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책임이 아니라는 사람

얼마 전 도반이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 도반에게 폐를 끼친 가해자(?)에게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그냥 교훈적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곳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그냥 ‘남’ 탓을 하고 맙니다.

스스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에서 할 건 하고, 그 외의 부분에서 못하는 걸 남(상사  등)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일단 자기만 살짝 피하고 봅니다. 자기가 ‘총괄’이라면서 자기 말만 들으면 된다고 호언장담한 것은 사라졌고, 조금 불리하다 싶으면 자기는 권한이 없다고 합니다.

계약 주체는 ‘보스’이고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도반은 ‘보스’를 좋아해서 간 조직에서 ‘총괄’에게 당한 것입니다. 뭐,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고 나서도 전혀 창피함을 모른다면, 아니 참회하고 고치지 않고 남 탓으로만 돌린다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저부터 이런 일 안하도록 다시 마음을 다져야겠습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돈 이야기한다고 비난하는 사람

얼마 전 한 분이 같이 일할 ‘작가’가 필요하다고 해서 외국에서 한 달 간 잠시 귀국하는 도반을 소개했습니다. 기존과는 다른 형태로 작가 역시 만족하며 공생하며 새로운 꿈을 함께 키우겠다고 해서 세 번이나 만났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이틀은 하루 종일 일했습니다. 그런데 말과는 달리 결국은 관례대로 돈 몇 푼 주는 그런 계약을 하자고 합니다.

관례는 서로 친해졌을 때 하는 계약인데 굳이 사업 처음 하는 이들과 할 필요를 못 느낀 도반은 그래서 안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다른 곳에서 이미 그보다 많이 받기로 하고 귀국한 걸 제가 애써 소개해줬는데, 한국에 와서 좀 많이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3일이나 일을 같이 하고도 차비조차 안 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서 말을 하니, 말만 미안하다며 자기도 소개한 것뿐이라며 이 역시 남 탓으로 돌립니다.

결국 도반은 제 소개가 있고 해서 돈 한 푼도 못 받았지만, 그냥 좋게 끝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려오는 말은 제 도반을 ‘돈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다른 곳에서 실실거리며 비난했다고 합니다. 잠시라도 좋아했던 사람이 인색한 것도 모자라 스스로를 잘못을 모르고 남 탓을 하며 거꾸로 비난을 하는 사람이라는 게 많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다시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소개를 해달라고 한 적도 없고 잘못도 없다”고 하며 전화를 먼저 끊습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우리 같은 사람은 깊이 숙지해야 할 일 같습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네팔 포카라 시내 비둘기 광장에서 일을 하던 한 여인이 비둘기 모이를 꺼내놓고 먼 곳을 쳐다보고 있다.

일을 대충하고 도망가려는 사람

저 역시 일을 대충 해놓고 도망치려고 했나 봅니다.
일이 아직 끝난 게 아닌데 대충 끝내려 했습니다.
끝낼 수 있는 일이었는데 도망치려고 했으니 비겁하고 나약한 것입니다.

그리고 근면하거나 성실하지도 못했고 참으로 무책임했습니다.
일에 나약하지만 이제는 나약하게 굴지 않겠습니다.
당당하게 제가 한 일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지겠습니다.

여러분도 각오하세요!
저 역시 각오하고 있습니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네팔 포카라 시내에서 가스 공급을 기다리는 여인.

걱정하지 말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하세요
일이 많습니다. 이전에도 지금도 그래서 나중에도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문제도 많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안 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걱정해도 하나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힘만 더 들 뿐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걱정을 안 한다고 해서 문제가 없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굳이 걱정할 일이 아니기에 꼭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닌 줄 압니다. 그렇게 걱정을 그만두면 문제라고 여겨진 것들은 하나둘씩 걱정과 함께 사라지곤 합니다.

위의 걱정이라는 단어 대신에 욕심을 넣어보면 똑같은 문장이 또 하나 성립합니다. 오늘 매우 바쁘다는 한 분을 만났습니다. 아니 자주 만납니다.
그런데 잘 보면 오늘날이 아닌 지난 몇 년 전의 제 자화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전 요즘 거의 걱정도 없고 욕심도 안 부리고 있는 듯이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굳이 할 일도 많지 않습니다. 아니 일 만한 일이 없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 같습니다. 그냥 여느 때처럼 ‘할 일 하면서’ 마음 편하게 어쩌면 나른하게 오늘을 보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를 마치지만 일과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침묵이라는 이름의 대답

언제나 글(읽기 포함)을 쓰거나 말(듣기 포함)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걸 해야 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굳이 때를 정하지는 않기에 그건 언제나 case by case입니다.

모든 말에 대답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며
반드시 말로 정답을 따로 이야기할 것도 아닐 때도 있습니다.
때때로 ‘침묵’도 ‘묵언’이라는 말로 또 하나의 정답으로 충분합니다.

말 같지 않은 물음에 식상해 버리면서도
지금도 꼭 대답할 가치가 있는 ‘물음’을 기다리며
도반과의 새로운 만남에 설렙니다.

도반이 가족이고 이웃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아니 제 주변의 모두가 제 도반이며 스승입니다.
저만 몰랐고 그런 저이기에 이젠 알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간절하게 하나씩 배우고 또 하나씩 전합니다.

함께 하는 도반들에게.
함께 하는 것만으로
이미 대화(소통, 교유, 교류 포함)는 시작되었습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