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불자인 원로 영화인 한갑진 한진흥업 회장(사진)이 각종 영화 필름 및 장서 등 영화 관련 자료를 동국대에 기증했다.

한 회장은 12월 5일 오전 11시 동국대 김희옥 총장을 방문해 소장하고 있던 한국영화 필름 127편과 각종 대본, 포스터, 스틸사진, 영화기자재, 비디오테이프, 영화서적 등을 전달했다.

한진흥업(주) 한갑진 회장은 “영화예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동국대학교가 이 자료를 잘 보관하고 활용했으면 좋겠다”면서 “학생들이 한국영화사를 공부하는데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김희옥 총장도 “동국대학교는 한국 문화예술발전 특히 영화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대학”이라며 “70년대 영화산업을 이끄셨던 한회장님께서 기증해주신 중요한 영화사료를 후학들의 연구에 귀중하게 활용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번에 한 회장이 기증한 한국 영화 관련 자료는 연구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호국 팔만대장경> 등 불교 관련 영화는 보존 가치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또, 故 이만희 감독과 故 하길종 감독 등 한국 현대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던 감독들의 초기 작품 필름도 포함되어 있어 주목된다.

한 회장은 불교영상매체들이 생겨나기 전인 90년대에는 각종 불교관련 다큐멘터리를 직접 제작해 보급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 당시 제작된 작품들도 이번 기증작품에 포함되어 있다. <스리랑카 불교> <부처님의 세계> <한국의 불교> 등의 불교 다큐멘터리들이 그것이다.

신실한 불자이기도 한 한갑진 회장은 조계종 전국신도회 부회장, 봉은사 신도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특히 은퇴 후에는 불교관련 저서 저술에 매진하였다. 대표 저서로는 <알기쉬운 불교>, <인도와 불교>, <부처님의 생애>, <부처님의 생애와 가르침> 등이 있다.

영화사 한진흥업(주)은 1966년 설립되었으며, 1992년 마지막 작품으로 한국 영화사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조세희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 몬트리올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이혜숙)을 수상한 <은마는 오지 않는다>(1991),16회 대종상에서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난중일기>(1997) 등 총 90여 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외화인 <록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스팅> 등 2백여 편에 가까운 영화를 수입한 영화수입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