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삼계란 무슨 의미인지요. 예불을 할 때면 삼계도사 사생자부를 하게 되는데 그 정확한 뜻을 알고 싶습니다. |
답; 삼계(三界)란 불교의 세계관으로 우리 중생들이 윤회하는 세계, 곧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를 가리킵니다. 욕계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중생계로, 음욕(淫慾)과 식욕(食慾), 수면욕(睡眠慾)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욕망의 세계이지요. 이 욕계를 다시 세분하면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으로 육도(六道) 세계라고도 합니다.
이곳 중생들은 마치 목마른 사람이 짠물을 들이키는 것과 같아서, 소금물을 마시는 순간에는 잠시 갈증이 사라지지만, 곧바로 더 많은 물을 찾게 되듯, 중생의 욕심도 끝이 없어서 갈수록 더 큰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이제 이만하면 됐다’는 만족의 한계를 찾지 못해서 일어나는 요즈음 일련의 사회적 병폐를 보면서 욕계 중생들의 아픔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색계는 욕계 바로 위에 있는 세계로, 비록 앞의 세 가지 욕망은 여의었지만 육체라는 물질적인[色]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색계라고 합니다. 이곳은 욕망을 벗어버린 청정한 세계이지만, 물질적인 것은 인과 연의 화합이므로 언젠가는 없어진다는 한계적인 생명을 가지고 덧없는 삶을 살아가는 세계이기도 합니다.
무색계란, 욕망은 물론이고 물질적인 육체의 속박까지도 초월한 최상의 영역으로, 정신만이 존재하는 고도의 관념적인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가장 높은 곳을 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욕계, 색계와 같이 육체적인 고통은 없어졌지만[非想], 정신적인 번뇌까지 완전히 소멸한 상태가 아니기[非非想] 때문에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법화경에서는 ‘화택(火宅)’이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마치 불타는 집과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 비유한 것입니다.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나듯이, 우리는 이 삼계에서 수행할 수 있고 또한 성불도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는 삼계에 태어난 것을 한탄하기에 앞서, 부처님과 같은 대도사(大導師)를 만난 인연을 더욱 소중히 생각하고 열심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지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바로 이 삼계의 대도사로 오셔서 중생들로 하여금 삼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까지를 자상히 일러 주신 분이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