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북지리마애불좌상 통일신라 7세기 후반 높이 4미터

국보 제201호.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북지리.

영주와 봉화 지역은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지역이었고, 신라가 문물을 받아들이는 북쪽 출구였다. 이 때문에 당시 경주와는 별도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던 것 같다. 인근의 순흥에 5∼6세기의 고구려 고분벽화가 남아 있고, 영주 기흥동과 신암리의 마애불은 당대 경주의 고졸하고 평면적인 마애불과 달리 두툼하고 입체적이다. 삼존불 형식이나 본존의 의상 형태, 두광의 장식성을 볼 때 신라보다는 고구려의 특징이라 여겨진다. 또 이들은 중원 봉황리의 삼국시대 마애불상군처럼 산기슭에서 강과 들녘을 끼고 있는 삶터에 위치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곳 북지리의 마애불은 태백산맥의 거대한 병풍 아래 낙동강의 상류인 내성천변의 들녘을 끼고 앉아 있다.

마애불은 북지리의 호골산(虎骨山) 끝자락에 북동향으로 앉아 있다. 환조에 가까운 고부조여서 온몸이 도드라져 있는 셈이다. 현재 마애불은 전체적으로 떨어져 나간 부분이 많고, 민간신앙 때문인지 눈·코·입의 마모가 더욱 심하다. 게다가 최근에 세운 보호막 대문에 마애불의 표정을 살피기가 쉽지 않다. 통통한 상호는 소년상이며 다소 정적인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무릎 앞에서 바닥을 밖으로 내보이는 왼손이 여원인인 것으로 보아, 손상된 오른손은 시무외인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두광과 광배에는 작은 화불이 확인된다. 이 마애불의 오른편 암반에는 남쪽을 향한 자그마한 감실 삼존불과 삼층석탑이 얕은 저부조로 새겨져 있는데, 8세기 이후에 조성된 듯하다. 마애불 앞의 너른 공터에는 지림사가 들어서 있다. 물야면에서는 7세기 전반의 석조미륵반가상 하반신(보물 제997호)이 출토되어 주목을 끌었으며, 현재는 경북대학교박물관으로 옮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