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순종서약서까지 받으며 종교를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전라북도 전주시에 소재한 신흥고등학교는 신입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기독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순종하도록 하는 서약서를 받아 학생들의 반발을 사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이 학교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여금 기독교 교육프로그램에 적극 참여 순종하겠다는 등의 5가지 항목을 성실히 준수할 것을 서약하게 하면서, 이를 위반하였을 시 어떠한 처벌이라도 감수할 것을 보호자 연서로 서약하게 했다. .

문제의 서약서에는 “본인은 전주신흥고등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졸업할 때까지 다음 사항을 성실히 준수하겠으며, 만약 위반하였을 때는 어떠한 처벌이라도 감수할 것을 보호자 연서로 서약합니다”라는 다짐과 함께 △학교 교칙을 성실히 지키겠다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학교의 기독교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순종하겠다 △실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선생님의 교육적 지도에 순종하겠다 등이다.

이와 관련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11일 ‘순종서약서까지 받으며 종교를 강요해서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전주 신흥고등학교의 시대착오적 인권침해를 규탄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해당 고등학교는 평준화 정책이 적용되어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이는 엄연히 종교 강요에 해당한다”며 “지난 해 4월 22일 대법원은 특정종파의 종교교육을 거부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대광고 강의석 사건에 대하여 학교가 학생에게 종교수업을 강요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으며, 종교사학 역시 공교육체계에 편입되어 있으며 종교사학의 자율성도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하다는 점이 명확해졌는데도 또 다시 종교사학이 특정 종파적 종교교육을 강요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의 근절을 촉구했다.

“성직자를 육성하는 학교에서나 가능한 순종서약서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강요하는 행위가 어떻게 일반 고등학교에서 이뤄질 수 있는지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밝힌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신흥고등학교의 교장을 비롯한 학교당국은 인권 침해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약속해야 할 것이며, 관할 교육청 또한 이번 사건을 비롯하여 해당학교에서 발생한 종교인권과 기본권의 침해에 대해 엄중히 조사하여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또 “신흥고등학교의 사례는 종립학교의 종교 강요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만으로는 강력한 구속력을 발휘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며 “이와 유사한 행위가 계속될 경우, 대한민국의 헌법질서가 흔들려 종교인권과 종교자유가 보장되는 건강한 시민사회가 정착될 수 없을 것이며, 교육당국과 정부는 <초중등교육법>, <교육기본법> 등에 대법원 판결을 강제할 수 있는 조문을 명문화해서 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