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양양 지역을 덮친 화마로 절 전체가 숯덩이가 돼버린 흔적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5년간의 복원불사로 낙산사는 해동관음 1번지로서의 사격과 명맥을 완전히 되찾았다.

천년의 꿈 낙산사 2차 복원불사 회향식이 10월 12일 오전 11시 낙산사 원통보전에서 열렸다.

복원된 낙산사의 모습은 조선시대 김홍도의 그림 <낙산사도>에서 금방 빠져나온 듯 아름답고 수려했다. 해수관음과 동해바다와 어른 키만큼 자란 소나무가 어우러진 낙산사에는 이제 화마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낙산사 주지 정념스님은 경과보고를 통해 “오늘 이 복원불사 회향은 낙산사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기와 한 장, 서까래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자비의 마음을 내어주신 국민들의 따뜻한 성원 때문에 가능했다”며 “저를 비롯한 낙산사 사부대중은 오늘의 이 원만하고 아름다운 복원불사 회향이 국민들의 마음에 천년의 미소를 전해드리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따뜻한 자비와 원력을 전해드리는 인연처가 되기를 발원한다”고 전했다.

정념 스님은 이어 “낙산사의 사격이 가장 크고 장엄했던 조선 세조 때의 모습을 복원하기로 의견을 모아 단원 김홍도의 작품 <낙산사도>를 기본모형으로 삼아 불사를 진행했고, 오늘 회향하는 빈일루, 응향각 등 총 7동의 주요 전각들은 이 기본모형을 바탕으로 우리 전통 건축의 아취와 천년고찰의 격조가 느껴질 수 있도록 지어졌다”며 “또한 지역민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낙산사복지재단 상락원, 포교당, 낙산사 유치원 등을 신축했고, 어린이 공부방 전용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무산지역아동센터 및 어린이도서관을 건립하여 어린이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정성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날 회향법회에서 법어를 전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2005년 4월 5일, 경내를 덮친 대형산불이 천년 보찰을 삼켜버린 통한의 날, 우리 모두는 역사와 선조 앞에 크나큰 죄인이었다”며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 역사와 문화가 불길에 사라지는 것을 본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동참하고, 다 타버려 볼 것도 없는 폐허로 일부러 성지순례를 오는 발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지관 스님은 이어 “아프고 처연한 마음들이 상처를 딛고 일어서 다시 공경하여 복구하니 한 때 파괴되었던 낙산사는 다시 둥근 보름달과 같이 원만화신을 나타내었다”며 “복원불사에 헌신한 주지 정념 스님 이하 소임자들, 지역 강원도민, 정부 관계기관, 그리고 기도와 성원을 보내주신 전국 각지의 불자 여러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낙산사를 원만하게 복원한 주지 정념 스님에게 공로패를 전하며 정말 수고 많았다고 치하했다.

이날 축사를 전한 천주교 홍창진 신부는 “낙산사! 부활해 주어서 너무 고맙다. 낙산사! 이제 그대는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등불이 되었다”고 감탄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