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계파의 독식이다 아니다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동국대 이사 후보안이 결국 부결됐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3월 10일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감사 후보자 추천 동의의 건’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해 모두 부결시켰다.

이날 중앙종회는 영배 스님 후임과 정념 스님 후임 후보의 건, 감사 후보의 건을 각각 처리했는데, 투표결과 영배 스님 후임으로 정호 스님(전 종회의원), 범해 스님(현 종회의원)을 후보로 한 안건은 75명 투표 결과 37명 찬성, 38명 반대로, 1표차로 아슬아슬하게 부결됐다.

이어 진행된 정념 스님 후임으로 종호 스님(종회의원)과 선각 스님(해인사 주지)을 추천하는 안건은 투표 결과 74명 중 찬성 26명, 반대 48명으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따라 종립학교 관리위원회가 추천한 동국대 이사후보들은 모두 자격을 상실했다. 이는 이번 동국대 이사후보 추천이 특정계파의 세불리기로 정해졌고, 동국대에 가장 많은 재산을 출연한 월정사와 통도사 대중스님을 배제한 잘못된 추천이라는 반발이 정당하다는 데 종회의원들이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돼, 향후 종단의 정치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동국대 감사 후보의 건은 투표결과 모두 통과를 했다. 상운 스님 후임으로 진화 스님(종회의원)과 대전 스님(대승사 주지)를 추천하는 안은 71명 중 48명이 찬성을, 23명이 반대를 해 무난히 통과됐다.

또 한명의 감사인 진만 스님의 후임으로 진만 스님(종회의원)과 영관 스님(종회의원)을 추천하는 안 또한 67명 중 61명이 찬성, 6명이 반대를 해 통과했다.

이로써 이사 추천안은 모두 부결되고 감사 추천안은 모두 통과됐다. 이에 따라 종립학교관리위원회는 다시 종관회의를 열어 두 명의 이사에 대한 후보 4명을 추천해야 한다.

이번 동국대 이사후보의 건은 동국대 설립 당시 공로가 컸던 통도사와 월정사의 지분을 인정하지 않고 특정 종책모임의 인사들을 추천했다는 이유로 통도사와 월정사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이번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새롭게 선출되는 동국대 이사후보는 월정사와 통도사의 추천인물이 될 것인지, 또다시 특정 종책모임과 관련된 후보들이 올라가게 될 것인지의 여부 또한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