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보다가
괴기공포영화를 보면, 갑자기 오싹해진다.
본다는 것은 대상화한다기보다는
자기화하는 교감을 뛰어넘는 전이가 있다.
같이 무서워하고 심지어 동공이 축소되기까지 한다.
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일이기도 하다.
이미 남의 일이 아니기에 그렇다.
나와 관계된 것은 ‘나’의 일이고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시청’이라는 것이 현재의 나이다.
그러기에 ‘나’라는 것이 없으면서 ‘나’의 주인이기 위해서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인생은 무대와 같다.
1장1막이 끝나야 2막이 시작된다.
1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2막은 1막의 악순환이 될 따름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연기를 본다.
‘연기’를 중점적으로 보면 아무리 봐도 ‘오싹’하지는 않는다.
가끔 실소나 ‘썩소’ 또는 어색한 연기에 ‘비웃음’으로 오해될 수 있는 미소도 나온다.
사람 앞이면 할 수 없는 부정적인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스트레스’를 엄한 곳에 푼다.
하지만, 놀랍게도 스트레스는 줄고 아무도 피해 받은 이는 없다.
나도 건강하다.
불필요한 전이도 막고 필요한 대상화는 활용한다.
‘시청’에 대한 긍정적인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모든 우리의 활동은 응용이 가능하다.
이미 내 앞에 펼쳐진 상황은 ‘나’와 ‘무관’하지 않다.
나를 둘러싼 환경 모두가 바로‘나’이다.
그 어느 하나도 함부로 버릴 수 없다.
내 앞에 있는 이유를 알고 풀고 긍정적으로 활용까지 해야 진정한 의미의 2막은 시작된다.
그렇게 이미 나였던 것을 아니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일이 ‘수행’이다.
‘인생’이며 ‘삶’이다.
이렇게 마음먹었을 때 모든 것은 내 앞에 있었고 나를 잃어버린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게 나이다.
내 몸이다.
내 마음이다.
그렇게 난 ‘나’를 알아간다.
나, 가족, 친구, 친지, 이웃 모두 나 임을 알아가면서 난 잠시 외면했던 ‘나’와 기쁜 상봉을 하게 된다.
그렇게 나를 알아가며 모두가 나라는 것을 감추지 않겠다.
앞으로는 내 마음을 속이지 않아야겠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2
그런 몸(육체가 아닌 마음의 의미를 가진 몸)에 대한 인식으로 다시 텔레비전을 본다.
귀신이 나와도 ‘피식’웃는다.
화장 참 잘했는데…….
매일 만지는 스마트폰이 뭔지는 안다.
하지만, 수많은 앱 가운데 우린 단지 몇 십 가지만 사용한다.
충분히 활용조차 못한다.
우리 몸도 그렇다.
내 주머니 안에 있는 물건이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잘 쓰는지도 모르면서 지내기에
우린 우리의 몸에 대한 매뉴얼조차도 만들고 있지 않다.
그런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이 바로 ‘수행’이다.
난 오늘도 나에 대한 사용설명서를 만들고 있다.
그런 순간 텔레비전을 끄고 PC 앞에 앉는다.
가서 “써야지”라는 마음을 낸다.
그러면서 몸을 일으킨다.
이미 내 몸(마음의 몸)은 PC 앞에 있고 그걸 육체가 바로 현실화한다.
주저함도 없이 움직인다.
거기까지 장애도 없다.
그리고 글을 쓰고 있다.
나도 잘하는 게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알량한 ‘열등감’을 수용하면서
이렇게 ‘자랑질’을 한다.
하지만, 생각의 흐름을 징검다리 돌처럼 끊어 놓는 일들이 주는 쾌감을 안다.
상쾌한, 혈을 누르는 안마와 같이 난 지금 시원하다.
온몸에 솟구치는 상쾌함이 아침 공기보다 시원할 정도다.
이런 작은 깨침들이 주는 희열로 난 ‘자랑질’을 감행할 수 있나보다.
내 ‘희열’을 같은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이가 있다면 내 도반이다.
아니 나다.
그렇게 나를 확장시켜가며 ‘우리’의 범주를 확장한다.
육체가 아닌 인식의 확장으로 우리는 육체가 아닌 마음을 섞어간다.
하지만 ‘기쁨’이 아닌 삶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승화’시키는 이가 있다면 스승이다.
나이면서도 스승이기도 하다.
그렇게 교학상장을 하면서 난 나를 제자로 스승으로 섬긴다.
모두 나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