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와다의 깨달음

Namo Tassa Bhagavaṯo Arahaṯo Sammā Sam Buddhassa

(그분, 존귀하신 분, 모든 번뇌 떠나신 분, 스스로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신 분께 예경 올립니다)

- 글을 시작하며(프롤로그)

본 글의 내용들을 설하신 붓다(Buddha)께, 그리고 빨리(Pali)어로 암송하고 구전하여 오신 테라와다(Teravada) 스님들께 거듭 존경과 감사의 예경을 올립니다.

특히나 본 졸고의 기틀이 되게끔 설법해주신 한국 테라와다 불교 이사장이신 삼장법사 진용 빤냐와로 빅쿠의 ‘깨달음’의 강의 내용과 인법 빤냐완따 빅쿠가 엮으신 ‘완전한 행복의 길’에 밝히신 깨달음의 내용들을 인용하도록 허락해주신데 대하여 심심한 존경과 감사의 예를 올립니다.

위의 내용을 첨삭하여 본고를 엮어감에 다분히 본인의 알음알이가 많이도 작용하였음을 밝히고 가능한 그 본뜻을 다치지 않으려 노력하였으나, 그러한 점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순전히 본인의 일천한 수행력과 부족한 표현 능력의 탓이지 결코 팔리 3장에 근거한 그 가르침과 위 두 분의 귀한 말씀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본 졸고의 내용은 목차의 내용대로 기술하였습니다만 너무 장황(?)하리만치 세세 밀밀하게 서술하여 읽으신 분들이 혹여 지루 하실까봐 걱정입니다. 부디 인내를 가지시고 깨달음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세워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본고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붓다께서는 ‘깨달음의 지상주의’를 가르치신 것이 아니고,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의 지혜의 증득에 따른 ‘지혜의 완성’과 그에 수반하는 바로 봄의 ‘정견의 확립’이라는 깨달음의 토양과 과정에 대해서 얼마만큼 중시하셨는가를 밝히는 글입니다.

과정을 무시한 완성은 없습니다. 이러한 견해로 읽어 가신다면 도움이 되시리라 싶어 들어가는 말에 붙입니다.

또한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지혜’와 ‘정견’을 갖춰 ‘깨달음’에 이르시기를 메타(Metta)를 보냅니다.

약수원 연방죽선원 법사 도이 합장

1. 어의(語意)와 붓다의 정의(定義)

이 세 마디 ‘깨, 달, 음’의 말뜻은 아무래도 우리 불자들은 고대 인도의 종교적 사상에서 그 뜻을 찾을 만 합니다.

세계의 각 나라마다 고금(古今)의 종교와 일반인의 생활에서 조차 널리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광범위하고 자세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다룬 것은 인도의 사상에서 찾아보는 것이 쉬울 것 입니다.

인도에서는 고따마가 깨달음을 얻어 붓다(Buddha)라 칭송되기 이전부터 깨달음(bodhi)이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깨달음, 그것은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살아있는 존재의 최고의 상태’, 물질적인 측면이 아니라. 정신세계의 상태를 지극히 추상적이며 모호한 의미로 인지되고 알려져 왔던 것이며, 수행이라는 덕목을 실천하는 인도 모든 종파의 수행자들은 그것이 어떤 경지인지? 어떠한 방법으로 이르게 되는지? 하는 것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확실히 정의되지 않은 깨달음을 목표로 각자의 방법대로 수행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이었기에 고따마가 붓다, 즉 깨달음을 이루어 세상에 나타났다고 하는 얘기가 퍼져나갈 때 사람들은 “붓다? 그것이 뭐야?” 하는 등의 의구심으로 묻고, 궁금해 하고, 생소하게 여기지를 않았습니다. 그들은 “붓다가 드디어 세상에 출현하셨구나!”라며 감탄했습니다. 고따마 붓다의 출현 당시 인도에서는 자칭 타칭 붓다라 일컫는 이들이 대략 2,000명에 이르렀고, 지금도 붓다라 자칭하는 이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고따마 붓다가 성취한 완전한 깨달음 앞에서 그들의 불분명한 깨달음과 불완전한 깨달음은 빛을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따마 붓다만이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음이 뚜렷하게 구분되기 시작하였던 것이지요.

그것은 이전까지 전혀 정립되지 않았고 알려지지 않았던 깨달음의 내용들이 붓다가 되신 고따마, 그분으로부터 처음으로 체험되고 성취된 것을, 곧바로 그 깊고 넓고 정밀한 정신세계의 체계가 정립되고, 유창하게 또한 논박할 수 없이 완전하게 설명되고, 실천체계가 갖추어지고, 그 실천에 의한 증명이 이루어 질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고따마의 깨달음의 과정은 어떠했으며 그분의 메시지는 무엇이며, 어떻게 시행해야 하는 것을 ‘공부하고자 하는’ 우리는 살펴야 합니다.

그분은 ‘깨달음을 위한’―우선 이렇게 설정해 놓구요― 선정수행에 이어 6년간의 고행 끝에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여 ‘감각적 쾌락과 쓰라린 고행’을 양극단으로 세우고 그것 두 가지를 다 버리며 중도(majjhima-patipada)를 외치시고, 그 길을 통해 정각을 이루시어 괴로움의 근원을 완전하게 소멸시킨 아라한(Arahant)이 되었고, 위없는 정등각(正等覺), 모든 천상과 인간의 위대한 스승 붓다가 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붓다께선 무엇을 깨달았는가? 가 핵심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그분은 중도를 발견하셨고, 중도를 통해 만물의 존재방식인 연기의 법칙을 깨달았으며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라는 존재의 실상을 통찰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를 3가지 측면, 즉 (1)알아야 할 것을 앎(saccana) (2)행해야 할 것을 앎(Kicca nana) (3)행해야 할 것을 행한 것을 앎(Katanana)― 12가지 양상 ― ‘4성제×3가지 사항’ ― 이란 입체적인 방식을 통해 있는 그대로 알고, 보고, 또다시 꿰뚫어 봄으로써 번뇌의 불이 모두 꺼져 버린 조건 지어지지 않는 경지인 열반(Nibbana)을 실현하셨던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빨리어 경장인 5부 니까야와 율장에서 전해지고 있는 붓다의 깨달음에 대한 개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