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영주지역 불교문화유산 답사기’] 2. 영주지역 인문 및 불교유적 현황

본격적인 영주지역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과거 영주지역의 범위와 옛 지명, 그리고 역사적 사건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의 영주시는 1995년 영풍군과 영주시의 통합으로 9개동 1읍 9개면 199개의 리로 구성된 인구 약 11만 명의 도시다.

삼한(三韓)시대에는 진한(辰韓)의 기저국(己柢國)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삼국시대에는 지금의 영주와 순흥이 각각 고구려의 내기군(奈己郡)과 급벌산군(及伐山郡)이었으며, 통일신라시대에는 영주시는 내령군(奈靈郡), 순흥은 급산군(岌山郡), 풍기는 기목진(基木鎭)으로 불렸다. 이후 고려시대에는 영주는 강주(剛州), 순안현(順安縣), 영주(榮州)로, 순흥은 흥주(興州), 흥령현(興寧縣), 순흥부(順興府)로, 풍기는 기주(基州)로 불리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영천군(榮川郡), 순흥도호부, 기천현, 풍기군으로 변천하였다.

통일신라 때는 삭주(朔州)의 군에 속해 있었으며, 조선 전기까지 현재의 안동과 봉화, 예천 등의 일부 지역이 그 관할에 있었다.

현재 영주시는 북으로는 소백산맥, 동으로는 태백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으며, 남으로는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흐르고 있다. 또한 북으로는 충북 단양군과 강원도 영월군, 동으로는 봉화군, 남으로는 안동시, 서로는 예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영주는 예부터 영남의 인적 물적 교류의 관문으로 문경의 새재와 함께 죽령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부석사 인근에는 강원도 영월과 태백으로 이어지는 마구령이 있어 이곳도 중요한 교통로 중 한 곳이다.

영주지역의 인문환경을 살펴보면 북쪽에 위치한 단양군의 구석기 유적으로 볼 때 이곳 또한 그에 상응하는 유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는 관련 유적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에 영주시 봉현면 대촌리에서 신석기 유적이 확인된 바 있다.

청동기 시대에는 영주지역에도 상당한 무리를 이룬 집단이 거주했을 것으로 보이는 지석묘와 암각화를 비롯하여 다수의 청동기 유물 들이 출토되고 있다.

삼국시대의 영주지역은 서기 156년 지금의 조령(鳥嶺)이 개통된 데 이어 158년에는 죽령이 열렸다. 그러나 죽령의 개통 시기에 대해서는 일부 이견이 있지만 이후 신라가 발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곳임은 부인할 수 없다.

《삼국사기》 등에 따르면 영주지역은 한때 고구려의 영토였다고 밝히고 있는데, 순흥 읍내리 고분벽화와 같은 관련 유적이 남아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고분의 벽화 그림 중 뱀을 붙잡고 달리는 인물상의 경우 중국 길림성(吉林省) 집안현(集安縣) 여산(如山)에 있는 고구려시대의 벽화고분인 각저총에 등장하는 씨름하는 인물의 얼굴과 매우 닮아 있어 당시 고구려 문화의 유입 및 정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죽령과 더불어 고구려의 영토에 편입되었던 영주지역은 소지왕대인 5세기경에 신라의 영토로 북방전진 기지로 자리 잡게 된다. 이와 관련 《삼국사기》에는 몇 가지 사건이 등장하는데, 이는 향후 신라로의 불교 전래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즉 소지왕대에 왕이 조령과 죽령 지역인 선산과 영주에 친히 행차하여 지역민들을 보살피는 기사가 그것이다.

한편 현존하는 혹은 그 흔적이 남아 있거나 기록으로 전하는 영주지역 불교문화유산의 전반을 살펴보면 표1, 2와 같다.

이밖에도 소백산의 여러 골짜기와 영주시에는 삼국시대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사찰과 절터가 현존하고 있다. 영주시에는 현재 부석사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60여 곳의 사찰과 폐사지가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표 1)영주지역 석불현황

표 2)영주지역 석탑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