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호 전의원이 부산불교방송 운영위원에서 해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법보신문 보도에 의하면 “불교방송 설립의 최대공헌 종단이자 불교방송을 지탱하는 기둥으로 조계종과 종단 대표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및 명예훼손을 하여 불교방송 운영위원 임면권을 가진 이사장 영담 스님이 12월7일자로 해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영담스님은 불교신문 인터뷰에서 윤원호 전 의원이 “법난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법률 제정 당시 법안 발의안에 보상규정을 두지 않아 현행법에 보상규정이 제외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윤원호 전의원은 “지난 2008년 10.27법난 특별법을 제정한 공로를 인정받아 조계종으로부터 불자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간의 평에 의하면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스님은 원칙과 소신이 분명한 분이고 본인이 방송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잘못된 것은 끝까지 추적하고 목을 따서라도 바로잡는 분이라 한다. 윤원호 전의원을 책임을 물어 징계를 하였으니 2008년 당시 윤 전의원에게 불자대상을 주기로 결의한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 스님들에게도 책임을 물어 징계를 할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일의 발단이 된 10.27법난위원회의 파행이 가관이다. 위원장은 “일부 위원들의 자격이 부적절하다”며 “내년에 국회의원 당선이 예상되는 인물로 신임위원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위원장에 대해 해당위원들은 “더 이상 위원장의 독단운영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위원장 해임을 결의했다. 교체대상으로 언급된 위원스님 중 한 분은 “내가 총무원장의 특명을 받은 사람”이라고 하여 10.27법난 위원회를 둘러싸고 조계종 내부에 갈등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살만한 발언을 했다.
10.27법난은 80년 신군부에 의해 저질러진 불교탄압만행이다. 2007년에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국가권력 남용사건’으로 규정을 하였다. 이것을 근거로 2008년 3월 ‘10.27법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법에 의하여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이후 조계종은 10.27법난으로 인하여 실추된 불교계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 하였고, 정부를 상대로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협의해왔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는 ‘나꼼수’이다. 사람들이 나꼼수에 열광하는 이유를 조계종 총무원이나 10.27법난 위원장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사건의 진실이 명백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괴담이라고 주장하는 권력자의 꼼수를 명명백백하게 공개해 주기 때문이다.
내곡동사저를 대통령은 몰랐다거나,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이나 거액의 돈을 받은 것은 비서가 한 것이라든가, 뼛속까지 친미라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한미 FTA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 외에도 국민들에게 조롱을 받는 꼼수가 즐비하다.
조계종도 4대강을 반대하고, 자성과 쇄신을 하고, 소통과 화합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꼼수에 불과하고 진실은 예산 삭감에서 비롯되었고, 소통이 아닌 불통을 하고 있고, 화합이 아닌 야합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10.27법난위원회의 이번 파동은 겉으로는 위원교체와 위원장 독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거액의 보상금을 두고 일어난 꼼수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박물관을 짓는다고 거액의 국고보조금을 받아 실제로는 총무원 사무실로 사용하듯이 10.27법난을 핑계로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받아 실제로는 다른 용도로 쓰려는 꼼수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만약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런 꼼수를 관철시키려고 이런 소동을 벌이는 것을 본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10.27법난은 분명한 국가권력에 의한 탄압이다. 이러한 부당한 탄압에 대해 저항하고, 진실을 조사하여 밝히고, 처벌할 사람은 처벌하고, 명예회복을 하고, 피해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빌미로 불교가 꼼수를 부려 자신들만의 이익을 관철시키려고 한다면 국민은 철저하게 불교를 외면할 것이다.
법난이라고 함은 진리가 탄압받고, 고통 받으며, 왜곡되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라는 종교단체가 국가권력에 의해 탄압받은 것을 법난이라고 소리 높여 외치지만 한 편으로 그 국가권력에 기대어 부역을 한 6명의 스님과 재가불자에 대해 조계종은 어떤 입장인지 묻고 싶다.
진정한 불교도라면 용산참사나 노동자의 부당한 정리해고, 나라를 팔아먹는 한미 FTA 협상 등 99% 중생의 삶이 탄압받고, 고통 받는 것이야 말로 법난이라고 규정을 하고 위법망구의 자세로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조계종이 그깟 보상금 때문에 이럴 리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설사 보상금을 받아도 그 돈을 서민을 위한 복지기금으로 출연을 하여 역시 중생을 사랑하는 자비의 종교임을 보여 줄 망정, 불교계의 사사로운 이익에 쏟아 붓는 꼼수를 쓸 리가 없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믿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