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맑고 밝은 이야기] 49 – 스스로에게 던지는 잠언일 뿐

불쌍한 실수 연발자

밥을 먹다 실수로 수저를 떨어뜨립니다. 식탁 밑으로 떨어진 수저를 찾기 위해 살짝 앉다가 일어섭니다. 머리에 쿵하고 테이블을 거의 뒤집을 뻔합니다. 국이 넘치고 그릇도 조금 자기 위치를 이탈합니다.

식사를 하려는데 화장실 문이 열려 있습니다. 서둘러 빨리 다녀오려고 화장실 문을 급하게 빨리 세게 닫습니다. 너무 세게 닫아서 옆에 붙어 있던 액자를 떨어뜨립니다. 큰 소리에 모두들 주방에서 나옵니다. 액자 유리 파편을 주우려다가 발에 유리가 밟혀서 피가 납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집에 일찍 가겠다고 속력을 냅니다. 살짝 눈이 내리는 듯합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우회전하다가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급하게 핸들을 돌렸는데 글쎄 차가 미끄러집니다. 편의점 옆에서 맥주를 하는 사람들과 부딪히고 맙니다. 얼른 차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다시 뒤차가 박습니다. 문까지 안 열려서 소방서에서 올 때까지 차에서 꼼짝도 못합니다.

실수와 불운의 연발입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입니다.

뭔가 좋은 일을 급하게 하려다가 실수로 사고를 치는 사람이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그렇습니다. 애초의 의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가 나빠서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내는 실수와 불운으로 인한 사고는 방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공통적인 한 가지 잘못을 고치면 되기 때문입니다.

실수를 저지르는 우리들은 ‘자기가 무엇을 하려는 지에 대한 목적’만 알고 ‘그걸 제대로 잘 하기 위한 방법’을 궁구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만 알고 다른 한 가지는 생각도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불상사들입니다. 조그만 작은 일을 잘하려다가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들은 모두 다 이런 이유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것’만 하려고 하지 말고 이걸 하게 되면 생길 수 있는 잘못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신중함과 조심성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식탁에서 수저를 주을 때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측해 보고 수저를 찾아 머리를 들 때 서서히 조심해서 일어서면 됩니다. 그렇게만 하면 테이블을 머리로 들이박거나 테이블을 손으로 잡아 흔들리게 하지 않습니다. 몇 초 차이 안 나는데 굳이 서두를 필요 없이 화장실 문도 천천히 닫고 혹시 잘못해서 떨어뜨리는 게 없는가 봐야 합니다. 운전도 아무리 빨리 가고 싶어도 그건 욕심일 따름입니다. 도로 노면 상태도 보고 보행인들도 보며 기타 위험요소도 체크를 해야 합니다. 물론 같이 타는 사람들이 ‘승차감’도 배려하면 더 좋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고려하고 배려하고 신중하게 일을 하면 적어도 불운한 ‘실수 연발자’는 되지 않습니다. 하나만 하면 얼른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바보 같은’ 집착에서 얼른 벗어나야 합니다. 어떤 일 하나도 독립적으로 하나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그와 관련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꼭 되짚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인생의 모든 일은 그물처럼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공자 왈

세상에 참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다 할 수 없습니다. 다 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니 꼭 하고 싶다면 그냥 할 수 있는 것이라도 하세요. 그것만 잘해도 어쩌면 충분합니다. 뭐 그리 많은 것을 잘하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다고 제대로 잘 되지도 않습니다.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됩니다.

하나를 잘하게 되면 다른 하나도 해보십니다. 그렇게 조금씩 늘려 나갑니다. 언제까지나 할 수 있는 것 하나만 해서는 안 됩니다. 또 틈틈이 잘 못하는 것도 해봐야 합니다. 그냥 이것만 할 테니 내버려 두세요라는 식으로 지내면 안 됩니다. 할 수 있는 걸 해서 잘하게 되면 이제 다른 것을 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언제까지나 유치원만 다닐 수는 없잖습니까? 초등학교도 중고등학교도 대학교도 한 번 가보세요. 잘 할 수 있으면 석박사도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 잘 못하는 것도 하나둘씩 해봐야 합니다.

돌이켜서 한 번 잘 생각해 보세요. 처음부터 잘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지금 제대로 잘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처음부터, 아니 예전에도 잘했던 것이었나요? 다 조금씩 하고 싶은걸 배워서 잘하게 된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못하는 것도 배우면서 해봐야 합니다. 맑고 밝은 마음으로 배우고 그리고 익혀 나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여러분도 모두 이렇게 살아왔던 것입니다. 이것이 공자가 말씀하신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의 의미입니다.

지금 맑고 밝은 마음으로 무엇을 배우고 익히고 계신가요? 오늘부터라도 잘 못하더라도 좋은 일 하나 찾아서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기부도 좋고 재능기부도 좋습니다. 뭐든 좋으니 일일일선(一日一善)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가만히 두고 온전히 봐야 하는 이유

요즘 주변에 도인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도를 깨치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사람의 말이 참으로 분석적입니다. 그렇게 어느 하나도 온전히 가만히 두고 그윽이 가만히 보거나 들을 줄 모릅니다. 그저 자기만 잘났다는 듯이 어린아이가 칼을 잡은 듯 ‘대상’을 갈기갈기 찢어놓습니다. 그러고는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통합’을 이야기합니다. 온 정신이 해체에만 몰두해 있을 따름입니다. 통합을 위한 해체라고 하지만 실제로 통합된 것은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해체는 그저 해체일 따름입니다.

사람의 생명의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을 찾기 위해 온 몸을 다 해부해도 결국 찾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순간 생명의 정체는 찾지 못한 채 한 생명이 덧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의 생명은 그렇게 해체되면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습니다. 마음을 아는 게 깨우침이고 그게 도입니다. 일체유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그렇게 해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비분별을 떠난 공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고 하면서 참으로 잘도 쉽게 말하고 쪼개고 삽니다. 무엇을 위해 그러는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