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브이와 녹색괴물 헐크가 호법신중이 된다. 달마대사는 신나는 댄스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Baby, one more time!’을 외친다.
불교팝아트티스트 김영수 씨가 8월 14일 개막하는 중앙신도회(회장 김의정) 불교작가지원 기획전시회 ‘무아(無我),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기획전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들의 일면이다.
불교미술대전 입선, 전승공예대전 입선 등 불교적 전통에 입각해 작품활동을 펼쳐왔던 김영수 작가는 불교적 전통에 파격을 더해 새로운 장르인 불교팝아트를 선보이며 창조적인 불교미술세계를 구현해 냈다.
슈퍼킹왕짱호법신중 탱화는 슈퍼킹왕짱이라는 인터넷 신조어를 작품명으로 사용하는 것부터가 파격적이다. 작품을 보면 태권브이와 헐크를 비롯해, 배트맨, 원더우먼, 슈퍼맨, 스파이더맨이 호법신장을 자처한다.
김영수 작가의 작품속에서 달마대사는 댄스의 달인이다. 달마대사는 한참 주가를 올리며 양 검지손가락을 맞닿으며 ‘Baby, one more time’을 외치던 가수 서인영의 춤을 따라한다. 또 그룹 원더걸스의 댄스곡 ‘Nobody’를 따라하는 듯한 달마대사의 모습도 보인다. 거기에 다시 서인영의 신데렐라 댄스를 따라하면 달마대사 댄스 트리오가 완성된다.
이밖에도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가’, 삼천배하는 불자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은 ‘삼천배’ 등 15 작품은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을 차용해 불교의 현실성을 이야기 한다.
김영수 작가는 “기존의 불교미술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기에 반감을 가실 수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파격적인 모습이기도 하지만 불교의 부처님의 가르침을 표현한 불교미술이라는 점에서 전통과 상당 부분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작가는 또 “한 동안 내 자신을 조각가를 틀 속에 묶어 두고 나는 조각만을 해야 한다고 고집해왔다”며 “니까야 독송 등 불교를 알면 알수록 규정된 틀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무아(無我),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기획전은 청계창작스튜디오에서 8월 29일까지 전시된다.
