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려도 어둠이 내려도

차오르는 새벽을 어이 하리

고통이 밀려오고 또 밀려와도

깨어있는 정신을 어이 하리

생명이 생명을 상처내고

파괴하는 얄궂은 세상

시대가 아프고 세월이 아파도

우리의 삶은 새벽이다

홀연이 깨어 있는 새벽이다

빛이 허공을 때리니 허공이 운다

함부로 하지마라 허공도 생명이다

<시; 새벽, 허허당>

18일 밤 노원예술문화회관에서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동자승 그림으로 유명한 허허당 스님이 최근 공개한 역작 ‘새벽’이라는 제목의 병풍그림을 배경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한 여름 밤의 음악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펼친 것이다.

허허당 스님이 이날 무대 배경으로 첫 공개한 새벽병풍은 무려 100만 동자상으로 이뤄진 그림이다. 따라서 이번 공연은 예술인들의 공연을, 앞에서는 1천여 관객이, 뒤에서는 100만 동자가 지켜본 셈이다.

허허당 스님은 이전에도 10만 동자 그림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100만 동자 그림을 완성한 것이다. 스님은 이번 공연을 필두로 해외전시도 할 계획이다.

이날 공연은 남녀 검객의 ‘하독검 수천무’로 시작으로 피아노 독주(L.V. Beethoven Piano Sonata Pathetique Op.13 2악장 Adagio Cantabile), 첼로 & 피아노 협주(Camille Saint-Saens의 The Swan, from Carnaval des animaux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플룻 & 피아노 협주(Franz Schubert Introduction and variation for flute and piano Op. 160), 하모니카 연주(신고산 타령 등)이 연주됐다. 마지막 부분은 기타&춤(송형익/ Michael Tribbec)으로 이어졌다.

연주 마지막에 무대에 등장한 허허당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자연의 위대함을 설파하고, 어느 누구도 우리 자연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인사말을 전하며 합장인사를 해 관객들로부터 열띤 박수를 받았다.

*허허당 스님은?

1956년 경북 고령 덕곡에서 태어나 1974년 가야산 해인사에 출가하여 해은스님을 은사로 1976년 득도한 스님이다. 향곡선사 문하에서 선수행을 했고, 1978년 경남 남지토굴에서 도반 무념스님과 정진을 하다가 문득 깨달은 바 있어 붓을 잡기 시작했다. 1983년 지리산 벽송사 방장선원에서 선수행과 함께 본격적인 선화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984년 허허당 선화전 ‘빈 마음의 노래(중앙화랑)’를 시작으로, 1986년 허허당 선화전 ‘어디로 갈꺼나’(르노아르 아트홀), 1989년 허허당 선화전 ‘생명의 걸음으로’(거리전시 한달간), 1991년 허허당 선화전 ‘가고 가고 또 간다’(벽아미술관 초대전), 1995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부처님 오신날 기념전’(서울역 문화회관), 1997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우담바라의 꽃은피고 순회전’(서울 공평아트홀 부산 국제신문사 광주 광주방송 라인문화 회관), 1998년 ‘세계문화유산 기념 초대전’(합천 해인사), 2000년 5월 ‘생명축제전’(스위스에서 갤러리 테제미드 초대), 2000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선승의눈’(청작화랑초대), 2001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왼발은 뜨고 오른발은 닿네’시화집 출간(밀알출판사) 등의 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