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익은 귤빛 햇살’과 ‘물결무늬 고운 바람’이 하필 학교 운동장에만 비치고 불어올 까닭은 없다. 그것이 인적 없는 산골이나 차량으로 북적이는 아스팔트 위엔들 어찌 불어오지 않겠는가. 그러나 사람은 사람과 함께할 때에야 비로소 사람이고, 기계의 날카로움이 잠시 멈추는 곳에서랴 우리의 마음은 진실에 감응한다. 그리하여 시인에게 그것들은 ‘토요일 오후’, ‘아이들의 꿈’이 여운으로 떠돌며 남아 있는 ‘텅빈 운동장’이라야 참으로 비치고 불어온다고 여겨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