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수행처이자 마음의 고향으로 불리는 땅끝 마을 미황사에 보물 부처님이 나툰다.

미황사(주지 금강 스님)가 10월 24일 오후 1시 개막하는 제10회 괘불재를 통해 미황사괘불탱이 1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미황사괘불탱은 높이 12m 폭5m의 대형 불화로 이운하는 데만도 20여명의 장정이 필요하며 보물 제1342호로 지정돼 1년에 딱 한번 괘불재를 통해서만 일반에 공개된다.

괘불탱화이운과 고불문 낭독으로 괘불재가 시작되면 전통방식으로 차려진 불단에 마을주민과 전국각지에서 찾아든 사람들이 각자 준비해온 공양물을 올리는 ‘만물공양’ 시간이 마련된다.

쌀농사를 지은 이는 햅쌀을, 콩농사 지은 이는 콩을, 논문을 쓴 이는 자신의 논문을 부처님 전에 올리기도 하는 그야말로 자신이 올릴 수 있는 최고의 공양물을 올리는 시간은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번 괘불재에는 특별한 공양물이 한 가지 더 추가될 예정인데 서정분교에 통학버스를 마련해준 금강 스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서정분교학생들이 금강 스님에게 전하는 감사장이 공양물로 오를 예정이다.

금강 스님은 7년 전 학생수가 5명에 불과한 서정분교가 폐교위기를 맞자 학부모와 교육청을 설득했고, 직접 탁본 다도를 가르치기도 하는 등 분교 살리기에 애썼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학생이 60여명으로 늘자 금강 스님은 학생들을 위해 통학 버스를 마련해 주었다. 그런데 낡은 통학버스인지라 못내 마음이 쓰였던 금강 스님은 지난해 노영심씨의 음악회를 미황사에서 열고 음반을 제작해 그 수익금으로 올해 여름 새 통학버스를 서정분교에 기증했다. 감사장은 바로 이 같은 금강 스님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서정분교학생들의 마음인 것이다.

또 공양을 마치면 고요하고 맑고 행복한 마음을 담아 북소리에 맞추어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을 정근을 모두 함께 따라한다. 이때는 청정한 자신의 본마음을 밖으로 나타내고 자비심 가득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며 살겠다는 원력을 다짐하는 시간이다.

또 괘불재가 올해로 10회를 맞이함에 따라 이를 기념하기위해 티베트불교의 툽텐 가쵸 스님을 초청해 법문을 듣는 시간도 마련된다.

인도다람살라에서 비구계를 받은 툽텐 가쵸 스님은 호주, 프랑스, 대만 등 세계 곳곳의 불교회관에서 불교와 명상을 가르쳐 왔으며 현재는 몽골 울란바토르 불교 회관에서 상임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툽텐 가쵸 스님은 한국에서 출간된 책 『평화에 이르는 길』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미황사 괘불재에서 빠질 수 없는 프로그램이 또 있다. 바로 미황사음악회다. 괘불재 시작과 함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년을 이어 온 미황사음악회는 지금까지 지역음악활동가와 남도 들노래를 발굴해 무대에 올렸으며 땅끝마을에 새로운 문화축제의 모범을 선사해왔다.

금강 스님은 “미황사 괘불재는 수확의 계절 가을 날 햇살, 바람, 비, 땅의 도움과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룩된 성과물을 나누고 축하하는 의미의 땅끝마을 대동제”라며 “지역민이 주인공이 되어 타 지역민과 함께하는 자리로 문화축제의 장을 마련하며 농촌과 도시의 소통공간으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민과 함께 하며 누구나 주인이 되어 행사를 만들 수 있는 미황사 괘불재를 통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미황사는 괘불재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해 편의를 제공한다. 괘불재가 열리는 24일 오전 10시 30분 나주역에서 미황사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제공되면, 오후 5시 30분에는 미황사에서 나주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또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25일 오후 1시 30분 미황사에서 나주역까지 한 차례 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자세한 문의는 미황사 : 061)533-3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