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두대리마애삼존불입상 통일신라 8세기 후반

본존높이 3.3미터, 좌협시보살상 2.5미터, 우협시보살상 2.2미터

보물 제122호, 경상북도 경주시 율동 소재.

두대리 마애불은 경주의 서악(西岳)인 선도산 남쪽 벽도산(碧桃山) 자락의 중턱에서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두대리 율동마을에서 산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협곡의 흰 바위가 훤히 열리는 곳이 있다. 오후에는 특히 눈이 부실 정도이다. 가까이 갈수록 마애불은 이목구비를 뚜렷이 드러내고 탄력이 넘쳐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북서향으로 깎아지른 벼랑에 삼존불이 조성되어 있다. 좌협시보살상이 왼손에 정병을 든 관음보살인 점으로 미루어볼 때, 세지보살이 우협시를 이루는 아미타삼존으로 조성되었을 것이다. 본존은 협시보살상보다도 상 주위를 깊게 파서 몸 전체를 중부조로 볼륨을 내었으며, 광배 주변에는 불꽃 문양으로 장식하였다. 몸에 걸친 옷은 매우 얇게 주름져 허리곡선이 비치는 듯하고, 8세기 후반 신라조각의 풍만함을 보여준다. 손의 자세는 오른팔을 내리고 왼손을 가슴 앞으로 올린 모습이다. 왼손은 중지를 구부려 엄지와 맞대 아미타 구품인을 나타낸 듯한데, 오른손은 다섯 손가락을 편 채 손등을 보인다. 얼굴살이 탄력 있게 올라 새침하면서도 세련된 표정이 잘 살아 있으며, 5등신 정도의 신체비례를 보인다.

보살상은 본존보다 바위면을 편평하게 다음은 얕은 저부조이다. 각각 오른손을 들어 본존을 향해 엄지와 중지를 맞대었다. 얼굴표현은 입체감을 강하게 살리지 않았지만 넓적한 얼굴에 가느다란 눈매와 작은 입술이 마치 경주 미인을 보는 듯하다. 세 불상 모두 특이하게 양발이 밖으로 향하여 모듬발을 한 발레의 기본동작 같아, 그 포즈를 따라해 보면 재미나다.

마애불 앞은 ‘⊔’형의 예배공간이고, 마애불 주위로 목조전각을 지은 흔적이 남아 있다. 그 왼쪽으로 성주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들어서 있다. 마애불 아래로는 샘이 있는데, 역시 마애불 오른쪽의 산신각과 함께 벽도산의 산신령을 모셨던 성소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