하고 갈 것이며, 위의 세 가지가 나쁜 곳은 떠날 때 말없이 떠나라!”했습니다.
미얀마의 거리.
마하시 선원의 공식 명칭은 ‘Mahasi Sasanna Yeiktha Meditation Center’입니다. ‘마하시 가르침의 명상 센터’라는 긴 영문의 표기가 그곳 간판 글이듯이 마하시 사야도의 가르침이 한 획도 변함없이 잘 유지 존속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곳의 모습은 물질문명의 발전만큼 많은 변화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처음 왔을 때와는 달리 입실료-입방료라며 받았던 50달러마저도 사라졌습니다. 둘째로 선원이 잘 치장되어 있고 정리정돈도 깨끗하며 특히 Foreign Hostel이라는 외국인 숙소는 그간 다녀오신 분들께 듣던 바와는 달리 분칠한 흔적아래 많이도 깨끗해졌고 로비에는 냉온수기도 설치되어 있으며 새로운 진열장에는 몇 십 권의 경전과 각종 상비약품들이 잘 마련되어 있었으며 본인이 배정받은 6호실은 다른 방에 비해 특실(?)이라 할 만큼 풍광이 좋고 환하며 문만 열면 로비의 냉온수기와 응접세트와 만나 전과는 달리 밖의 급수통에서 푸른 이끼가 그득한 정수통의 미지근한 물을 그대로 마실 때와는 달리 많이 발전되어 있었습니다.
셋째, 그 뿐이랴! Hostel의 바로 앞 잡초 우거진 앞의 공터, 모기의 서식지를 메워 좌우로 24실 정도의 숙소를 현대식으로 신설, 각 실마다 에어컨까지 설치하고 중앙에 명상홀을 신축, 주위를 연못으로 조성, 숙소에서 명상홀은 구름다리를 설계하여 해자로 연결된 족히 2,000평 규모에 40%는 완공이요 조감도대로의 완성은 2016년 완공예정으로 가히 기대되는 수행센터의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선원 측의 설명으로는 2016년 말부터는 수행하러 오시는 외국인 수행자 분들을 그곳으로 모신다니 과연 국제선원의 면모에 걸맞다 싶습니다.
단 하나 거슬림이 있는 곳은 옛날 그대로의 쓰레기장이지만 선원 내에는 곳곳에 옛날에는 없던 쓰레기통이 비치되어 지저분한 쓰레기는 찾아 볼 수 없이 깨끗하고 정리되어 있었지만 앞에 언급한 쓰레기의 집하장은 소각로도 없이 방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분리수거도 없고 서울의 흔한 폐지 수집하는 이도 없습니다. 아마도 아직은 재활용이라는 산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탓이겠죠. 이같이 뒤엉킨 쓰레기를 실어가는 차량도 보질 못했고 그대로 방치한 것이 서운했습니다. 이번에도 4,000여명의 비쿠, 씰라신, 수행자 모임의 큰 행사가 7일간 계속 되었어도 동안에 꼬마로부터 성인들까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분들이 없어 여기도 미얀마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정과는 달리 민도(民度)를 정부가 뒷받침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정치, 행정의 후진성을 이런 내용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넷째로 특히 괄목할만한 변화는 식당의 메뉴였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풍요로워졌고 맛깔스러워졌습니다. 그간 시식해 보았던 시중의 어떠한 식당보다 나았습니다. 미얀마 뷔페에서 중저가식사를 할 때 이구동성으로 마하시 선원의 메뉴와 맛보다 못하다는 평이었습니다. 맛들이야 미얀마 특유의 미얀마식의 기름에 튀긴 고칼로리 고단백질 식단으로 성인병 예방의 개념은 아직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각 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많이 고려하고 있었으며 특히 스님들의 안거기간에는 이 나라의 고급호텔 일류 주방장들이 교대로 음식을 조리하여 스님들께 공양을 올린다니…. 참, 있을만한 곳으로의 변화에 변신을 거듭하는 것이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나라의 꿈틀거림에 이곳 선원도 거듭 바뀌고 있었습니다.
다섯째, 매일 3~6팀 이상의 관광객이 내방하는데 많을 땐 버스 5~6대 개인 가이드의 4~6명 그룹까지 많은 관광객이 오는데 제가 보기엔 한국 관광객이 단연 으뜸으로 70%이상입니다. 그분들께 2014년부터 건물관리나 수리비의 명목으로 1인당 3,000원을 받습니다. 하긴 바간의 시내입장료가 20달러 등 항공료마저도 외국인에게 훨씬 비싼 나라. 나쁘게 말해 “관광객을 봉”으로 아는 유일한 나라인 것 같습니다. 하긴 부탄은 외국인에게 30만원 상당의 입국료를 받는 것에 비하면 약과지만….
여섯 번째, 선원 안에 작은 슈퍼가 들어와 비쿠 용품부터 온갖 생필품과 생수, 먹거리, 영어판의 각종 서적들이 진열되어 있고 3사 이동통신의 충전카드까지 갖추고 있으며 생활용품 중에는 모기약까지 있어 생필품 때문에 가이드에게 수시로 부탁했던 거나 그걸 위해 외출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끝으로 선원 정문 앞 가게들의 변모입니다. 그렇게도 많던 외국인 상대의 인터넷 방들이 흔적없이 사라지고 두 평 남짓한 간이 이발소와 진열 상품값이 10만원도 안될 성 싶은 점포 두세 개뿐…. 도반이 귀국차 그곳에서 이발을 했는데 컷트하는데 1,000원, 머리를 감으면 1,500원, 그것도 외국인 수행자라고 보시한다며 돈을 받지 않으려 해 되레 우리가 보시한다며 억지로 웃돈까지 올려 이발료를 내고 나왔습니다.
미얀마의 발전과 더불어 변화해 가는 이곳 선원의 변신들이 자못 흥미롭고 기대하는 바도 큽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체력이지만 가능하다면 눌러 있고 싶은 곳,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매년 오고 싶은 나라! 이런 나라가 미얀마입니다. 매년 오지 못할 처지도 아닌데 무슨 미련과 집착인지, 선뜻 시행하지 못함에 의구심이 들고,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