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효과라고 해야 할까, 방송의 위력이라고 해야 할까. 지난 2001년에 ‘온고지신 시리즈’ 1권으로 펴낸 소책자 <명심보감>(윤창화 옮김)을 KBS의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에서 배우 김수미가 늘 간직하고 다닌다며 명심보감 한 구절을 들려준 것에 힘입어 돌연 주문이 쇄도해 사실상 절판됐던 <명심보감>을 다시 인쇄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김수미는 3주 전 ‘1박 2일’ 여배우 특집에 출연, 민족사에서 펴낸 책 <명심보감>을 펼쳐보이며 “항상 명심보감을 들고 다닌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수미가 1박2일에 출연 명심보감 이야기를 하는 장면. 사진=스타N뉴스 캡쳐

기상 미션을 설명하는 도중 기상 미션을 통과하면 김수미가 직접 차려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규칙이 주어졌는데, 이때 강호동이 “그럼 김수미 선생님이 미션을 실패하게 되면 아침식사를 차려주고 밥은 못먹고 요리만 하느냐“고 묻자 김수미가 “나는 정말 룰대로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에 강호동이 웃으며 “원칙의 철학은 언제부터였는냐”고 다시 묻자 김수미는 “나는 타고 날 때부터”라고 대답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그는 이어 “아버지가 주신 가르침이다. 나는 늘 명심보감을 꼭 가지고 다닌다“며 1박2일 멤버들에게 <명심보감> 책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어리버리’ 김종민이 “명심보감이 뭔데요?”라고 물어 김수미를 경악케 했다.

이에 대해 김수미는 포기하지 않고 “내 두레박줄이 짧은 줄은 모르고 남의 집 깊은 것을 탓하지 말아라”라는 명언을 읊으며 “나를 먼저 돌아볼 줄 알라는 가르침”이라고 설명까지 붙였다.

김수미는 김종민에게 마무 대나 읽어보라고 <명심보감>을 건네줬지만 김종민은 한 문장도 채 잘 읽지 못하고 말을 더듬었다. 김수미가 참지 못하고 “한글도 못읽냐” “줘!, 가!”라고 소리쳐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 순간 ‘김수미 명심보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주말 1박2일 여배우 특집을 보는데 탤런트 김수미씨가 명심보감을 계속 들고 다닌다며 중요구절엔 밑줄까지 쳐서 다니더라구요. 아 그래 이제부터는 옛사람들의 지혜를 되새기고 명심하며 살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에 김수미씨가 1박2일에서 가방속에서 작은 책자를 꺼내 보였는데 명심보감이었다. 너무 많이 보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낡아 보였는데 또 다른 면을 보게 되는 거 같았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반응은 식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 민족사에서 10년 전에 처음 출간했던 <명심보감>을 찾는 데까지 이어졌다.

돌연 생각지도 않았던 주문이 서점으로부터 밀려오자, 민족사는 부랴부랴 인쇄를 하게 된 것이다.

“방송의 위력, 연예인이 위력이 참 대단하더라고요. 그 장면에 이렇게 책 주문이 밀려올 줄은 생각도 못했죠. 고맙고 즐거운 일이지만, 평상시에 양서를 찾아 읽는 독서풍토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성재영 민족사 부장의 말이다.

‘명심보감’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까지, 그리고 우리들의 일생에 있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적용되는 명언들을 가려 뽑아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원래 중국 명나라 때 학자인 범입본 선생이 중국의 고전 및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명언들을 발췌한 것이다.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인 추적이 국학 학생들에게 심성 수양의 교재로 삼기 위해 새롭게 정리하여 편찬했다.

민족사에서 펴낸 <명심보감>은 손바닥에 올려놓을 만큼 작은 휴대용 소책자로 이번에 김수미 씨가 방송에서 꺼내 읽었던 바로 그 책이다. <명심보감>은 인간의 일상 생활에 필요한 격언과 윤리, 도덕 및 처세에 관한 예지와 자기 수양의 방도를 수록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당시 아동이나 청소년의 기초 교육의 중요한 교재로 널리 읽혔으며, 시대를 초월한 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사고와 행실의 기준을 제시해 주는 등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귀중한 고전이다.

민족사에 펴낸 윤창화 대표의 <명심보감>은 가능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주로 뜻 번역(의역)을 했다. 또 각 명구마다 제목을 하나씩 붙였다. 또 좀 더 분명한 이해를 위하여 각 구절마다 간단한 해설을 덧붙이고, 동서양의 고전에서 관련 있는 문구를 뽑아 함께 수록한 것이 특징이다. 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