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소재한 태고종 승가사(주지 지성 스님)가 오늘(음력 8월 초하루·9월 19일) 법회를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승가사는 지난 98년 윤오월 4일 한국불교 최초로 소신공양(燒身供養)으로 육신등공(肉身騰空)의 이적을 시현한 충담당 원상 대선사께서 일제 말인 1940년 조국의 독립을 발원하고 대중포교의 원력으로 건립된 절이다

왕십리는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 개국과 한양천도의 주역을 담당했던 무학대사의 인연지로, 승가사는 창건 이후 사바세계가 그대로 법신이 머무는 상적광토(常寂光土)라는 대승불교의 이념과 대중과 함께하는 현대불교 정신을 창건정신을 삼아 이곳 주민과 함께 애환을 나눠왔다.

승가사라는 명칭은 북한산(현 구기동) 승가사에서 17세 어린나이로 봉은사 박심월 화상을 은·계사로 출가한 인연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등록 당시에는 승가암으로 불렸다. 당시 승가암은 서대문 극락암과 같이 2개의 사찰로 출범한 태고종의 최초 등록사찰이다.

승가암의 종단등록과 함께 ‘조태 분규’로 흩어졌든 태고문손 종도들이 순식간에 참여하여 삼천여 사찰이 등록함으로써, 명실공히 한국불교 양대산맥인 교화종단 한국불교태고종으로 성장하는 자양분 역할을 담당했다.

주지 지성 스님은 이 지역에서 태어나 각급 학교공부를 마치고 스님이 되어 수행정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70여년을 불법을 거량하고 포교의 센터역할을 해왔던 이 가람은 시절인연에 따라 왕십리가 뉴타운 재개발지로 지정되어, 철거됨에따라 이전이 불가피해졌다. 지성 스님은 오랜 기간 정들었던 도량이 사라지는 아쉬움을 달래고, 특히 현재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테고종단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 전종도들이 합심단결하여 종단재건에 매진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전법회를 성대히 봉행하기로 한 것이다

지성 스님은 이날 고별법회에서 “그동안 이곳 승가사에서는 퇴경스님, 태흡스님, 정암스님, 남허스님, 전 종정을 역임하신 덕암스님, 보성스님, 현암스님, 운제스님, 우경(현 활안)스님 등 기라성 같은 큰스님들과 법사스님들이 법문을 설하고, 능해스님, 벽응스님, 송암스님, 월하스님, 일응스님, 동하스님, 응월스님, 벽파스님, 혜산스님 등 당대의 어산 범음범패의 대종장들께서 법요를 집전 하신 곳”이라고 회상했다

지성 스님은 “낡고 작은 규모이지만 승가사 대웅전 건물과 불상 탱화 등은 충담 큰스님께서 손수 지으시고 봉불점안한 성보임을 감안해, 그대로 해체하여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소재 호명산 감로사 도량으로 이전 합병하여 영원히 보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천년만년 부처님도량으로서, 영원히 화중생연 육신등공 기도도량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성역불사를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감로사가있는 경기 가평군 청평은 경춘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 개통과 내년 개통될 경춘선 복선전철 및 호명산 리조트 건설로 인해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로 단축되어 신행생활에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성 스님은 또 현 승가사 인근에 서울 포교원을 조만간 개원할 예정이다.

연락전화 02)2292-3418, 011)3722-3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