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문화유물 제13호. 평양시 만경대구역 용봉리
고구려 창건, 조선 중기 중건
영명사 법운암은 평양시 만경대구역 용봉리 용악산(龍岳山) 중턱에 있다. 대동강 부벽루에 있던 영명사(永明寺)의 부속암자이다. 북한의 국보문화유물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용악산은 평양8경중에서 ‘룡산만취’로 불릴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울창한 숲과 기암 등으로 산세가 예사롭지 않으며 앞으로는 순화강이 흐르고 멀리 평양시내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법운암의 창건연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법운암불형전답단월사적비》에 의하면 고구려 시기에 창건되고 조선 중기에 중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암자 주변의 기단을 쌓은 양식이 고구려 성곽과 유사하고 주변에서 고구려 시대의 와편 등이 발견되고 있어 고구려시기의 사찰임을 알 수 있다.
법운암은 용악산 중턱의 가파른 경사지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그 터가 매우 비좁아 전면에 4단의 화강암 축대를 길게 쌓아 본전 터를 마련하였다. 본전 주위로 나한전, 독성각, 요사채, 산신각 등 5동의 작은 도량들이 지형에 맞게 배치되어 있다. 본전 마당에는 고려시기 것으로 추정되는 아담한 오층석탑 1기가 서 있다.

본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익공양식의 팔작지붕집이다. 건물구조는 앞뒷면의 양식을 달리해 지은 것이 특징이다. 앞면은 긴 툇마루를 형성하고 겹처마에 2익공식 공포로 꾸몄으며, 후면과 양쪽면의 뒤쪽은 홑처마에 단익공으로 처리하였다. 본전의 내부는 고주를 세워 중보를 받게 하였으며, 천정은 통천정이고, 바닥은 우물마루와 함께 온돌로 처리되어 있다. 본전에는 작은 비로자나불이 봉안되어 있다. 또 본전 팔작지붕의 네 모서리에는 기왓장을 수북이 쌓아올려 독특한 모양의 장식을 하여 눈길을 끈다.
칠성각은 정면 3칸, 측면 단칸의 팔작지붕이며, 산신각과 독성각은 단칸으로 규모가 매우 작다. 법운암은 한 때 김구선생이 머물렀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일인들이 본전 뒤쪽에 유곽을 짓고 유흥장으로 사용했던 것을 해방 후에 철거하였다고 한다. 법운암 주변에는 수령 수백년의 은행나무들과 느티나무가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법운암은 2003년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불교계가 공동으로 시범단청을 실시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