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고집스런 성격으로 남편과 자주 부딪치게 되네요?
불자로서의 생활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 스스로는 그렇게 고집스런 성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남편과는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투게 되네요. 그럴 때마다 혼자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답>아름다운 화음은 서로 다른 소리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불교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생명 있는 것이라면 모두 평등하게 그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제각기 모양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 세상은 조화롭고 또한 풍요로울 수가 있는 것이지요. 마치 백가지의 풀이 모두 약이 될 수 있는 것은 각기 다른 성분을 가졌기 때문이듯이, 한 가지 풀만 달여서는 결코 좋은 약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쓸모가 있기 위해서는 서로가 같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여러 가지 꽃들이 다르므로 더욱 아름답고, 사과와 배도 그 맛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물은 각기 개성을 지녀야만 좋은데, 왜 사람만은 똑같아야 할까요? 어째서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지면 안 되는 것일까요?
이 세상에 모두가 하나같이 똑 같은 의견을 갖고 살아간다고 상상해 봅시다. 얼마나 싫증이 나고 단조로운 세상이 될 것인지를! 오히려 모든 사물들이 제각기 다른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세상은 살맛나고 더욱 조화로울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생각이나 명령에 복종하고 따르는 것의 반만큼, 아니 그 몇 분의 일 정도라도 상대방을 배려해 준다면, 결코 큰 소리가 난다거나 다투지 않게 될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자기 자신에게는 얼마나 잘 순종하고 있는지를. 춥다고 느끼면 거기에 맞추어서 따뜻하게 해 주고 반대로 덥다고 하면 금방 시원하게 해 줍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생각은 전부 옳다고 따라 주면서, 왜 상대방의 주장과 의견은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지요.
아름다운 화음(和音)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제각기 음정(音程)이 달라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알토와 소프라노 그리고 바리톤과 테너가 각기 자신의 음정으로 힘껏 소리를 내어야만 화음이 이루어집니다. 만약 알토가 옆의 소프라노에 동화되어 비슷한 소리를 내게 되면, 오히려 불협화음이 됩니다.
결국 아름답고 듣기 좋은 화음은 제각기 다른 소리에서 나오는 것임을 명심하고, 내 생각과 같지 않은 남편의 의견도 존중해 주면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히 그 마음이 전달되어, 거사님 또한 보살님에게 맞추고자 노력하게 될 것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