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기 고양에 있는 육군 제1공병여단 법왕사 법회를 한 달 4주 가운데 3주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 제11보급대대 관음사 법회도 3주를 돌봐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어찌해 볼 도리가 없어 가까운 사찰을 찾아 지원을 요청했다.

그런데 스님이 10분이나 사시는 큰절에서는 당신들의 법회 때문에 안 된다고 하고, 7분이 사시는 절은 문지방이 얼마나 높은지 주지스님을 만날 수조차 없었고, 3분이 사시는 절에서는 스님 법회 나가게 하려면 한번에 10만원은 줘야 해서 어렵다고 하고, 또 다른 절은 수계법회나 초청법회는 몰라도 매월 나가기는 어렵다고 했다. 모두 거절을 당한 것이다.

그 후, 누군가로부터 ‘스님은 업(직업)으로 불사하지만 재가는 신심으로 한다’는 말을 듣고는 스님들에게는 법회 맡아달라는 청을 아예 접었다. 그래서 법사가 없어 법회를 못하는 장병들이 안타까워 기꺼이 군(軍)포교에 동참하신 원만·해봉·금강 비구스님, 수인 비구니스님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흔히 군대를 ‘포교의 황금어장’이라고 한다. 물 반, 고기 반에다 모두가 월척이니 황금어장인 것은 맞다. 그런데 이 어장은 불교 선단에게만 어획을 허락한 것이 아니다. 다른 배들은 어군탐지기를 갖추고 저인망으로 쌍끌이를 하고 있는데, 우리 불교는 통발도 아니고 미끼도 허술한 낚시를 드리우고 ‘잡아도 인과고 못 잡아도 인과’라 하고 있다면 심한 표현일까?

군 포교가 중요한 것은, 학생과 일반인의 포교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20대의 건장한 청년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군이라는 특수사회에서 의무적으로 한 가지 종교를 선택 신행활동을 해야 하는 기간이 존재한다는 점이고, 또 그 이후에도 군의 신앙전력화 방침에 따라 장병에게 1인 1종교 갖기 운동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우리가 이 기회를 저버린다면 한국불교가 지금 신(神)불교·기복불교·치마불교로 전락한 기현상을 바로잡는 일은 영원히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재작년 여름 땡볕 아래 정부의 종교편향을 규탄한답시고 지글거리는 서울시청 앞 아스팔트 바닥에서 30만 불자가 호궤합장하고 부처님께 벌을 서던 일을 해마다, 아니 날마다 겪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군 포교를, 논산훈련소 법당 불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재를 마치며> 이 연재를 마치면서, 남의 허물은 보지도 입에 담지도 말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야 함에도 그러하지 못한 것을 깊이 참회합니다. 또,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사례로 거론되었던 관계자 여러분께 혹시 누를 끼치지나 않았을까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지적과 비판은 남이 아닌 ‘우리’라는 일원으로서 한 하소연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호석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