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김성수의 호를 딴 도로명 ‘인촌로’ 폐지를 요구하는 항일운동단체들의 목소리가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등 항일운동단체들은 지난 6월 7일자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친일파 기념하는 ’인촌로‘ 폐 및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데 이어, 6월 11일에는 성북구청과 고려대앞, 개운사 길 등 ‘인촌로’로 개명될 처지에 놓은 도로에 ‘인촌로 폐지’를 요구하는 현수막 24개를 내걸었다.
개운사 진입로 '개운사길'에 게시된 인촌로 폐지 촉구 현수막.
성북구 주요도로에 게시된 현수막들.
독립유공자유족회, 항일독립운동가단체협의회 등은 인촌로가 폐기될 때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항일운동단체들은 6일 행정안전부로 발송한 공문을 통해 ‘개운사길’ 도로명 회복은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우리는 근본적으로 ‘인촌로’와 ‘인촌길’로 명명된 모든 도로의 표기를 폐지하라는 주장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김성수가 친일파이며, 고려대학교의 설립자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행정안전부와 성북구청의 관계자들은 모르고 있거나 애써 그 사실을 숨기로 ‘인촌로’를 어떻게든 유지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행정안전부 장관은 도로명을 변경하고, 인촌로와 인촌길 도로명 명명 과정을 국민들 앞에 공개하고, 관련자 전원을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항일운동단체들은 11일부터는 인촌로 반대 현수막을 내걸며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친일파 김성수 인촌로 폐지하라’, ‘조선청년을 학병으로 끌고간 인촌김성수’, ‘성북구청은 인촌로를 당장 폐기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개운사로 들어서는 ‘개운사길’ 입구에는 ‘분노, 항일운동성지 앞에 친일파 도로’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달았다.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민성진 회장은 “행정안전부는 도로명 폐기와 개명 등은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할 사안으로 개운사길 도로명 복원같이 성북구청에 ‘인촌로 폐기’에 대해 질의하면 가능성에 대한 답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가능한 이른 시일내 성북구청에 인촌로 폐기 및 도로명 개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