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신경리용봉사마애불입상. 통일신라 799년. 높이 2.3미터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18호. 홍성군 홍북면 신경리.

용봉산은 나지막한 암산이지만, 평야지대에 우뚝한 홍성의 진산(鎭山)이다. 산의 남쪽엔 고려시대의 거대한 미륵불입상을 모신 미륵암이 있고, 북쪽에는 용봉사가 자리잡고 있다. 용봉사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왼편으로 높이 20미터 정도의 암벽이 있는데, 그 하단부에 부처가 서 있다.

마애불은 세모꼴의 얕은 감실 안에 중부조로 새겨졌으며 동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타원형의 상호는 크고 통통한 편이다. 가느다란 눈과 작은 입은 새침해보일 정도로 삐죽하고 광대뼈가 도드라져 있다. 왼손은 가슴 앞으로 올렸으나 깨어졌고, 오른손은 수직으로 길게 내렸다. 얼굴에 비하여 신체는 편평한 편이고, 갸름한 몸매는 4등신의 비례이다. 양어깨를 덮는 통견의 법의는 일정하게 타원형을 그리며 밑으로 처져있다.

마애불의 오른편으로 조금 비뚤어지게 새겨진 명문이 있다. ‘貞元十五年 己卯四月日 仁符 ○佛願大伯士元鳥法師 ○○徒官人長珍大舍’의 3행 31자로, 마애불을 조성한 시기가 소성왕 원년인 799년으로 확인된다. 광대뼈가 도드라진 조금 상기된 표정은 같은 시기 경주의 불상들과 비교할 때, 어딘가 순박한 느낌을 준다. 이는 명문에 ‘○○도관인’의 시주자가 밝혀져 있듯이, 8세기 후반의 지방관리나 세력의 미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용봉산 정상 부근은 백제 가람터로 알려진 너른 터가 있으며, 그곳에도 마애불 입상이 있다. 이 두 상은 거의 유사한데, 절 입구의 마애불을 모본으로 하여 후대에 정상의 마애불을 확대조성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