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이름으로!

한 여신도에게 왜 그렇게 그 승려를 쫓아다니느냐고 물었습니다. 세상에 외롭지 않은 사람이 없나 봅니다. 그런 여신도는 관심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나 봅니다. 그런데 절에 갔더니, 한 승려가 관심을 가져주고 이야기를 들어줘서 정말 좋았다고 하더군요. 그게 왜 좋으냐고 했더니, 그냥 남도 아니고 믿음이 가는 성스러운 사람이 다가와서 그렇다고 합니다. 꼭 마치 부처님이 다가와서 관심을 가져주고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가끔 그 승려가 부탁도 하는데 안 들어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왜 거절할 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부처님이나 다름없는 부처님 제자(?)가 부탁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어요?”라더군요. 승려는 수행자거나 성직자이지 부처님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분은 같은 말을 반복하더군요.

거의 결혼 앞둔 콩깍지가 씌인 신부 같은 말을 되뇌는 그 분은 부처님이 말한 신심을 가진 것일까요? 아니면 외로워서 맹목적으로 기대는 걸까요? 승려들이 그걸 알고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 그거야 말로 공공연한 비밀일 듯합니다. 모르고 그렇다면 운 좋은 바보겠지만, 한국 불교의 현주소가 어쩌면 여기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웃종교 천주교 보스턴 대교구에서는 수백 명의 신부들이 아동 성추행과 성인과의 성교 등을 해서 사회적 물의를 계속 일으킨 바 있습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이제 이웃 나라 이웃 종교만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즈음에서 더 늦기 전에 ‘청정비구’ 문제를 다시금 되짚어야 하지는 않을까요?

보이차로 만든 장식용 주전자.

안목을 키우기 위한 Q&A 게임(1)

Q
돌이가 해외에 봉사활동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철수, 영희, 순이, 돌이 등이 모여 조촐하게 ‘환송회’ 잔치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서로 못 다한 이야기도 하고 덕담도 하며 ‘안전’과 ‘건강’이라는 말을 줄기차게 하면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준비를 맡은 철수가 아침부터 매우 바쁩니다. 슈퍼마켓도 가야 하고 요리도 해야 하며 또 다른 일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순이가 더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자기 먼저 집에 가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철수는 순이에게 잔치 다 끝나고 가면 어떻겠느냐고 합니다.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노래방도 갔습니다. 모두들 덕택에 잔치도 잘하고 밥도 잘 먹고 모두들 저녁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정도 뒤에 전화가 왔습니다. 순이가 집으로 운전해서 가다가 빙판길에 차사고가 났습니다. 다행히 순이는 전혀 다치지 않았고, 상대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자동차가 3주 진단을 받을 정도의 손상을 입고 바로 수리소에 보내졌습니다. 그런데 대뜸 순이가 철수에게 공격을 합니다. “왜 아침에 간다고 했는데 못 가게 했니? 너 때문이야!”라는 원망 섞인 목소리였다고 합니다. “이런 일을 당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철수에게 제가 뭐라고 했을까요? 여러분들이라면 뭐라고 하실 건가요? 이런 질문을 통해서 안목을 함께 키워보시지 않겠는지요?

보이차 칠자병차 포장 염색 천 주머니.

A
어떠한 정답도 없습니다. 아니 정답이 수백 개가 넘을 것입니다. 아니, 그 가운데도 정답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양한 답이 나와도 사실 그 가운데 한두 가지만 채용될 뿐입니다. 지나고 나서야 그게 정답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겠죠. 그래서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공부해 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서 만들어 본 질문입니다. 부족하지만 제 답변과 훌륭한 도반들의 답변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밤에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운전하니 사람은 크게 안 다치고 차만 손상된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아침에 가서 쌩쌩하게 달렸으면 친구들과 이야기 못한 것도 아쉬웠을 것이고 당신도 크게 다쳤을 수도 있다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불행한 사고가 나면, 항상 불행 중 다행을 찾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안 다쳐서 감사하고, 차가 대신 다쳐줘서 미안하면서도 정말 고맙고,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 안 다치거나 안 죽어서 너무 감사하다고요. 항상 고마움을 잊지 마세요. 위기란 날 부정적으로 몰고 가는 감정으로부터 당당히 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2.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은 우리만 모를 뿐, 나와 무관하게 갑자기 생긴 게 아닙니다. 모두 인과응보라는 인연법, 즉 연기에 따른 것입니다. 워낙 뿌린 씨가 많아서 실제로 어떤 결과가 언제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 아무도 모를 뿐입니다. 좋은 일을 그리 안 했으면서 어떻게 절대 내겐 ‘사고’ 같은 게 안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나요? 그래서 사고가 났는데 스스로는 반성하지 않고 도리어 어찌 남을 원망하나요?

결국 이번 사고에서도 그 병을 못 고치면 더 큰 사고가 나고 결국 병이 들게 됩니다. 내가 들면 좋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고 죽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반성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였을 때 놀라운 인과가 새롭게 생기기도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액땜’이라고 하는 그것입니다. 교훈을 얻었고 슬기롭게 스스로를 참회했으니 더 이상 그런 일이 안 생길 듯합니다. 아니 좋은 일도 올 듯합니다. 전화위복을 했으니 말입니다.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3. 남을 원망하는 그 마음에 이미 ‘갑질’이 있습니다. 스스로 ‘갑’이 되지 않고서야 그런 자만심이 없지 않고서야 어찌 그렇게 쉽게 남을 원망할 수 있나요? 남을 무시한 것이며 함부로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자만심으로 배려를 상실했으니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겁’마저도 상실한 것일 수 있습니다.

안하무인이 되어버린 스스로를 돌아보세요. 정말 당신은 ‘잘난’ 사람인가요? 잘난 척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누가 뭐라고 해도 19세 이상의 성인인 이상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남 탓’을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입니다. 또한 수용성,  즉 ‘받아들임’ 역시 전혀 없는 것입니다.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지금 누구에게 철없이 ‘어리광’이나 부리고 있는 지를요. 스스로 또 죄를 짓는 것일 따름입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