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의 저자 법정 스님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물파스페이스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28명의 승려작품을 초대하는 두 번째 선미술전 <아야수야(我也誰也)-나는 누구인가>을 5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2주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경봉 스님과 청화 스님, 일타 스님, 추담 스님, 원담 스님, 중광 스님, 월하 스님 등 작고한 스님들의 선묵 및 회화 작품이 소개되며,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석정, 성파, 무불, 향봉, 수안, 법관, 종림, 효림 스님 등 총 28명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지난 1월 <存佛-내 부처를 찾아서>에 이어 두 번째 두 번째 선미술전을 기획한 물파공간 관장 손병철 박사는 “세상에는 객기에 지나지 않는 묵적들이 무수히 횡행하고 있지만 그나마 선미(禪味)의 전통과 그 기맥이 단절되어 가는 듯하여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며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여 건국 이후 작고한 고승대덕을 포함한 현존 한국불교계 비구 비구니 승려 28명의 글과 그림을 한자리에 모아 아쉬움을 달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우리에게 맑고 향기로운 글로만 알려져온 법정 스님이 젊은 날에 남긴 그림 한 점이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법정 스님의 그림에는 다경에 이르기를 차는 바위틈에서 자란 것이 으뜸이요, 자갈 섞인 흙에서 자란 것이 그 다음이라 하더라는 문구와 함께 소박한 차주전자와 찻잔 하나가 담박하게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물파공간 관장 손병철 박사가 소장해온 그림이다.
손 박사는 “75년도에 스님이 봉은사 다래헌에 머무실 때 나에게 직접 그려주신 작품”이라며 “71년도에 발간된 스님의 첫 수필집 영혼의 모임 표지에 쓰인 글씨를 저의 은사인 손재형 선생님으로부터 받아드린 적이 있는데, 스님은 아마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나에게 선화를 한 점 그려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박사는 또 “일반인들에게는 <무소유>와 같은 글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때만 해도 법정 스님은 가끔 글씨도 쓰시고 그림도 종종 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법정 스님의 그림 <다경에 이르기를>이 전시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