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스 걸스의 가장 매력적인 멤버(Posh Spice),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 세계 여성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여자, 아르마니 속옷 모델 등등 십수년째 세계 최고의 뉴스메이커로 군림하고 있는 빅토리아 베컴에게 ‘에식스 라마(Essex Lama)’라는 또 하나의 별명이 붙여졌다.

이 별명을 붙인 이는 영국 「가디언」지의 칼럼니스트 마리나 하이드. 가디언에서 주로 셀러브리티에 관한 칼럼을 담당하고 있는 하이드는 최근 불교로 개종했다는 빅토리아의 행보를 ‘애식스 라마’라고 표현했다. ‘애식스’란 빅토리아의 고향인 잉글랜드 남부의 주 이름, ‘라마’는 익히 알려진대로 티베트의 큰 스승을 의미하는 말이다.

지난해 9월 세계 언론들은 베컴 부부가 불교로 개종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등에 히브리어 문신을 새기고 있는 빅토리아의 개종을 다들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본 것이 사실이다. “뚱뚱한 여자는 굶어서라도 살을 빼야 하고, 키가 작은 여자는 하이힐을 신어서라도 크게 보여야 한다”고 말한 장본인과 ‘모든 것을 비우라’고 설하는 불교는 글쎄, 상당히 부조화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었을테니까.

하지만 칼럼니스트 마리나 하이드는 8월 11일 가디언 쇼비즈 칼럼에서 “빅토리아가 불교로 개종한 이후 영적으로 상당히 진보한 것 같다”는 평을 내놨다.

하이드는 “빅토리아의 영적 행보에 대해 뜨악해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최근 미국 아이돌 선발쇼 출연을 전후해 보여준 빅토리아의 모습은 까르마(業)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 베컴은 현재 미국 폭스TV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폴라 압둘을 대신해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빅토리아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매우 영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사실 매우 영적인 측면이 강하다. 물론 나는 심상법(visualization, 티베트 수행법의 일종)을 매우 잘한다. 고든 람시(유명 요리사)나 데이비드(남편)도 이런 점에서 똑같다. 고든은 음식을 통해 심상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며, 데이비드 베컴 또한 골을 통해 그것을 표현한다. 나는 매일 침대에 누울 때마다 생각한다. 내일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하고. 그때마다 그것을 창조할 내 마음의 조각들을 발견한다.

이 인터뷰에서 빅토리아가 심상법(Visualization)이라는 불교식 표현을 쓴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하이드는 더 나아가 “더 좋은 뉴스는 빅토리아가 몇 달 전보다 영성에 대한 이해가 훨씬 더 높아진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자들이 빅토리아에게 폴라 압둘이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떠난 것에 대해 질문했을 때 빅토리아는 재치있게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빅토리아는 ‘나는 매우 영적인 사람이다. 나는 당신이 그곳에 넣은 것을 되받을 것이라 믿는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폴라 압둘을 흐리멍덩한 눈을 가진 어수선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빅토리아의 생각은 달랐다. ‘나는 폴라가 더 크고 더 좋은 것을 하기를 바란다. 이 코너를 돌아가면 더 좋은 것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이드는 빅토리아의 이야기를 전하며 “빅토리아는 까르마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있으며, 그녀는 마치 애식스 출신의 라마처럼 이야기를 한다”고 평했다.

최근 또다른 외신들에 따르면, 베컴의 가족들은 비버리힐스의 저택에서 매일 아침 손목에 염주를 들고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로 시작하는 3귀의를 하고 있다. 게다가 빅토리아는 유기농 식단과 불교식 다이어트를 통해 셀러브러티 불자로서의 면모를 살리고 있다.

빅토리아는 최근 어스라는 유기농 카페의 단골고객이 되었는데, 그곳에서 구입한 음식으로 가족의 식탁을 모두 바꾸었다. 어스 카페 바로 옆에는 보리수라는 불교서점이 있는데, 빅토리아는 쇼핑 매니아답게 불교책 수백 달러 어치를 왕창 구입해서 책에 푹 파묻혀 있다고. 게다가 빅토리아는 풍수전문가를 초청해 아파트 인테리어를 풍수지리에 맞게 개조를 했다는 소식이다. 풍수지리가 남편 데이비드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빅토리아의 불교 개종이 또 하나의 영적 쇼핑일지, 혹은 심상법을 체득한 이의 깊은 통찰일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될 일이지만, 그녀의 불교개종이 미국 상류층의 트렌드를 드러낸 것임은 분명한 일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