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는 자취를 찾다. 

(사진=장명확)

파야시라는 한 왕이 쿠마라 존자를 힐난하며 후생이 없다고 주장한다. 

자기가 중생에게서 새로 태어날 자취를 찾아보려 노력했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고 쿠마라 존자에게 말하였다.  

파야시라는 왕은  

“저의 신하는 죄인을 잡아다 가죽을 벗기고 살을 저미고 

힘줄을 끊고 뼈를 부수고 다시 뼛속 기름에 이르기까지 

중생의 다시 태어날 자취가 되는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끝내 중생의 다시 태어날 자취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중생의 다음 생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윤회의 근거가 될 만한 것이 아무리 찾아도 없다는 파야시 왕의 주장에 대해 

쿠마라 존자는 다음과 같이 비유로서 대답하였다.

“파야시여, 나는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마치 불을 섬기는 바라문과 같습니다.” 

“불을 섬기는 바라문이 버려진 어린아이를 주워서 키웠습니다.

바라문은 마을에 볼 일이 있어 소년에게 

‘나는 볼 일이 있어 잠깐 마을로 간다. 

너는 조심해 불씨를 꺼지게 하지 말라. 

만일 불씨가 꺼지거든 너는 이 불비비개를 가지고 불을 일으켜라.’ ”

이렇게 그 바라문은 잘 당부한 후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바라문이 떠난 뒤에 소년은 곧 나가 노는 동안에 그만 불은 다 꺼졌습니다. 

소년은 돌아와 불을 일으키려고 곧 불비비개를 가지고 말했습니다.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고. 

그러나 불은 끝내 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 위에다 힘껏 두드리면서 

‘불아 일어나라. 불아 일어나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불은 나지 않았습니다. 

불이 나지 않자, 그는 곧 불비비개를 부수어 

열 조각 백 조각으로 만들어 불비비 속에서 불을 찾아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찾지 못하고 땅에 앉아서, ‘불을 얻을 수 없으니 장차 어떻게 할까.’하고 

걱정하였습니다. 

바라문은 마을에서 볼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아가, 너는 불씨를 꺼지지 않게 하였느냐.”고 물었습니다. 

소년은 “존자님, 제가 나가 노는 동안에 불이 그만 꺼졌습니다. 

나는 돌아와 불을 구하려고 불비비개를 가지고 땅에 두드리면서 

불아 일어나. 불아 일어나라 말했으나, 

불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불이 나지 않기에 곧 불비비개를 부수어 

열 조각 백 조각으로 만들어 내어 불을 찾았지만 찾지 못하였습니다.

존자여, 나는 이렇게 불을 구하였지마는 불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에 그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이 소년은 매우 미련하구나’라고 

바라문이 불비비개를 땅에다 대고 문지르니 곧 불이 나서 성해졌습니다. 

바라문은 소년에게 “아가, 불을 구하는 법은 마땅히 이렇게 하여야 한다. 

너는 미련하게 지혜가 없이, 불을 구하려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쿠마라존자는 이 비유를 말하며 

“마땅히 아시오, 파야시도 또한 이와 같소, 

미련하여 잘 해득하지 못하고 지혜가 없어, 

앎이 없는 죽은 살이나 내지 뼛속 기름에서 

중생의 생을 구하였소. ”

“파야시여, 당신은 마땅히 이렇게 

중생의 생을 관찰하여 

육안으로 보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마시오.” 

“사람의 눈보다 나은 청정한 하늘 눈으로써 

모든 중생들의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업을 따른다는 참뜻을 보는 것이오.” 

〈중아함 71경 비사경(鞞肆經)〉

요즘에도 2500년 전의 파아시와 같이 사후의 새로운 생을 부정하고, 그 이유로 자신이 육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불교인이라 하면서 무아를 잘못 이해하여 교리상 후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불비비개로 없던 불이 일어나듯이, 

중생의 삶이 죽음으로 끝난다 하여도 이생의 씨앗이 새로운 인연을 만나 

끊임없이 지속되는 삶을 이어가는 윤회가 중생들에게 일어남을 알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