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가 2월 23일 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수상으로부터 아띠샤 디빵가라 평화황금대상(Atisa Dipankar Peace Gold Award)을 수상했다.

올해로 11회 째를 맞은 아띠샤 디빵가라 평화황금대상은 방글라데시 불교발전에 지대한 공헌과 발자취를 남긴 아띠샤 디빵가라 스님의 구도행 및 보살행을 기리기 위해 방글라데시불교협회가 제정하고 방글라데시 정부의 후원으로 종교와 국경, 인종을 넘어 세계불교 발전과 불교홍포에 이바지한 인물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Dhaka) 카마라푸르(Kamalapur)에 위치한 담마라지까승원에서 열린 제11회 아띠샤 디빵가라 평화황금대상 및 비수다난다 황금대상(Visuddhananda Gold Award) 시상식에는 아띠샤 디빵가라 평화황금대상 수상자인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와 프라꾸르 상가락 분송 우빠사모(Phrakru Sangakharak Boonsong Upasamo) 태국 송메다와나람 승원장과 비수다난다 황금대상 수상자 강첸 라마(Gangchen Lama․이탈리아 세계평화재단 창설자), 수와라 송메따(Suwira Songmetta․태국경찰청 총경), 아짓따난다 마하테로(Ajitananda Mahathero․방글라데시 상가라자승단협회장), 타가시 유에무라(Takashi Uemura․일본) 박사 등 수상자를 비롯해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수상, 산업부장관 딜립 바루아(Dilip Barua), 슈다난다 마헤테로(Suddhanada Mahathero) 담마라지까승원장, 방글라데시 주재 태국․중국․싱가포르․미얀마 대사, 한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그리스 등 11개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경전 독송 및 봉독,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힌두교 등 4대 종교의식, 축사, 시상식, 수상소감, 인사말 등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는 수상소감을 통해 “10세기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 당시 밀교수행의 중심지였던 비끄라마쉴라승원의 학장으로 인도, 티베트불교 전통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아띠샤 다빵까라 스리즈냐나 스님을 기리며 제정된 이같이 여법한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과 방글라데시 양국 불교계간의 우호와 협력관계가 한층 더 강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혜정 정사는 또 “우리 서로는 인종과 종교, 빈부의 차이를 넘어 부처님의 가르침 아래 서로가 상호공양의 인류공동 가치를 존중하면서 지구촌의 평화와 발전에 동참하자”고 강조했다.

프라꾸르 상가락 분송 우빠사모 태국 송메다와나람승원장은 “아띠샤 존자는 밀교의 전통수행법을 복원시킨 분”이라며 “방글라데시 승단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온 여러 불교선각자 각각이 바로 아띠샤 존자가 되어 부처님의 법이 바르게 포교돼 많은 중생들이 해탈되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수상은 축사를 통해 “방글라데시는 지구촌 여러 나라 중에서 종교적인 문제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국가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황금평화대상을 받기 위해 찾아준 수상자들에게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이크 하시나 수상은 또 “평화롭고 번영된 지구촌 건설을 위해서는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화합으로 통합돼야 된다”면서 “종교적 화합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평화로운 국가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슈다난다 마헤테로 담마라찌까승원장은 인사말에서 “평화황금대상은 종교간 화합을 강화하고 인간 존엄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공동 목적을 갖고 개최된다”며 “이러한 가치들이 방글라데시가 낳은 불교 성인인 아띠샤 존자와 비슈다난다 마하데오 스님의 정신을 구현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아띠샤 디빵가라 평화황금대상은 지금까지 한국, 중국, 프랑스, 파키스탄, 태국, 대만, 일본, 그리스, 노르웨이, 이탈리아, 방글라데시, 인도 등 12개국 2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비슈다난다 마하테로 황금상 수상자는 방글라데시, 인도, 태국, 그리스, 이탈리아, 일본 등 6개국 총 20명이 수상했다.

방글라데시 불교 중흥한 선지식

아띠샤 디빵가라(982∼1054) 스님은?

10세기 벵갈을 중심으로 한 동인도지역 불교전통의 대표적인 선지식으로, 982년에 현재 방글라데시지역인 비끄람꾸르에서 태어났다. 당시 나란다승원, 오단따푸리승원과 더불어 특별히 밀교수행의 중심지였던 비끄라마실라승원의 학장을 거치며 그 명성과 학식이 티베트에 전해져 1042년에 티베트에서의 불교전통을 복원할 목적으로 서부티베트 왕조의 초청을 받아 티베트에 들어가 현교와 밀교의 가르침을 회통하고 수행하기를 권장하는 전통을 구현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를 배경으로 티베트불교 전통에서 티베트불교 후반기시대를 개막한 인물로 추앙 받고 있는 선지식이다.

1978년도 방글라데시 불교의 선지식인 비슈다난다 마하테로와 그의 제자인 슈다난다마헤테로가 티베트를 방문해 아띠샤 존자의 사리를 방글라데시로 이운했다. 이 사리이운을 통해 꺼져 가는 방글라데시 불교를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됐다.

방글라데시 불교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2월 23일을 아띠샤 디빵가라의 날로 제정해 그 뜻을 기리고 있으며 대표적인 사업으로 2001년부터 아띠샤 평화황금대상을 제정하여 종교간 화합과 불교발전에 공헌한 선지식을 대상으로 수여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수다난다 마하테로승원장 스님을 비롯한 방글라데시 불교승단의 사부대중,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10세기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 당시 밀교수행의 중심지였던 비끄라마쉴라승원의 학장으로 인도, 티베트불교의 전통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아띠샤 다빵까라 스리즈냐나 존자를 기리며 제정된 이같이 여법한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주빈으로 참석하신 셰이크 하시나 총리께서는 지난해 5월 16일 대한민국을 공식방문하셨습니다. 양국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지금까지의 동맹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한층 더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방글라데시 불교문화포교협회는 지난 62년 간 방글라데시 국민과 사회를 위한 헌신적인 봉사행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현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진공덕행에 대해 수다난다 마하테로 회장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여러분께 충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승단의 선지식과 내빈,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들이야말로 불교의 발전과 홍포를 위해 큰 도움을 주시는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이자 최고의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수행을 통한 성불의 길인 인격완성과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게 하는 현세정화가 그 기본이 됩니다. 전자는 진리적으로 수행자의 위치에서 행하는 일이요, 후자는 현실적으로 신앙자의 입장에서 행하는 일입니다. 인격완성에만 머물면 소승적인 불교가 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행한다면 대승적 불교이자 보살불교가 되는 것입니다. 변함 없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시대를 따르고 사람을 따라 변화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진리적이든, 현실적이든 근본은 같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 세간과 떨어진 가르침이 아닙니다. 세간이 만약 더러우면 이것을 정화하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본지입니다. 그렇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은 내세보다도 현세의 이익과 안락을 얻도록 하는 가르침입니다. 오늘 복업을 짓지 않으면 언제 복을 지을 것이며, 금생에 성불하지 않으면 어느 생에 성불하겠습니까? 교화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법은 그 사람을 위하는 불교, 그 가정을 위하는 불교, 그 나라를 위하는 가르침이 되어야 합니다. 현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도덕적 생활에 그 기준을 두는 것도, 모두 그 시대와 그 사람과 그 나라에 맞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그 종교는 인간세계와는 상관없는 것이 되고, 부처님의 고귀한 말씀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전하려면 시대에 맞고 사람에 맞는 불교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깨달음의 법이 개인적 이익을 구하는 것이라면, 교화의 길은 회향의 길입니다. 부처님의 대자비는 개인의 이익보다는 상대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어느 근기든 다 맞는 다양한 방편법을 기획하여 교화하셨던 것입니다.

나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남을 생각하는 것이 교화이며, 자비사상입니다. 지금 이 공간에서 만나는 우리들은 한 생의 인연으로 만난 것이 아닙니다. 많은 생을 지나는 중에 이루어진 지중한 인연입니다. 이 지중한 인연을 소홀하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중생들은 정신문화의 창달보다는 물질문화에 젖어 매사를 재물과 명예에 연관지어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은 점점 병들고 매 말라 정신병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는 모든 선각자는 물심이원의 조화로운 방편법을 제시하여 물질에 집착하는 병폐를 막고 참다운 보시법과 자비로써 정화하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조용한 곳을 찾아 번뇌를 제거하는 수행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고통 받고 있는 중생들은 언제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보살의 원력은 아니라도 나와 가까운 인연중생이라도 고통에서 벗어나는 해탈의 길을 가르쳐 주어야할 것입니다. 중생들의 슬픔을,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들은 크나큰 부처님의 은혜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러한 여법한 자리에서 인격완성과 중생제도에 장애가 되는 문제들을 풀어나가고자 하는 뜻을 모으는 것은 의미심장한 것입니다. 우리가 철학적 고매한 이상과 종교적 순수한 이상이 조화를 이루도록 힘쓰는 광장을 마련할 때 비로소 불은에 보답하는 참다운 불자가 될 것입니다. 일불제자로서 시대와 공간과 중생들의 근기를 알고, 좋은 교화방편법을 기획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이제 많은 것 중에 먼저 포교를 중심으로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겠습니다. 불교적 교육의 장을 마련하여 정신문화를 바로 세우고 불교적 복지정책을 펴서 불국정토를 건설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과 방글라데시 양국 불교계간의 우호와 협력관계가 한층 더 강화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더 넓은 시야, 더 능동적 자세로 서로 더불어 함께 하고 교류하고 이해하는 상호협력의 관계를 지속해 나갑시다. 우리 서로는 인종과 종교, 빈부의 차이를 넘어 부처님의 가르침 아래 서로가 선지식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상호공양의 인류공동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지구촌의 평화와 발전에 동참하겠습니다. 길은 멀어 보입니다. 그러나 가능한 일부터 시작해 봅시다. 일체중생의 뜻을 받들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복덕과 지혜가 구족한 실천행을 챙기는데 정진하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