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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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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이구를 향한 전향 사업이 진행되었다. 이구는 대머리 중좌와 다시 마주 앉았다. “만약 휴전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겠소?”이구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남쪽으로 가겠다는 말도 하지 못했고, 북쪽에 남겠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먼저 옥아의 확실한 대답을 들어야만 했다. 중좌는 초조했다. 이구는 아무 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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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2-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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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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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이 36년간의 일제 식민통치하에 신음하는 국내 민중과 사실상 연락이나 유대가 없었고 따라서 일반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영웅으로 추대된 것은 어디까지나 이승만의 행운이었지만 맹목적이고 무지했던 대부분의 조선 민중들 때문이기도 하였다. 1945년 10월 중순 이승만이 귀국했을 때 그가 가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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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2-0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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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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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옥아는 조선과 중국 인민군의 우의를 다지는 9.18 승리의 날에 연단에 섰다. 슬프게도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슬픈 분이를 대신하기로 하였다. 관객은 모두 북조선의 인민군과 중국 항일 참전 용사였다. 그들의 말로는 조중연군의 잔칫날이었다.
삽화 염정우
“우리 항일 연군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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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1-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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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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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 19일 원산항에는 소련 화물선 푸가초프호를 타고 온 소련군 복장을 한 50여 명의 조선인들이 내렸다. 김일성이 이들을 이끌었고, 항구에서 그를 마중한 인물은 원산시 경무사령관 꾸추모프 대좌와 일부 국내 공산주의자들이었다. 이때 이후로 김일성은 사실상 북한의 지도자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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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1-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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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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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生 未明心 滴水 也難消‘금생에 이 마음 밝히지 못하면 물 한 방울조차 소화하기 어렵나니.’ 툇마루 문지방에 써 붙인 글귀. 회산, 순간적으로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구는 아직 그 글귀의 의미를 완전하게 알지 못했다. 이구는 눈을 감았다. 당연히 이 이상한 노인 앞에서 일상적인 말을 입에 올릴 분위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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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1-1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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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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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악은 용서할 수 있다. 그러나 눈물은 용서할 수 없다. 2.목숨을 버릴 때가 되면 바로 버려라.3.내일 죽더라도 글은 익혀라.
선생님, 옥아가 처음 칠판에 쓴 글씨였다.물론 그것은 옥아만 아는 글씨였다. 25명의 아이들, 많은 숫자였다. 글자를 익히기 위해 간도 송지 인근의 아이들이 몰렸다. 그녀가 집집마다 찾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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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1-0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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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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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막 같은 초가 안. 세 사람이 마주 앉았다. 명장사에서처럼 불빛이 흔들렸다. 그런데 옥아의 눈빛이 밝았다.“스님?”옥아가 회산을 불렀다.“난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지?”이구는 둘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아마 모르실걸요.”옥아는 웃고 있었다. 금방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저 뛰어난 생명력.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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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0-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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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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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잠이 들어 꿈에나 임을 보려 하니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과 풀 속에서 우는 벌레는 무슨 원수가 져서 잠마저 깨우는고? 하늘의 견우성과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을지라도 칠월 칠석에 매 년에 한 번씩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만나는데, 우리 임 가신 뒤에는 무슨 건너지 못할 강물이 놓여 있기에 오고 가는 소식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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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0-2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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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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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 옥아도, 분이도 총을 잡고 있었다.캄캄한 어둠 속을 낡은 트럭이 달리고 있었다. 일본군 트럭이었다. 그러나 그 트럭엔 옥아와 분이를 포함한 항일연군 병사가 타고 있었다. 그중엔 조선인 병사가 옥아와 분이를 포함하여 일곱 명이나 되었다. “기무라 부대 병력은?”“얼마 전까지 400명이 넘는 대부대였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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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0-1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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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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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방향, 서남쪽으로 뻗은 장백산맥. 그 장백산맥의 우두머리 산인 백두산은 험준했기에 항일 연군의 부상병들이 거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일본의 전면적인 대중국 침략전쟁과 함께 중국은 전면적인 항일 전쟁 시기에 들어섰다. 하여 중국과 동북 지역에 조선인의 항일 연합부대가 결성된 것이다. 항일연군 소속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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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10-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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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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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야마모토가 연단에 올랐다.옥아와 분이도 다른 여자들과 똑같이 연병장에 서 있었다. “군인 100명을 상대할 수 있는 자가 누군가?”그렇지만 기무라 부대엔 이미 100명의 군인이 있지 않았다. 세 명이 손을 들지 않았다. 옥아와 분이, 그리고 경주 아이 무연이었다. 야마모토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지나갔다. 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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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09-2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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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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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증명서>를 손에 넣은 옥아와 분이는 다시 트럭을 타고 기무라 부대로 달렸다. 옥아와 분이는 의무실에 누워 있었다. 계획대로 된 것이다. 이곳에 누워 있다가 도망친다면 발각이 늦을 것이다. 더구나 의무실엔 항상 졸고 있는 의무병 한 명만이 있을 뿐이었다.“저놈을 죽이면 새벽까지 아무도 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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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09-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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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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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옥아의 생활은 병사들의 이동 상황과 맞물려 돌아갔다. 군인들이 전장에 나가면 한가했지만, 돌아오면 수많은 군인들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날은 전장에 나가기 전의 주말이었다. 대개 주말엔 많은 병사들이 몰려와서 아침 9시부터 그 다음날 아침까지 병사들을 받아내야 했다. 밥을 먹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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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09-1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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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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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아는 목욕을 마치고 관리인이 건네주는 일본 옷을 말없이 주워 입었다. 이제 완전하게 일본군 위안부가 된 것이다. 위안소의 관리인은 50대의 조선인 부부였다. 이곳 위안부들이 거의 모두 조선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선 관리인의 말대로라면 이제 더러운 조선의 때를 모두 벗고 일본인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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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09-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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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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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에서 멀지 않은 병영. 관동군 소속의 기무라 대좌 부대였다. 그렇지만 이미 기무라는 중국군과의 전투에서 죽었다. 멀리서 대포 소리가 들렸다. 왜애엥 비행기가 지나갔다. 도대체 어느 나라 비행기인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이곳이 말로만 듣던 전장의 한가운데라는 사실이었다. 총소리는 끊이지 않고 사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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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봉규
| 2020-09-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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