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태고종 사이에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선암사 갈등이 해결의 첫 단추를 뀄다. 조계종과 태고종은 지난 58년 동안 소유권을 놓고 다퉈온 순천 선암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월 9일 오후 4시 공식 협상을 위한 자리를 가졌다.
각각 5명으로 구성된 조계종과 태고종의 선암사 협상위원들은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순천 선암사 문제해결을 위한 첫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 선암사 문제해결특별위원장 일문 스님은 “신촌 봉원사 문제를 두 종단이 서로 협조하고 양보해 잘 풀었듯이 선암사 문제도 서로 조금씩 양보해 가능하면 올해 안에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문 스님은 이어 “두 종단이 선암사 문제를 잘 해결해 소모적 다툼을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힘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태고종 선암사 주지 경담 스님도 “지난 58년 간의 세월은 조계-태고 두 종단 모두에게 피해를 준 시간이었다”며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자”고 화답했다. 경담 스님은 또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또 배려할 것은 배려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합의안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두 종단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봉원사 문제 타결의 원칙이 선암사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첫 상견례에는 조계종에서 선암사특위위원장 일문 스님과 조계종측 선암사 주지인 덕문 스님, 중앙종회의원 정범 스님 등이 참석했고, 태고종 측에서는 총무원 총무부장 상하 스님, 선암사 주지 경담 스님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