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태고종(총무원장 인공스님)은 오늘(3월 1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양 종단 총무원장스님과 신촌 봉원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각 종단 9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촌 봉원사 소유권 합의서 서명식’을 가졌다.

1962년 통합종단 출범 이후 양 종단은 오랜 기간 맺혀 있던 매듭을 풀기 위하여 1982년 불교중흥추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 종단의 사정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2001년 11월 5일 봉원사 소유 등기에 대한 등기명의인 변경을 기화로 양 종단의 소송이 시작돼, 오늘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양 종단은 지난 2005년 3월 8일 봉원사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다른 사찰의 문제해결에 초석을 놓고자 하는 의지를 결집, 양 종단 간 봉원사 대책위원회를 다시 결성하기로 합의한 후, 수차례에 걸친 실무위원회 및 대책위원회를 진행하였고, 마침내 2010년 1월 28일 재판부의 조정안을 양 종단이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7년간의 소송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지난 1월 28일 재판부의 조정 내용은 봉원사 소유 토지 전체에 대하여 조계종은 75,910㎡(23,003평), 태고종은 260,660㎡(78,987평)을 각자 소유하기로 하였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봉원사 법당, 요사채, 후사면은 태고종이 소유하기로 하고 나머지 토지는 조계종이 소유하기로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였고, 그 동안 논란이 되었던 요사채 3채는 조계종이 소유하고, 주차장 부지와 비림은 태고종이 소유하기로 하였다.

가장 큰 쟁점중의 하나였던, 태고종이 60년대에 제3자에게 매도하였던 토지 6,674㎡(2,022평)에 대하여는 조계종이 소유하기로 하고, 현재 조계종에서 진행 중인 점유취득시효소송에서 패소한다면 이에 대하여 태고종에서 동일한 면적의 토지를 대토하기로 하였다.

또한 조계종 소유 토지 위에 존재하고 있는 건축물에 대하여는 추후에 태고종에서 철거하는데 적극 협조하기로 하였다. 이와 함께 봉원사의 사찰수행환경을 유지하기 위하여 봉원사 경내․외의 토지를 처분함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도록 하였다.

신촌 봉원사는 한국 불교의 강원이 있어 후학을 양성하였던 사찰이며, 또한 당시 봉원사 강주를 역임하신 백초월스님은 항일승려로 독립운동을 진두 지휘했고 민족불교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활동하기도 하였다.

양 종단은 소송이 아닌 수많은 대화와 회의를 통하여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재판부의 조정을 받아들였으며, 이를 통해 그 동안의 매듭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되었고, 양 종단은 이를 계기로 해결하지 못했던 선암사 등 여타 사찰들에 대해서도 화해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