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켜달라는 수좌회의 뜻은 변함이 없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의 재임 포기를 촉구하며 단식 용맹정진을 하고 있는 전국선원수좌회가 자승 총무원장의 재임 포기 약속 이행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자승원장 연임 저지 및 청정승가 구현을 위한 전국선원수좌회 대책위원원장 석곡 스님은 묵언정진 13일, 단식용맹정진 5일째를 맞는 9월 10일 오전 10시 30분 조계사 천막정진단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수좌회 대책위원장 석곡 스님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좌회 뜻은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곡 스님은 불교광장의 후보추천이 임박한 시점에서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니”라고 전제한 뒤 “13일에 불교광장에서 후보자로 (자승 스님을)추대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약속을 지키실 것인가 지키시지 않을 것인가 확인할 수 없지만 수좌회는 지금 입장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산된 5자 회동의 ‘15인 추천위원회’ 구성 합의의 건에 대해서는 “합의 내용조차도 다르게 알고 있는데 다시 합의를 끌어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석곡 스님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함께 가자’는 합의 내용을 서로 달리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종단을 진정 바로세우겠다는 어른 스님들의 뜻이 무산됐다”며 “재임을 하겠다는 뜻이 확인되는 상황이지만 약속을 지켜달라는 수좌회의 뜻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산철결제를 위해 봉암사로 내려간 적명 스님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원점으로 돌아간 저희들의 입장을 용맹정진과 단식으로 끝까지 지켜나가는데 (적명)스님의 고견과 뜻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올라오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석곡 스님은 지난 주말 봉암사에서 종정 예경실장 효광 스님을 만난 이야기도 전했다. 석곡 스님은 “종정 스님은 어느 쪽도 아닌 중립을 지키시겠다는 말씀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석곡 스님은 앞서 “종정 스님과 원로 스님, 종단을 이끄는 중진 스님들도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저희의 뜻을 왜곡하고 수좌가 정치에 참여해서 종권을 잡으려고 기도한다는 망언을 스스럼없이 하는 종단의 실태를 올라와서 확인하고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묵언정진 13일, 단식용맹정진 5일째를 맞은 10일 수좌 스님들이 천막정진단에서 정진을 하고 있다.

단식 5일째에 접어든 수좌 스님들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결제 90일 동안 최선을 다해 정진에 임한 후 해제하자마자 올라왔기 때문에 모든 기력이 떨어진 상태다. 많이 지쳐있지만 의지와 뜻은 변함없이 밀고 나가겠다”고 답했다.

다만 천막정진단 철거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석곡 스님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 천막을 없애겠다는 소식도 들린다. 희망과 미래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나선 순수한 의지까지도 꺾어버린다면 종단은 망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단식 정진을 하는 3명의 스님은 잠도 천막에서 자는 등 천막 정진단을 뜨지 않고 있다.

한편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 후보로 등록할 경우의 수좌회 입장은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 석곡 스님은 “(출마가)확인되면 우리가 어떤 입장으로 지켜나갈 것인지 그 이후에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석곡 스님은 마지막으로 “공교롭게도 1차 정화의 깃발을 올렸던 청담 스님이 개혁운동을 했던 자리에 천막을 쳤다. 제2의 정화 목소리를 담은 입장을 모든 종도들이나 국민들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