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 관리에 심대한 문제가 있으니, 유네스코에서 직접 조사해 달라는 요청 서한이 발송됐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7월 23일자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앞으로 발송한 서한에서 “최근 종묘 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조선왕릉 주변에도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기로 하는 등,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관리는 점점 위기에 처해있다”며 “유네스코에서 실사단을 파견하여 한국의 세계유산이 제대로 잘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 서한은 오늘(2014년 7월 23일)자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특급우편으로 발송됐다.
황평우 소장은 이번 실사요청 서한발송과 관련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관리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며, 이러한 문제점을 수백차례 지적했지만 정부(문화재청)나 지자체는 묵묵부답이며, 오히려 난개발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는 ‘세계유산 등재’에는 눈독을 들이고 있어, 제대로 관리는 못하면서 세계유산 등재는 하겠다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 참 잘 못된 것이라는 점을 유네스코에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소장은 “더 이상 한국 정부와 지자체에 ‘세계문화유산’ 관리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런 판단이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유네스코 사무총장 에게 의뢰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종묘 전경.
황 소장은 이 서한에서 특히 “종묘 광장(현재 발굴 복원중)에서 36m 거리에 72m높이의 높은 건물이 들어서게 되고, 이 건물은 민간의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기에 더 큰 문제가 있다”며 “저를 비롯한 동료들이 어렵게 활동을 했지만 막아내지 못했다”며 “이제 유네스코에서 직접 경고를 내려할 시점에 왔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이 유네스코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서한 전문.
Dear
Irina Bokova, Director-General of UNESCO
존경하는 Irina Bokova, Director-General of UNESCO님.
사무총장님과 UNESCO의 활동에 항상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며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NGO활동을 하는 황평우 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문화재보존 활동을 20여년 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 보존 활동에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는 UNESCO가 주관하는 국제회의에서 저의 경험과 활동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10월 ICPRCP의 30주년 총회에서 “문화재보호의 민간단체 역할”이라는 발표가 대표적이며 그 외 많은 발표를 하면서 UNESCO와 인연이 깊습니다.
사무총장님이 2014년 봄에 한국에 와서 훈장을 받을때 저도 행사장에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사무총장님
제가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한국내 세계유산 보존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종묘”라는 세계문화유산이 있습니다.
종묘 광장(현재 발굴 복원중)에서 36m 거리에 72m높이의 높은 건물이 들어서게 됩니다. 이 건물은 민간의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기에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동료들이 어렵게 활동을 했지만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첨부하는 문건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꼭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사무총장님께 바라는 것은
유네스코가 이 점에 대해서 경고를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사무총장님께 요청하오니
반드시 수용하여 세계유산이반드시 보존되기를 기대합니다.
1. 세계문화유산 “종묘” 앞에 72m 대형 건물이 신축되면 종묘의 경관을 심각하게 헤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실사를 요청합니다.
2. 실사단 구성시 한국의 ICOMOS 위원이나 한국유네스코 관련자와 친분이 없고, 엄중하게 유네스코 정신을 준수할 수 있는 중립적인 제3국의 위원들로 구성해 주시기 바라며, 실사 내방시 반드시 저를 비롯한 동료들의 의견과 주장을 경청해 주시고 반영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3. 현재 한국은 10점의 세계문화유산과 1점의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있는 세계유산들은 개발의 압력 때문에 매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전면적인 현지 실사를 요청합니다.
처음 등재할 때 지켜야하거나 보완해야 할 사항들이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철저히 점검바랍니다.
4. 한국에 실사를 나오기를 반드시 희망하며, 실사기간시는 관계당국 뿐만 아니라 한국의 NGO 단체들과 동행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Irina Bokova, Director-General of UNESCO님.
저는 어떤 사심이나 욕심이 없이 편지를 보냅니다.
오로지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을 권력자(공권력, 자본력)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의 문화재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력자(공권력, 자본력)들의 하수인으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저의 의지를 반드시 실현시켜 주실 것으로 믿고 있겠습니다.
황평우(Hwang Pyungwoo)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육의전박물관장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비상근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